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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ai Lama를 만나고 나서
작성자 땡교인     게시물번호 -547 작성일 2004-04-29 22:14 조회수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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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몇 주동안 좀 서글펐습니다. 제가 기독교인이라는게 좀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믿는 기독교(신교)의 지도자들이 계획하는 일을 어떤 기독교 신문에서 보고 서글펐습니다. 불교계 지도자 Dalai Lama가 19일간의 카나다방문 계획 중에 토론토를 방문한다는 소식과 함께  “악령의 세력”이 토론토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합심해서 기도를 해야 한다는 기독교계의 지도자들을 보면서 서글펐습니다. 카나다와 같이 모자아크사회에서 사는 저희들의 삶이 어때야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희들이 사는 카나다는 민족도 다양하고, 문화도 다양하고, 종교도 다양한데…… 내가 가진 종교와  다르다고 열심히 준비하는 타 종교의 행사에 재(?)를 뿌리겠다는 착상에 할 말을 잊었습니다. 그것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만약에 존경받는 유명한 목사님이 토론토에 와서 집회를 할려고 계획하는데 불교인들이 모여서 그 집회가 잘 못되기를 바라며 염불을 한다면 기독교인들의 심정은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Dalai Lama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정신적인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 아닙니까?  더욱이 이번 방문 중에는 세계평화를 촉구하고 폭력과 테로로 얼룩진 지구촌에서 서로 화합하며 함께 잘 살아보자고 이야기를 하러 온 불교계의 고승, Dalai Lama!

 

내가 믿는 종교의 지도자가 세계평화를 이야기하면 “아멘~! 할렐루야~~!”로 화답하면서 타종교의 지도자가 세계평화를 이야기하려 왔는데 악령을 논하면서 배척하는 소위 잘 믿는다는 기독교인들의 상식밖의 논리를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Dalai Lama의 방문이 토론토에 있는 불교계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남의 종교가 어떤 계기로 새 기운을 얻어서 발전을 하는게 부러우면, 정정당당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남이 잘 못되길 바라지 말고……

 

저는 지난 주일 (4월 25일) 예배 후에 Sky Dome에 갔었습니다. 토요일까지 그렇게 화창하던 봄날씨가 을씨년스러워지더니,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휘몰아쳤습니다. Sky Dome 근처에 있는 빌딩을 감돌면서 휘몰아치는 바람은 우산을 들고 걸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토론토에 있는 목사님들을 비롯해서 많은 교인들이 정말 열심히 기도를 했나보네!’

 

Sky Dome에는 시작 두시간 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좋은 좌석은 이미 모두 매진되었고, 제일 싼 표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았습니다. 저를 놀라게한 것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첫째는 생각보다 백인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기다리던 곳에는 약 삼분의 이가 백인이었습니다. 그 많은 백인들이 동양인을 정신적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는 것, 과히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젊은 층의 사람들이 거의 절반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요즘 종교를 등지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비바람 몰아치는 날에 Dalai Lama 의 가르침을 듣겠다고 기다리는 그많은 젊은이들이 다시 보였습니다.

셋째는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모두 뭔가 신나는 일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밝았습니다.

넷째는 그렇게 비바람이 몰아치고 체감온도가 영하로 내려갔는데도 날씨에 대해서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의 기도가 날씨는 나쁘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이 사람들의 마음은 바꾸어 놓지 못했네!”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티벹과 중국의 정치문제 때문에 모든 입장객들의 몸수색을 철저히 했습니다. 공항에 들어갈 때보다 더 까다롭게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밖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1~2시간을 기다리고서야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Sky Dome를 절반 막아서 만든 집회장소를 꽉 메운 관중들을 대하고 마주 앉은 Dalai Lama! 저에게는 시골동네의 자상한 할아버지 같은 인상이였습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중입니다.”라고 입을 연 Dalai Lama는 어린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하듯 조용 조용히 “자비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했습니다. Dalai Lama얼굴위로 예수님의 얼굴이 겹쳐졌습니다. 산위에서 조용 조용히 산상수훈을 이야기하시는 예수님의 얼굴이였습니다. 저는 Dalai Lama의 얼굴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Dalai Lama는 “미~쓈니까? 믿으면 아~멘 하~씨요!” 고함치며 강요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물이 흐르는 것처럼 이야기했습니다. 영어가 유창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그냥 단어를 몇개 나열하는 것 같았지만 , 29000명의 관중들은 그의 이야기에 도취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저 자신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폭력과 테러가 난무하는 어려운 세상에서 우리가 함께 행복하게 살수 있습니다.”

여러분, 원수를 무너뜨리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원수를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십시요

우리는 남의 종교를 존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존중해야 합니다.”

 

악령의 세력을 싹 쓸어버려 쭈~시옵소서~! ~~~ ~쓈니다!”

땀을 흘리며 기도하는 목사님들과 교인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고민스러웠습니다. 내가 믿은 교계의 지도자들이 말하는 악령의 세력의 우두머리인 Dalai Lama의 가르침과 존경하는 목사님들의 기도 중에 기독교인으로서 나는 어느 쪽을 택해야 하나?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이 자리에 오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Dalai Lama에게 “마귀의 괴쑤~야! 내 주먹을 받아라!” 하시면서 한방에 늙은이를 때려 눕히셨을까? 아니면, 서로 끌어 안고 인사를 나눈 후에 두분이 주거니 받거니 서로 대화 하듯이 사랑과 자비를 청중들에게 이야기하셨을까?

 

어제 한국 식품점에 갔다가 교계 신문 제일 앞면에 많은 사람들이 영적 대각성 기도회를 가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착찹했습니다. 저희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영적 각성을 위해서 기도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이 타종교의 영역이 넓어지는게 두려워서 악의 세력을 몰아내야한다고 기도하는 것이라면……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하나님, 진정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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