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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를 경계하라 _ 김병혁 목사 칼럼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정책이 주는 교훈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이명박 정부에 관한 부정적인 뉴스를 전해 듣는 마음이 착잡하기만 합니다. 출범한 지 석 달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방미(訪美) 후에 불거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인터넷에서는 탄핵서명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이하고도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정권 초기부터 국민들로부터 이렇게 대대적인 불신과 저항을 받게 된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국민들의 마음을 돌이켜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갈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새 정부의 연이은 정책 실패의 근원적인 원인은 이명박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국정 신념인 ‘실용주의’에 대한 그릇된 신념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미국 순방길에서 언급한‘나는 대한민국의 최고경영자(CEO)다’라는 발언은 이명박식 실용주의의 단면을 압축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한 나라의 유 ․ 무형적 가치를 대표해야 할 대통령의 위상을 오직 시장 개척과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하던 과거의 사업가(?) 정도의 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국가 경영이란 사업 경영과 차원이 다른 일입니다. 아무리 국민이 먹고 살기 힘들다 손치더라도 역사와 전통과 인식이라는 민족 고유의 가치를 효율과 유용성이라는 잣대로 판단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과정과 수단을 무시한 채, 오직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빨리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더더욱 안 될 일입니다.

만약 지금과 같이 효과와 성장 중심의 성급한 실용주의를 고집한다면, 종시‘실용(實用) 정부’가 아니라 ‘실망(失望) 정부’혹은 ‘실패(失敗) 정부’라는 불명예스런 이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뿐입니다.

실용주의에 물든 교회
하지만 고백컨대, 우리는 이명박 정부보다 훨씬 심각하고 유해한 ‘실용주의 노선’을 고수하는 집단을 보게 됩니다. 다름 아닌 오늘날 복음주의라는 기치를 내건 교회들입니다. ‘실용 정부’가 탄생한지는 몇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실용 교회’의 기원은 한 세기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명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이라고 부르는 ‘실용주의’는 어떤 생각이나 정책의 유용성·효율성·실제성을 중시하는 경험론적 철학 사상을 가리킵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실용주의 철학 자체는 에덴동산의 선악과가 아닙니다. 긍정과 부정이라는 동전의 양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래의 실용주의 개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곳이 교회라는데 의문과 의분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용주의에서 말하는 진리란 곧 유용한 효과와 결과를 산출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실용주의에서는 절대적인 선이나 진리 같은 개념은 용인되지 않습니다. 오직 사람의 최종적인 경험과 판단이 선악을 판가름 하는 준거가 됩니다.

실용주의 교회의 현실과 고민
실용주의는 마치 거짓 형제가 갈라디아 교회에서 행했던 것처럼 가만히 교회에 들어왔지만, 교회에 끼친 폐해는 너무나 치명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참담한 결과를 실용주의에 물들어 가는 교회들의 어떤 공통적인 모습에서 확연히 보게 됩니다.

첫째,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교회는 겉으로는 신앙을 말하지만 철저하게 세상적인 방식에 의해 유지됩니다. 효과와 효율에 따라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세상의 기관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전도와 성장이라는 명분아래 전혀 성경적이지 않은 세상의 방법론(사회학, 심리학, 통계학 등)을 무차별 적용합니다. 둘째, 실용주의 교회는 신학과 교리를 무시하거나 배척합니다.

특히 정통교회가 추구해 온 역사적인 신앙고백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신학과 교리를 경시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강조하는 이를 배타적이고 편협한 신앙인으로 단죄합니다. 셋째, 연합과 일치 운동에 적극 동참합니다. 하지만 신학과 교리의 일치를 강조하기 보다는 공동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초교파적 연합을 추구합니다. 넷째, 객관적인 신앙보다 주관적인 체험을 강조합니다.

예배 시에도 말씀에 따른 시편 찬양보다 사람의 정서와 감정에 호소하는 노래를 즐겨 부릅니다. 또한 방언, 간증, 환상, 영성 운동 같은 주관적인 신앙 경험을 선호합니다. 다섯째, 철저한 성경 강해와 교리 설교보다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이야기식 설교가 강단을 주름잡습니다. 성경에 대한 정밀한 해석은 사라지고, 본문과 상관없는 기복적이고, 심리적이고, 낙관적이고, 상식적인 교훈이 설교인 양 둔갑합니다.

여섯째, 경건의 능력보다 경건의 모양을 유지하는 일에 치중합니다. 생명력 있게 전달되는 말씀이 없고, 진리를 향한 뜨거운 갈망이 없이도 신앙적인 교제와 모임이 가능하며, ‘그래도 교회다’라고 주장합니다. 일곱째, 세상과 교회의 경계선이 모호합니다. 세상으로부터 구별되어야 할 교회의 존재와 성도의 삶에 대해 무감각합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이 교회와 성도들의 생각을 지배합니다.

교회에 파고든 실용주의는 교회의 교회됨을 유린하고 파괴시키는 주범입니다. 그러나 더 가슴 아픈 것은 이러한 실용주의의 참상을 정직하게 증거해야 할 목회자와 교회 직분자들이 오히려 ‘실용주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세상에 실용적이었으나 하나님 앞에 실패한 인생이 되시겠습니까, 아니면 세상에서는 실패하였을지라도 진리 안에서만은 참 실용적인 성공된 인생으로 사시겠습니까? 말씀 안에서 진지한 성찰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입니다.

기사 등록일: 200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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