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진화론”은 사실이고,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직접보기전에 나타난 증거들에 의해서만도) 부르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고, 당연히 그렇게 부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론을 사실로 부르는것에 따른 위험성은 없습니다. 왜냐면 증거가 압도적이어서 그 기/본/적 명제들이 틀릴 가능성이 극도로 적거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프리카님처럼 “사실”로 부르지 말고 “거의 절대 틀리지 않을 이론”이라고 부르자고 한다면 그냥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에게는 아무런 차이도 없습니다.)
단지 다른 분들이 이런 글을 읽으면서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이론”이라는 개념이 무지하게 특별한 지위를 가진 난해한 개념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실까봐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부연합니다.
과학자들이 하는 일을 범죄 수사관들이 하는 일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다를것이 **전혀** 없으니까요.
어떤 여자가 살해 됐다고 합시다. 주민들에 의하면 부부사이가 안좋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인의 살해는 통계적으로 남편이 관여될 가능성이 많다는 과거 통계에 기초해서, 남편은 용의자가 됩니다.
"남편이 그 여자를 죽였다".
이것이 바로 반증가능한 가설이며 수사관들이 검증해야할 임무입니다. 남편이 알리바이만 입증하면 이 가설은 명확히 반증되며 이 가설은 즉각 폐기됩니다. 다른 이론을 찾아야 합니다. 만일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이때는 다른 증거를 찾아 이 가설이 참이라는 확률을 높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 확률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면, 남편이 여자를 죽인것을 “사실”로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도 본사람은 없지만요). 증거가 있긴있지만 충분치 않으면 “심증은 가나 확증이 없는 경우”이지요.
수사관의 예로 돌아가서, 경찰은 다음과 같은증거를 찾았습니다. (1) 1달전에 생명보험 4개 가입. (2) 살해직전 남편과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주민이 다수 증언. (3) 남편에게 내연의 정부가 있음이 확인 (4) 거실의 운동화자국이 남편의 것과 match… (5) 피해자의 손톱에서 발견된 혈액에서 추출된 유전자가 남편의 것으로 판명, (6) 남편의 팔에 손톱자국이 피해자의 것과 같음 (7) 사용된 흉기가 남편의 사무실에서 발견. (8) 사용된 흉기에서 발견된 유전자가 피해자것으로 판명…
이 정도의 증거로 대개 우리는 “남편이 그 여자를 죽였다”라는 이론을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과학자들이 하는 일도 본질적으로 이 수사관들이 하는일과 전혀 다를 것이 없습니다. 과학자의 이론은 수사관의 이론보다는 통상 더 이해하기 어려울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이 수사관의 일과 과학자의 일은 같습니다.
지구의 모양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떤 사람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어떤 사람은 네모낳다고, 또는 어떤 사람은 둥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지구의 모양에 따라 여러가지 관측에 대한 예언이 가능합니다. 모든 관측들, 예컨데 (1) 배가 들어오는 모양을 멀리서 보거나 (2) 별의 움직임의 이동패턴을 보거나 (3) 개기월식을 보거나 등등 이루 열거할 수 없는 증거는 지구가 둥글다는 이론에 완벽히 합치되며 다른 두이론은 모두 반증됩니다. 그러므로 지구를 직접 우리눈으로 보기 전에도, 그것은 동그랗다는 가설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사실”로 받아들였습니다.
과학에서는 단순관측뿐 아니라 계속해서 끈임없는 증거의 관찰로 더 이상 그 이론을 의심한만한 이유가 없으면 그것을 “사실”이라고 부릅니다. (그 남자가 그 여자를 죽인것이 사실로 받아들이는것처럼요) 그렇기 땜에 진화론의 명제들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만일 과학자들이 “사실”이란 용어를 요따위로 쓰는게 맘이 안드시는 분이 있다면 과학자들이 가끔 농담삼아 하는 얘기를 하면서 글 맺습니다 (유튜브에서 본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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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fic American인가 하는 잡지의 편집장에게 누가 물었답니다.
(누구) 당신 잡지의 모토는 무엇입니까?
(편집장) 간단해. 과학은 조낸 흥미진진하다. 근데 과학자들이 하는짓이 맘에 안들면, Just fxxx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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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고 한 얘기입니다. 암튼 좋은 토론 만들어 주신 아프리카님께 감사드립니다.
토마 올림
사족: 아프리카님이 진화론은 “종의기원”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했는데요, 진화론은 현존하는 그리고 멸종한 수많은 종들의 기원과 과정을 잘 설명합니다 (i.e., speciation). 단지 설명하지 않는건, 지구상에 최초의 유기물이 어떻게 생겼느냐는 것입니다 (즉 모든 종들의 최초기원).
물론 진화론은 이게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은 아니지요. 아프리카님이 그런 의미로 쓰셨다고 생각은 했지만, 혹시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암튼 이 문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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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God Knows!
사족2: 굴드도 자신을 "진화론자"라고 불른 대목을 인용해 주셨군요.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고맙습니다. 근데 아마 문맥으로 봐서 굴드의 그 글은 창조론자들의 어떤 말을 address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창조과학의 아젠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진화론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신중한 것이라는 개인적 생각에는 아직 변함없습니다.
>토마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주님강림님도 감사합니다.
>
>“Unbeatable systems are dogma, not science”
>
>진화론자 굴드의 말을 인용하면서 저의 글을 시작합니다.
>
http://www.harvardsquarelibrary.org/speakout/gould.html
>
> 저는 생물학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제가 문제 삼는 것은 어떻게 이론이 하나의 사실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는 자연과학도가 아니지만, 개념적 정의로 볼 때, 하나의 이론이 하나의 사실 될 수 있다는 말 (a theory can be a fact)은 굴드와 그 추종자들의 주장 외에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이것은 그 동안 학계에서 논의해온 개념적 범주와 이론적 정의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저는 인터넷을 통해서 “진화론자들” 외에 이론과 사실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글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전혀 성립되지 않은 것입니다. 진화론적 사실이 있다는 것 (there are evolutionally facts)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가령, 종은 더 복잡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지 이론은 아닙니다. 이것은 종의 기원 (origin of species)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
>창조론자들이 진화론은 이론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적 설계이론도 이론이니까 학교에서 같이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저 역시 전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현재로선 진화론만큼 과학계에서나 대중에게 설득력을 갖고 있는 이론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설과 이론 설정의 절차를 지석설계이론은 전혀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
>저는 사실보다 이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뉴톤이 있기 전에도 중력은 있었습니다. 굴드가 설명한 것처럼, 사과가 공중에 붕 떠 있은 적은 없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이 뉴턴의 것을 대체해도 사과가 공중에 떠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어떻게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은 뉴턴 이전에는 없었습니다. 진화도 마찬가질 것입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생물이 발전/변화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기독교인들에 의해서 모든 것이 창조되었다는 신념이 팽배한 시절에도 여전히 생물이 발전되고 변화된다는 “사실”은 변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윈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사실들이 “성명된 것”은 다윈의 진화론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
>저의 명제는 이것입니다.
>
>“사실은 이론적 설명에 의해서 비로소 빛을 발한다”
>
>그렇다면, 왜 굳이 굴드와 그 추종자들처럼 사실에 목을 메는지 모르겠군요. 창조론자들이 비판하는 같은 논리에 빠져드는가 하는 것입니다.
>굴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이 절대적으로 확실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Moreover, "fact" does not mean "absolute certainty." The final proofs of logic and mathematics flow deductively from stated premises and achieve certainty only because they are not about the empirical world.
>….
>Darwin continually emphasized the difference between his two great and separate accomplishments: establishing the fact of evolution, and proposing a theory—natural selection—to explain the mechanism of evolution.
>
>참 멋진 말이잖아요. 그러면 진화론이 사실이 아니라는 진술에 “과민” 반응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아무리 진화론이 현재 상태로서 절대적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이론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하더라도 미래에 논박될 수 있는 “이론”이라고 전제하는 것은 이것이 창조이론처럼 비과학적 진술이 아니라 과학적 진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
>그래서 굴드는 칼 포퍼를 따라서 이렇게 말합니다.
>But a prevailing viewpoint among philosophers of science belies this creationist argument. Philosopher Karl Popper has argued for decades that the primary criterion of science is the falsifiability of its theories. We can never prove absolutely, but we can falsify. A set of ideas that cannot, in principle, be falsified is not science.
>
>굴드가 이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진화론이 반증가능성에 열려 있는 이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론없는 사실은 과학에서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
>• 그리고 굴드도 자기를 진화론자라고 말하는군요.
>First, they play upon a vernacular misunderstanding of the word "theory" to convey the false impression that we evolutionists are covering up the rotten core of our edif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