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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노인회장 선거에 즈음하여-(기자수첩)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잠언 16장31절)
-노인회장 선거에 즈음하여-

올해 에드몬톤 노인회장 선거가 12월7일이다. 캘거리는 이미 이틀 전 노인회장 선거가 있었다. 김성삼 노인회장에게 전화했더니 총무를 지낸 강대욱씨가 새로운 회장에 선출되었다고 확인해 주었다. 별 잡음 없이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회장이 취임하는 것이다.
에드몬톤은 복잡하다. 예년에 두 배가 넘는 412명이 노인회비를 냈다. 이 한가지만 봐도 회장 선거를 앞둔 노인회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3명의 후보가 나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에드몬톤과 캘거리의 선거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르다.
에드몬톤과 캘거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아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게 아이스 하키 경기다. 다른 팀에 질망정 너희에게는 질 수 없다는 라이벌 의식. 인구수도 비슷하고 도시 규모도 비슷하고 한인 숫자도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블루 칼라 도시 에드몬톤에 비해 캘거리가 좀더 세련되고 도회적 분위기를 풍긴다는 것 정도 일 것이다.
정치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좋은 정치라고 했다. 그래서 요순 시대 농부들은 왕의 은혜가 내게 무슨 소용이냐고 격양가를 불렀다. 그러므로 노인회가 있는지 한인회가 있는지조차도 못 느끼는 것이 좋은 한인회, 좋은 노인회다.
필자는 캘거리 노인회장에게 캘거리와 에드몬톤의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에 대해 문의했다. 그분 말씀은 “에드몬톤은 워낙 훌륭한 분들이 많아 서로 잘 하려고 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꿈 보다 해몽 식의 해석을 했다.
캘거리 노인회장으로서는 에드몬톤 한인회, 노인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잘 알고 있겠지만 남의 한인회, 노인회에 대해 쓴 소리 할 입장이 안되니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을 한 우문현답이 되었다.
-3파전을 벌이는 노인회장 선거-
이번 노인회장 선거에 후보등록을 한 3명의 후보는 1번 정원규 후보, 2번 이홍순 후보, 3번 우상욱 후보다. 그 중 정원규 후보와 우상욱 후보는 노인회 개혁을 공약으로 삼았고 2번 이홍순 후보는 한인회 개혁을 공약으로 삼았다.
3명의 후보 공약으로 볼 때 노인회건 한인회건 개혁의 대상이다. 즉 여태까지 누적되어온 불합리하고 불공정하고 비생산적인 요소가 노인회, 한인회에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인회장이 노인회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노인회장이 한인회 개혁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이홍순 후보가 한인회 개혁의 복안을 갖고 있겠지만 말이다.
에드몬톤 노인회나 한인회가 개혁의 대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몇 년 전부터 누적되고 누적된 것이 임계점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 명의 노탐(老貪이 노욕(老慾)을 낳았고 그 노욕이 노추(老醜) 귀결되었다. 그는 노욕(老辱)을 당할 것이다.
-아름다운 노년의 삶-
한인회 노인회 부근에서 얼씬거리며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을 노리며 부정, 협잡, 음모에 끼어들어 노추(老醜)라고 손가락질 받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인생을 관조하며 자기 계발에 시간을 쏟는 노인도 있고 사회봉사로 땀을 흘리는 노인도 있다.
은퇴 후 좋아하는 골프도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미술공부를 시작해 75세에 졸업전을 여는 노인도 있다. 그는 그림을 통해 자연의 위대함과 원주민들의 삶과 자연을 그리고 있다. 노년을 아름답게 사는 노인들이다.
지난 주에는 암 투병중인 노인을 만났다. 5년째 암 투병중인 그는 절망하고 비탄에 빠질 만도 하건만 14번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암에 도전했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삶도 죽음도 내려놓고 보니 새로운 세상이 보았고 새로운 세상을 배우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암 투병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힘과 용기를 나눠주고 싶어했다.
한 때 천주교인으로 영세를 받기도 했지만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아니다. 마음 속에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있으니 무신론자는 아니나 어느 특정종교에 매인 사람은 아니다. 도덕경과 불경에 심취한 그의 입에서 암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고백이 나왔다. 암이 아니었으면 깨닫지 못할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신다”더니 교회 다니지 않은 사람을 통해 교회 다니면서 이것 달라 저것 달라 칭얼거리는 기도나 하고 성경이나 들고 왔다 갔다 ‘마당만 밟고 오는’ 많고 많은 교인들을 부끄럽게 하는 고백이다.
인간에게는 마음이란 것이 있어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마음 먹기에 따라 노탐, 노욕, 노추에 찌들어 남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며 노욕을 당하는 것도 마음에 달렸고 묵묵히 사회봉사하며 노년을 사는 것도, 좋아하는 것을 통해 노년의 향기를 발하는 것도 암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하는 것도 다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노년에 빛을 발한 강태공-
낚시 좋아하는 사람을 강태공이라고 한다. 그가 오랜동안 위수(渭水)에서 곧은 낚시를 들여놓고 세월을 낚았기 때문에 낚시꾼의 대명사가 되었다. 살림은 보살피지 않고 강가에 앉아 세월만 낚다가 부인도 도망갔다. 그래도 그는 세월을 낚으면서 자신을 알아줄 인물을 기다렸다.
그가 주문왕을 만나 숨겨 두었던 뜻을 세상을 위해 펼 때 80살이었다. 그는 주 왕실을 보필하며 80년을 더 살아 160살을 살았다고 전해진다. 전 팔십 후 팔십이라는 말은 그래서 생겼다. 인생의 전반부 80년은 백수로 지내면서 세월 낚는데 보내 가정마져 지키지 못하는 불우한 삶을 살았지만 인생 후반부 80년을 활짝 핀 꽃처럼 살아 주나라 건국에 이바지했다.
실제로 그가 주문왕을 만나 등용 된 것은 72세였고 67년간 주 나라를 위해 일하다 139세에 세상을 떠났으니 969년을 산 무두셀라에 비하면 별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139세까지 정정하게 살며 국정을 보살피다 세상을 떠났으면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게 건강하게 장수한 사람이다.
주 왕실 건국의 일등공신 강태공(실제 이름은 강상)은 제나라 후작이 되었고 그 후손 강소백이 제나라를 잘 다스리고 좋은 인재를 등용해 나라가 부강해 춘추전국시대 춘추 5패 전국 7웅의 첫 번째 패자 제환공(齊桓公)이 되었다. 강태공은 노년에 더욱 빛을 발한 사람이다.
강태공의 이야기가 먼 옛날 전설처럼 들려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노년이 인생의 황혼으로 저 세상으로 가는데 거쳐가는 정거장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년에서 삶의 청년 장년의 삶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시대가 되었다. 강태공의 예가 전설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피부로 느끼는 현실로 다가왔다.
-의미 있는 노년 생활-
노년을 의미있게 보내려면 버려야 할 것들이 많이 있으나 반드시 버려야 할 것 두 가지가 있으니 욕심과 고집이다. 세상에 욕심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욕심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욕심은 나를 망칠뿐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망치는 독이 된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고집도 나와 이웃과 사회를 망친다. 나이를 먹었으면 버릴 것은 버리고 옹졸한 주관에서 벗어나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넉넉한 마음으로 양보하며 살아야 한다. “나 아니면 안된다”고 붙잡고 있던 일은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젊어서 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 못했던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의미 있는 노년생활이다.
그리고 헛된 명예욕 버리고 60년 이상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살아왔으니 남은 인생은 남을 위해, 남을 배려하며, 나보다 못한 이웃을 도와가면서 사는 것도 의미 있는 노년생활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의 후반부를 화려하게 꽃 피운 강태공의 후팔십처럼 사는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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