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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분수를 지켜야 (기자수첩)
▣ 2인자는 서러워

지난 주 충격적 사건은 북한 2인자 장성택의 전격 처형일 것이다.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권력 2인자가 3일만에 전격 처형 당한 사실에서 ‘북한은 알아줘야 할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신문 방송에서 장성택에 대해 집중 보도하는 것이 18대 대통령선거 국정원 불법개입을 국민들 관심에서 돌리기 위한 물 타기작전이라는 말도 있지만 두 사건은 별개 사건으로 대선에 국정원이 불법 개입했다면 그것은 국민들이 잊어서도 안되고 용서해서도 안된다.
헌법에 국가기관은 선거에 엄정중립을 지키기로 되어 있는데 국정원이 대선에 불법개입 했다면 헌법을 어긴 국기문란에 해당하기 때문이고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헌을 준수한다”는 선서를 하므로 국헌 준수의 의무가 있다.
하여튼 국정원은 국정원이고 장성택의 전격 처형에서 2인자는 처신이 어렵고 항상 일인자에게 의심가는 언행을 해서는 안되고 분수를 지키며 2인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인자는 권위가 도전 받는다는 생각이 들면 즉각 행동에 돌입한다. 권력이라는 것은 고모부-조카 사이는 물론이고 형제 부자 사이에도 나눠 가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 성공적인 2인자

고대 차이나에 주(周)나라가 있었다. 주문왕이 죽고 주무왕이 왕위에 올랐다. 무왕에게는 동생이 있으니 주공(周公)이다. 그의 이름은 단(旦)으로 주공단이라고 한다. 주공은 무왕을 지성으로 섬겨 주나라 기틀을 다졌다.
왕위에 오른지 2년만에 무왕은 죽을 병에 걸렸다. 아직 천하는 평정되지 않았는데 왕이 죽을 병에 걸려 일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국가적 위기였다. 주공은 목욕재계하고 제단을 쌓고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드렸다. “형이 앓고 있는 병에 제게 내려 주소서. 제가 형을 대신하여 죽겠나이다.”
주공은 기도문을 금색실로 묶어 나무궤짝에 넣었다. 주위에는 절대 발설하지 말라고 입조심을 시키고. 이것을 금등지사(金縢之詞)라고 한다. 금등지사는 억울하거나 비밀스러운 일을 후세에 밝혀 진실을 알게 하는 문서를 말한다.
주공의 기도가 헛되었는지 몰라도 주무왕의 병세가 잠깐 호전되다가 결국은 죽고 무왕의 아들 성왕이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주공은 섭정을 했다. 창업된지 얼마 되지는 않은 나라에 갖난아이가 왕위에 올랐고 삼촌이 섭정을 하니 “무왕은 주공에게 독살 당했다” “삼촌이 나라 말아먹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실제로 그런 일이 2,400년 후에 동이족 나라 조선에서 일어났지만.
독살설과 주공이 나라 말아먹을 것이라는 소문이 주나라 전국에 퍼졌으나 주공은 섭정을 계속했다. 천하가 안정되지 못해 주 왕실을 배반하는 반란이 일어날까 봐서였다. 조카 성왕이 병에 걸리자 주공은 황하에 가서 빌면서 기도했다. “왕이 어려서 식견이 없습니다. 제가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그러니 천지신명은 제게 벌을 내리시옵소서.”
그러나 결국 주공은 모함에 걸려 초나라로 망명을 했다. 주공이 망명지에 있는 동안 성왕은 문서 보관소에서 주공의 기도문을 읽고 삼촌의 진정한 마음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초나라에서 돌아온 주공은 성왕이 성인이 될 때까지 섭정을 하다 물러나 신하의 신분으로 돌아왔다.
공자가 가장 존경한 인물이 주공으로 주공이 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나도 늙었구나”라고 탄식을 했다. 주공은 2인자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가를 모범적으로 보여준 2인자의 귀감이 되었다.


▣ 주제를 모르는
2인자

주 나라 말기에 천하가 어지러워지며 제후들이 번갈아 패권을 잡는 춘추전국시대에 천하통일을 한 것은 진나라였다. 천하를 통일한 진왕은 왕이라는 칭호보다 새로운 것을 원해 삼황오제에서 따온 황제라고 불렀는데 최초의 황제라는 의미에서 시황제(始皇帝)라고 한다.
시황제의 아버지는 장양왕으로 이름이 자초, 성은 영으로 영자초라고 부른다. 시황제의 이름은 영정(嬴政)이다. 자초가 태자로 있을 때만 해도 진나라가 약소국으로 자초는 조나라에 인질로 가 있었다.
그때 조나라에는 여불위라는 장사치가 있었는데 천하를 돌아다니며 무역을 해 큰 돈을 벌었다. 여불위가 우연히 자초를 만났는데 장사꾼 직감으로 ‘자초가 돈벌이’가 된다고 생각해 자초에게 투자를 시작해 데리고 있던 첩도 자초에게 주었다. 첩의 이름은 조희(趙姬)라고 하는데 조 나라 여자라는 뜻이지 본명은 아니다.
자초와 조희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나는데 그 아들이 바로 영정, 즉 시황제다. 그런데 여불위가 자초에게 조희를 줄 때 이미 조희는 임신 중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즉 영정의 생부는 여불위라는 것이다.
진 효문왕이 죽자 자초는 귀국해서 왕이 되었고(장양왕) 망명시절 후견인 노릇을 톡톡히 한 여불위는 진 나라 수상이 되었다. 그러다 장양왕이 죽고 영정이 왕이 되었다. 자신의 실질적인 아들일 수도 있는 인물이 왕이 된 것이니 여불위는 장양왕 때와 생각이 달라졌다. 더구나 영정이 나이가 13세에 불과해 여불위가 섭정을 했다. 진왕 영정은 그를 중부(仲父)라고 불렀다.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그는 조희를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첩이였지만 지금은 어엿한 왕의 모후이니 방자한 행동을 삼가야 했다. 여불위 주위에서 조심하라는 충고가 잇달아 여불위는 조희 만나는 것을 그만 두었다.
그 대신 노애라는 남자를 소개해 주었다. 워낙에 차이나 사람들이 뻥이 쎄기는 하지만 노애는 거대한 남성의 소유자로 그의 물건은 오동나무로 만든 수레바퀴를 꿰어 돌릴 정도로 장대했다고 한다. 하여튼 노애에게 푹 빠진 조희는 여불위를 잊어버리고 노애와 사랑에 빠져 아이를 둘 낳았다.
영정이 성인식을 하기 위해 수도를 잠시 비운 사이 노애는 반란을 일으켰으나 진압되었다. 노애는 사형 당하고 두 아이도 죽었다. 조희는 궁에 유폐 되었다. 영정은 이 모든 일이 여불위에게서 비롯된 것을 알았다.
그러나 전대의 공로를 참작해 용서해 주고 하남의 영지도 회수하지 않았다. 하남에게 근신해야 할 여불위는 여전히 주제 파악을 못하고 실세 노릇을 했다. 외국의 사절들과 빈객들이 하남 땅으로 몰려와 문전성시를 이뤘다.
진왕 영정은 여불위에게 편지를 한 통 보냈다. “그대가 무슨 공로가 있기에 하남을 영지로 주었는가? 그대가 진와 무슨 친족 관계가 있기에 중부라고 부르는가?” 장성택과 마찬가지로 여불위에게 최후가 온 것이다. 진왕의 압박이 사방에서 조여오자 여불위는 자살로 생을 마쳤다.


▣ 국민을 무서워하고
분수를 지켜야 한다

전제국가나 독재국가에서 최고 권력자는 왕, 혹은 왕과 동등한 위치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그러나 주권재민의 원리가 적용되는 민주국가외 최고 권력자는 국민이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했으니까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고 최고 존엄이다.
그러므르 민주주의 국가 대통령 이하 모든 공무원은 국민을 통치한다거나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월급 받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복(公僕 public servant)이라는 말도 생겼다.
북한처럼 정보가 통제된 국가에서 최고위층에 속하는 장성택이 무슨 일로 3일만에 처형 되었는지 우리 같은 사람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특별군사법정이 발표한 판결문을 보면 그가 왜 처형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최고 권력의 권위에 도전했고 때로는 최고 권력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며 방자하게 굴었다. 마치 여불위 처럼.
권력의 역학관계는 민주국가나 독재국가나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대통령 되었다고 분수을 잊어버리고 국민을 우습게 알고 국민을 기망하려 하거나 국민의 요구를 묵살하면 장성택처럼 되는 것이다.
장성택이나 박근혜나 누구든지 분수를 지키며 살아야 하는데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권력을 박근혜는 “권력은 아빠로부터 나온다”고 착각해 분수를 지키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장성택 사건을 박근혜 정권은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이라는 권력의 권위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분수를 지키지 못하면 국민은 위임된 권력을 언제든지 회수한다.

기사 등록일: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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