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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동과 스캔들_김대식 기자
캐나다 정가에 난데없는 개소동이 벌어졌다. 발단은 연방의회에서 보수당 피터 맥케이 외무부 장관이 자신의 옛 연인이자 현 자유당 연방의원인 벨린다 스트로낙(Belinda Stronach) 여성의원을 ‘개’로 비유하면서 일이 터졌다.
당시 의회에서는 환경부 장관이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던 중이었다.
자유당의 David Mcguinty의원은 피터 맥케이 장관에게 “보수당이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지 않는다면 동물도 돌보지 말아야 한다”고 질책하면서 “장관은 기르는 개를 돌보지 않느냐”며 따져 물었고, 발끈한 피터 맥케이는 함께 보수당에 몸담던 시절의 연인 벨린다 스트로낙을 빗대 “지금은 당신들(자유당)이 갖고 있다”고 말하며 스트로낙 의원의 빈 자리를 손으로 지목해 결국 여성의원을 개로 비하했다는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당일 스트로낙 의원은 몬트리올의 한 그룹 미팅에 참가 중으로 의회에 참석하지 않았었다.
측근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은 다음 날, 그녀는 맥케이 장관의 발언에 정말 실망했다며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야 3당은 맥케이 장관이 여성전체를 개로 비하한 것으로 비화시키며 사과와 즉각 사임 등 책임추궁을 연방총리에게 묻고 있다.
스트로낙 의원(40)과 맥케이 장관(41)의 꿈 같던 로맨스는 그녀가 온타리오 지역구에서 보수당 후보로 당선된 후 자유당으로 말을 갈아타며 폴 마틴 정권 당시 장관자리에까지 올랐던 17개월 전 끝을 보게 된다.
내셔날 포스트 신문 칼럼니스트 돈 마틴이 쓴 벨린다 스트로낙의 전기를 보면 그들의 관계는 결별 후 냉랭한 관계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의회에서 마주치면 벨린다 스트로낙이 인사를 건네도 맥케이는 노골적으로 등을 돌렸었다고 한다.
이번 개 파문에는 사실상 스트로낙이 난데없는 개 공격을 받은 피해자로 부상했지만, 사실 그녀가 공직에 몸을 담은 이후 이런 저런 풍문은 끊이지 않아 왔다.
벨린다 스트로낙이 정계에 입문한 뒤 지난 3년 간 보여준 매력적인 이미지에는 천박하고 속 빈 플레이걸 이미지가 겹치며 나이트 클럽에서의 비행, 가슴 확대수술, 같은 뜨거운 가십 거리가 끊임없이 따라다니기도 했다.
가장 최근의 뉴스거리는 얼마 전 은퇴한 NHL 토론토 메이플 립스 하키팀의 ‘싸움 닭’ 타이 도미 선수의 이혼 사건 배후에 ‘또 다른 여인’으로 확인된 것이 그것이다. 또한 타이 도미 선수 이전에도 그녀는 시카고 호크스 하키팀의 수비수 제롬 듀폰, 몬트리올 팀의 마크 메그나와도 염문을 뿌린 것으로 곧 출간 예정인 자신의 전기에 밝히기도 했다. 아이스 하키에 열광하는 캐나다 여성들 속엔 하키선수들이 섹시 아이콘처럼 자리잡고 있다고도 한다.
구글 이미지를 뒤져보니 연방국기를 배경으로 핫 비키니에 망사스타킹을 신고 찍은 그녀의 난감한 사진도 보인다. 언제적 사진인지 몰라도, 순간 합성사진이리라 생각해 봤지만, 심란하게도 그건 아닌 것 같다.
스티븐 하퍼 연방총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이 심각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주 요인에 여성 지지자들이 떠나가고 있다는 분석에 이어, 이번 개소동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거지며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여성계가 발끈했다. 많이 화난 모양이다.

미국에는 잘 알려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스캔들이 있었다. 여성들을 매혹시키던 당시 51세의 중년 남성, 숙녀들의 남자로 일컬어지던 그는 모니카 르윈스키라는 여직원과 백악관 집무실 옆 개인 서재에서 10여 차례 부적절한 접촉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비록 CCTV를 통해서이긴 하지만 미국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연방 대배심 앞에서 검사들의 신문을 받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모니카 르윈스키는 겨우 21세 때 인턴사원으로 백악관에 들어가 불과 5개월 만에 대통령과 밀애를 나눴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부로 전출된 데 불만을 품은 그녀는 친구의 어깨에 기대 울면서, 녹음기가 숨겨져 있는 것도 모른 채 대통령과의 관계를 털어 놓아 사건이 세상에 밝혀지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여론에는 그를 추궁하던 특별검사에 대해 ‘빵 한 덩어리 훔친 남자를 교수형에 처하려는 인물’로 몰아치기도 하며 클린턴에게 동정적 민심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다. 그것도 이상한 여론이다.

한국정치의 막후에서는 과연 어떤 섹스 스캔들이 생기고 있는가. 검색 창에 쳐보니 줄줄이 달려 나온다. 최근 것으로는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하고 “음식점 주인인줄 알았다”고 제 무덤 파듯 해명해 더욱 큰 물의를 빚었던 최연희 의원이 다시 복귀를 꿈꾸며 꿈틀댄다는 소식이 있다.
2002년에는 국회의원들의 '성상납 스캔들'이 정치권의 추악한 폭로전으로 번지기도 했단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의원 3명이 여자 탤런트들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민주당은 하루 뒤 '야당 고위층 가족을 둘러싼 음란비디오 문제'를 꺼내 들었고, 이에 맞서 홍 의원은 "민주당 A의원이 탤런트 B양을 지역구 행사에 초대해 성추행을 했고, C의원은 제주 모 호텔에서 탤런트 D양으로부터 성상납을 받았으며, E의원은 A의원 소개로 F양으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며 면책특권을 이용해 무책임한 폭로의 강도를 높였다.
민주당에서는 “홍 의원이 밝힌 정도의 유언비어는 우리 당에도 넘치고 넘친다"고 맞받아쳤다는 기사가 보인다. 개나 소나, 거기서 거기였는지 모르겠다.
또 94년 별세 한 정일권 전 국무총리는 말년에 70년대 대표적 의문사 사건의 주인공인 정인숙의 외아들로부터 친자 확인 소송을 당해 세인의 입담에 올랐던 적도 있다.
이 밖에도 성 추문은 정계, 재계 학계, 심지어 종교계에서까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예계와 관련해서는 과거나 지금이나 괴소문들이 여전히 떠 돌고 있다. 전직 대통령 중 상당 수도 스캔들 의혹으로부터 별로 자유롭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들 지도층이자 공인이란 사람들이다. 영웅호색이라는 되먹지 않은 구시대의 유물이 아직도 ‘금지어’에 오르지 못하며, 일그러진 영웅소리 듣고파서 환장하는 문화가 남아 솔솔 밤낮으로 요염한 사향냄새를 피우고 있는 건 아닌가. 배꼽아래서 있었던 일은 말하는 게 아니라며 너그럽기만 하던 해괴한 불문율이 오늘도 성문법보다 우선하면서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말이지 이 문제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꽤나 오래 가지 싶다. 이상하고 요상하다. 아무리 교육을 시키고 규제를 강화해도 씨도 안 먹히며 막가고 있으니 말이다.
성 추문과 범죄가 줄어들었다는 소리를 혹시 들어 본 적 있는지 묻고 싶다. 남성편력이나 여성편력이나 큰 차이는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일차 책임이 남성들의 잘못된 성의식에 있다는 전제에 틀림이 없다면, 코미디프로 형님뉴스의 건달기자 덕근이가 “남자가 남자다워서 뭣에 쓴다요?”라던 반박을 떠올리게도 한다. 생각 따로, 마음 따로, 몸 따로 놀고 있다. 보면 볼수록 개는 인간과 참 친근한 동물인 것 같다. 물론 영문도 몰라 퍽이나 억울할 개들에게는 한참 미안한 얘기지만, 전부 개수작이고 개소동이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10/27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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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발행일: 200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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