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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과 부엌 사이 _ 오충근
속담에 ‘안방에서 들으면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서 들으면 며느리 말이 옳다.’고 했다.
이 말은 어떤 관점, 어떤 입장에서 사실을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예를 든다면 ‘중세 교회의 면죄부 판매’가 그런 경우다.
면죄부 하면 생각나는 게 베드로 성당 건축이다. 교황 레오10세는 전임 교황 율리우스2세 때 시작 된 성 베드로 성당 건축을 계속하려고 전 유럽국가에 건축헌금을 요청했다.
영국은 일찌감치 교황으로부터 독립해 따로 교회를 세워 나갔으니 해당 사항이 없었고 스페인, 프랑스 같은 나라도 헌금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독일에서 생겼다. 독일 왕은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겸하고 있었는데 실상은 실권 없는 허수아비로 실제 권력은 제후들이 나눠 갖고 있었고 이름과는 달리 별로 신성하지도 않았던 제국은 삼류국가 몇 개를 얼기설기 모아놓은 엉성하기 짝이 없는 이름만 그럴듯한 제국으로 나중에 나폴레옹이 황제를 자칭하자 스스로 멸망했다.
헌금 요청을 받은 왕은 제후들과 상의를 했다. 그런데 제후들은 자기 주머니에서 돈 나오는걸 좋아하겠는가? 그들은 그럴 때만 백성을 들먹인다. 결국 헌금은 백성들 차지가 되었다.
여기서 용어를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면죄부에 해당되는 말 Indulgence이다. 은전, 관대의 뜻인 indulgence는 라틴어 indulgentia에서 나왔다 하는데 천주교에서는 대사(大赦)라고 한다. Indulgence를 면죄부라고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으로 중국에서도 대사(大赦)라고 하고 일본 상지대학 중세연구소에서도 면죄부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했다.
당시 독일교회 대사담담인 알베르토 대주교는 대사의 조건을 발표했다.
1. 과거에 범한 죄를 참회한 후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
2.지정된 일곱 교회를 순례하면서 그리스도의 오상(양팔 과 양 발, 창에 찔린 옆구리)을 생각하면서 주 기도문 과 성모송을 5차례씩 외우던지 시편 50편을 외워야 한다.
3.성 베드로 교회 건축 헌금을 해야 한다.
그리고 세 번 째 조항에 다음과 같은 조건을 명시했다.
“천국은 부자나 가난한자나 똑같이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다. 헌금을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은 헌금 대신 기도나 금식재로 대사를 받을 수 있다.”
대사를 위한 1,2 번 실행하겠다는 조건하에 먼저 헌금을 하는 사람에게는 헌금 수령증을 주었는데 이것이 면죄부를 팔았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당시 교회법으로 고해성사는 일종의 재판 형식이며 여기에는 관할권 문제가 있다. 고해성사를 듣는 신부의 자위에 따라 제한된 관할권으로 인해 자기의 제한된 권한 내에서만 사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헌금 수령증을 지참하면 교회법에 상관없이 어떤 교회, 어떤 신부에게서나 제한 없이 고해성사를 받고 신부는 제한 없이 사죄권을 행사 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나중에는 ‘돈만 내면 수령증을 주고, 수령증만 있으면 죄도 사해진다.’는 면죄부 판매로 이어졌다.
면죄부는 중세교회가 타락한 것은 이야기할 때 상징적으로 대표적으로 나오는 단골 메뉴이지만 부풀린 면도 있고 잘못 전해진 면도 있다. 그러나 중세교회가 타락하고 부패 했던 것은 사실이다. 교회권력이던지 정치권력이던지 건전한 비판세력이 없으면 타락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끊임없는 자기개혁, 자기절제가 필요한 것인데 부패하고 타락한 한국 개신교는 중세교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0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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