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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라고 거절하기 정말 힘들어요. 카운셀러 조미영 칼럼
상담실을 찾은 대학생 K군. 서글서글한 첫인상에 싱글싱글 웃는 모습으로 들어오는 K군을 보며 필자는 “무슨 문제를 가지고 왔을까” 저으기 궁금했다. 계속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는 K군에게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를 묻자 그는 잠시 주저하다가 대답하기를 “저……저는 항상 이용만 당하는 것 같아요” 라고 대답했다.

K군에게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이 여학생은K군을 오빠라고 부르면서 K군이 자기에게 항상 무언가를 사주기를 요구했다. 액세서리로부터 명품 옷까지 그 요구사항이 점점 도를 넘어서게 되었고 K군은 그러한 요구를 들어주기에 힘이 부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에 거절을 못하고 모든 것을 사주었다. 중요한 사실은, 그러나, 그 여학생은 다른 남학생 또한 만나고 있었다는 것이다.

K군은 여학생이 자신에게 항상 스스럼없이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본인이 그녀에게 더욱 가깝고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했으나 동시에 다른 남자를 만나는 그 여학생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러한 속마음을 약간 내비치자 그녀는 온갖 욕설과 분노에 찬 이 메일을 보내왔고 그 다음 날 다시금 쉽게 사과의 이 메일을 보내왔다. 그러나 그 후로도 이 여학생은 여러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K군은 그저 친 오빠 같다는 말로 연인 사이임을 부인하면서도 K군이 자기를 위해 무언가를 사주게끔 상황을 만들었다.

상담 중에 K군은 계속 그 여학생에게 미련은 없으나 불쌍하다고 말했다. 자기가 기독교 신앙이 더욱 성숙하니 그 비뚤어진 아이를 돌보고 품어주어야 한다고. K군은 자신의 친구들, 때론 전혀 모르는 타인의 무리한 부탁에도 No! 라고 거절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K군은 상담 중에 분하고 화나는 추억을 회상할 때조차도 얼굴에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필자는 그의 감정과 얼굴의 표현의 모순성을 지적하고 그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있어 그의 정확한 의도를 전달하지 못함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 주는 크고 작은 오해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Role Play를 하며 그 자신이 분명하고 단호하지 못한 대화를 한다는 것을 깨닫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자기보다 항상 사회적, 경제적, 학벌, 외모 등에 있어서 뒤쳐지는 여자와 함께 있어야 편하고 애정이 간다는 것을 알아냈고 그것은 그의 청소년기에 오랜 병원생활로 비롯된 외로움, 버림받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수치심, 낮은 자존감등의 심리적 문제로 인한 것임을 깨달았다.

그에게는 또한 잘못된 기독교 신앙의 해석에서 오는 수동적이고 기만적인 자기희생관념이 커다란 굴레로 남아서 남의 무리한 요구에도 No! 하며 거절한다는 것이 죄같이만 느껴졌다. 그는 그의 단호하지 못한 행동과 태도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존심과 죄책감을 낳게 하는 정신적 학대자가 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성숙한 성인들간에 서로의 boundary 또는 privacy를 존중하는 대화와 분명한 태도가 기독교 신앙이나 이기심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기독교인들, 특히 기독교인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이어지는 사회의 기대와 기독교 신앙의 잘못된 해석으로 아무 경우에나 부끄러워하고, 수동적이고, 죄책감을 느껴서 무리한 부탁에도 Yes를 해버리고 뒤돌아 서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특히 이러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강요 받아온 여성들은 성적, 육체적, 심리적 학대에 단호하고 용기 있게 대응하지 못한다. 부모들은 이 점에 있어 단호한 대화법이 자녀들 특히 딸들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고 자녀들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스스럼 없이 털어놓을 수 있도록 격려하여야 할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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