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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운동권 여자의 사랑 _ 오충근 기자
-사람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슴에 간직한 채 살아간다-
남자는 미남이었다. 운동도 잘하는 작가 지망생, 더구나 부잣집 아들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여자는 결코 예쁘다 할 수 없는 외모의 소유자로 운동권 이었다. 가난한 집안의 여자는 돈을 벌어가며 학교를 다녀야 했다. 여자는 다혈질이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남녀는 대학 시절 서로 관심의 대상이었을 뿐 그 관계가 관심의 대상에서 더 이상 진전되지는 않았다.
졸업 후 남자는 R.O.T.C. 장교로 해군에 복무 했고 여자는 방송국에 취직을 했다. 두 사람은 어느 술집에서 우연히 재회를 했다. 술이 잔뜩 취한 남자는 게슴츠레 눈을 뜨더니 여자를 알아 보았다. “What do you know? Katie” 하더니 다시 꾸벅 꾸벅 조는 남자. 남자의 이름은 허블 이고 여자의 이름은 캐시다.
커피 마시자고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허블을 집으로 데려온 캐시. 커피를 끓여오니 허블은 이미 침대에 누워 골아 떨어졌다. 그들은 그날 같은 침대에서 잤다. 허블의 품에 안기며 캐시가 혼자 중얼거리는 말. “He didn’t know it was Katie.”그렇게 해서 둘은 커플이 되었다.
만남이란 우연일까? 우연을 가장한 필연일까? 만남을 인연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만남은 영화나 소설과는 달리 극작가나 소설가들이 상상도 못할 극적인 요소가 많다.
허블과 캐시는 늘 부딪친다. 캐시는 허블 주변 인물들의 자본주의에 찌든 속물근성에 진저리를 치고 허블은 남의 의견을 용납 못하고 직선적이고 다혈질의 캐시 성격이 불만이다.
파티에 가서도 분위기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직선적인 논쟁으로 분위기 깨기 일수인 캐시. 사랑을 하면서도 세계관이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견디며 살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마녀사냥 식의 메카시 선풍이 몰아 닥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둘 사이에는 아이가 생겼다. 그러면서 그들은 끝이 다가오는 것을 안다.
“Wouldn’t it be lovely if we were old?”
“We’d have survived all this and everything would be easy and uncomplicated.”
헤어질 것을 결심하며 캐시가 허블에게 하는 말이다.
캐시는 허블에게 출산 할 때 까지만 있어 달라고 한다. 여자아이다. 이름은 Rachel이라 했다. 허블은 딸의 침대를 조립해 준다. 그리고 떠난다.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 캐시는 호텔 승차장에서 여자와 함께 택시를 기다리는 허블을 본다.
캐시는 길을 건너 허블에게 간다. “How are you doing?”감정을 억제하며 둘은 안부를 묻고 허블은 함께 있는 여자를 캐시에게 소개한다. 택시가 왔다고 호텔 안내인이 말한다.
그만 바빠서 가봐야겠다고 캐시가 몸을 돌린다.
허블은 캐시를 따라간다. 캐시는 원자폭탄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허블: “결코 포기하지 않는군” never give up.
캐시: 꼭 절대적으로 해야 할때만. Only when I’m absolutely forced to…
딸의 안부를 물어보는 허블의 눈이 붉게 물든다.
캐시: Your girl is lovely, Hubbell. Why don’t you bring her for a drink when you come?
허블: No, I can’t come, Katie
캐시: I know.
서양 문화에서 새로운 배우자와 함께 전처나 전남편을 만나 밥 먹고 술 마시는 게 자연스럽다고 하지만 두 사람의 경우는 그럴 수 없다. 감정이 정리된 게 아니라 아직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있는데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인가?
원폭금지 전단을 한 장 갖고 허블은 떠난다.
캐시는 목청 높여 원폭금지를 외치며 지나는 행인들에게 전단을 나눠준다.
1973년 제작된 영화 The way we were, 로버트 레드포드, 바브라 스트라이센드 주연의 영화로 아카데미 2개 부문 수상작이다. Best song 과 Best score. 우리나라에서는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소개 되었다.
“기억하기엔 너무 고통스러워 그저 잊기로 했다”는 가사 대로 저마다 가슴속에 사연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젊은 날을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말해주고 있다.
“Some memories last forever.”라고.


기사 등록일: 200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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