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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가슴의 길 _글 : 최우일
한참 시국이 뒤숭숭하던1960년, 대학 초년생의 식견으로 급변한 세태를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염원 하나만으로 데모 군중 속에 묻혀 함성을 치며 동대문을 지나 광화문으로 단숨에 내달았습니다. 어떻게, 세상이 좀 나아지려나? 때론 망연한 심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곤 서울을 도망쳐 시골집에서 잠시 숨죽이고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로부터 거의 반세기나 흐른 지금, 나는 서울 거리에 넘치는 촛불의 행렬을 캐나다에 있는 내 방에 편히 앉아서 지켜봅니다. 시위대는 당당하면서도 평화롭고, 거기에 여유로움까지 있어 보입니다.
수도 없이 많은 촛불들, 하나의 퍼포먼스입니다. 서서히 집단 정서가 확인되고, 의미부여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 소리 마침내 사회화됩니다. 이들의 목소리는 좋은 세상을 살겠다는 소원이며 의지입니다. 인간이기에 바랄 수 있는 행복추구 이며 , 이것은 누구나의 권리 입니다.
정치와 경제활동을 통해서도 우린 더 나은 세상을 염원하고 추구합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국가단위의 집합적 노력입니다. 산업혁명은 인간의 삶에 혁명을 일으켰으나 그로 인해 질보다는 양적 풍부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제 행복한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현실이라는데 의심이 없을 것입니다. 행복이 일상어가 되면서 그 내용은 차차 최소화되는데, 이래도 참 행복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제일’을 얻기까지는 행복은 아직 어디에도 없습니다.
제일 많고 제일 큰 것을 가진 단 하나뿐인 제1은 남은 99, 대다수 보통사람들의 실패와 좌절과 불만과 고통을 밟고 서서 모른척하는 자리입니다. 제1의 자리는 매우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자리는 누구나 탐내는 자리 입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자본경제체제는 인간의 욕심에 근거하며 비정한 경쟁을 정당시하니까요.
정부가 나서서 몇 만 달러소득으로 국민행복의 기준과 소재를 흐린다면 아직은 선진국이라 볼 수 없습니다. 선진국 기준이나 국민행복 조건은 경제수준만이 아닙니다. 넘치는 의식주라고 해서 국민의 행복이 일률적이나 자동적으로 보장 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행복감은 스스로가 깨달아 느끼고 누려야 하는 개인의 기분입니다. 누구나 얼마던지 누릴 수 있어 고갈 될 수 없이 무한정한 자원인데….., 국민들의 삶에는 하나면 될 이 행복감 대신 여러 가지 근심 걱정 불안 불공평 불안감에 휩싸여 시달립니다. 이런 부정적 감정들 때문에 국민들이 촛불을 당긴 것입니다.
촛불을 켜든 이들의 바람은 아주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난 이들이 밝힌 불이 발등만 비추고 있는 건 아닌가?, 나의 괜한 우려가 아니기를 바라면서 실천이성으로서의 덕(德)을 말하려 합니다. ‘내가 덕이 모자라서….’ 입버릇 같은 바로 그 덕입니다. 이 덕자에는 눈과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이 둘이 사회인으로서의 행위를 규정합니다. 인간성의 양극을 이루는 이성적 눈과 마음의 지혜로 광화문 네거리 한복판에 서서 살펴야 합니다. 나와 남이 함께 좋은 세상으로의 길을 선택하여 결심하고 선택과 결심에의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믿음에는 인내가 함께 합니다. 믿음이 있으면 좀 더 참고 견딜 수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은 50여 년 전과는 다릅니다. 더는 밤기차를 타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어둠 속으로 잠적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입니다. 애써 이룬 이 좋은 세상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행복은 각개인 기분의 문제이지만, 인간은 예외 없이 모두 사회인이기에 개인의 행복은 전체의 좋은 세상 안에서라야만 한다는 데 모두가 동의해야 합니다.



기사 등록일: 200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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