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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이의 삶: 거친 밀가루 (Whole wheat flour)
제가 한국에서 살 때는 새~하얀 색갈의 밀가루를 최상품으로 쳐주었습니다. 밀겨가 하나도 섞이지 않은 하얀 밀가루로 칼국수를 만들거나 수제비를 만들면 아주 맛있었습니다. 밀의 껍질을 완전히 벗기지 않아서 누런 색갈이 나는 밀가루는 가격이 아주 싸씁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곰표 밀가루”는 아주 하얀 밀가루로서 곰표 밀가루로 음식를 만들어 먹으면, 보리밥을 먹다가 하얀 니팝(쌀밥)을 먹는 것처럼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까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곰표 밀가루 같은 하얀 밀가루가 몸에 안 좋다는 것입니다. 옛날엔 빈민자들이 먹던 누런 밀가루가 몸에 좋다고 먹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또 전에는 소나 말이 먹던 밀겨를 사람몸에 좋다고 Whole wheat flour라고 해서 밀껍질을 벗기는둥 마는둥 하고 밀가루를 만들어서 건강식이라고 하며 빵을 만들어 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빵이 가격이 더 비싼 것을 종종 봅니다.

어느 날 Whole wheat bread로 Sandwich를 싸는 아내를 보고 한마디 했습니다.
“여보, 난 하얀 빵이 더 좋은데……”
“이빵이 더 좋테요. 영양가도 있고”
“맛이 좋아야지~”
“이젠 맛보다 몸을 생각해야 해요”
“이런 것은 소나 말이 먹는거였는데……”
“건강에 좋다니 잔말 말고 먹어~ 착하지~~~”
아내는 머리털 없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습니다.

점심시간에 Whole wheat bread로 만든Sandwich를 집어들고 물끄럼이 쳐다봤습니다.
‘이젠 맛보다 몸을 생각할 때라구?’
‘그래도 아내니까, 그런 생각을 해주지……’
Sandwich를 한입 베어물고 씹으니, 입속에서 깔깔한 밀껍데기가 씹혔다. 그런데 계속 씹으니까, 하얀 빵에서 느끼지 못했던 구수~한 맛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맛있네…… 괜히 아침부터 투정을 부렸네!’

Sandwich를 먹으면서 엉뚱한 곳으로 생각이 흘렀습니다. Whole wheat bread와 교회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저희들은 모두 교회가 맛있는 하얀빵 같이 되는 것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너도나도 모두 하~얀 밀가루로 신앙 좋고 모두의 생각이 똑같고 온유해서 교회일에 문제가 없고, 제직회에서는 아무 불평이나 반대 없이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통과되고…… 저희들은 종종 하얀 밀가루 속에 누르티티한 밀껍데기가 눈에 띄면 집어서 버리곤하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하얀 밀가루여야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얀 밀가루처럼 선택된 사람들만이 모여서 예배드리고 받은 축복을 감사하며 기뻐해야 좋은 교회라고 합니다. “우리 교회가 정말 맛있는 빵이야!”하며 좋아합니다. 자기들과 좀 다르던가 이상한 사람들은 하얀 밀가루에서 밀껍데기를 골라 버리듯 교회에 발을 못 붙이게 합니다. 그런 교회는 “맛있는 교회”일지는 몰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건강한 교회”는 아니라고 생각해 봅니다. 교회는 온갖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서 신앙생활을 해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건강한 교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Whole wheat bread가 맛은 좀 덜 할지 몰라도 건강식품인 것처럼……

꼬리글: 저희 교회 홈피에 올렸더니 몇분이 꼬리글을 달아서 함께 올렸습니다.


한마음: 글을 잘 읽었습니다. 몇번을 읽으면서 제 마음에 드는 생각이 있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아직 부족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온 교인들이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는 것이 하얀밀가루가 되어 몸에 좋지 않다고 하신 말씀이 이해가 가질 않네요. 오히려 그모습이 성경에서 말한 건강한 교회 아닐까요?

오히려 저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알곡과 가라지의 비유처럼, 하나님은 우리 교회가 알곡으로 가득채워지길 원하시는데 아직 우리가 교만하고 재 자신을 죽이는 믿음이 없어 가라지로 뻣뻣하게 남아있는것 같은데요.
저는 다만 제가 알곡이 되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제가 사랑하는 우리 교회의 교인들도 모두 알곡이 되어 하나된 믿음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기쁨이 넘치는 교회가 되길 기도할 뿐입니다.
글을 다 이해하지 못한 바도 있겠지만 제 작은 소견을 올려보았습니다.
가명으로 올려 죄송합니다.

한생각: 님의 글을 잃어면서 교인의 한사람으로써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흰밀가루빵과 잡곡밀가루빵 같이 모습과 내용이 근본부터 다른사람들이 모인
교회에서 때로는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이해하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해주는
마음으로 서로 마음상하는 일이없었으면 좋겠읍니다.

한마음님의 답글에 표현하신
예수님이 말씀하신 알곡과 가라지의 비유는 무었일까요?
행여나 어느누구라도 가라지로 비유되여저서 교회를 나오지 않게 되는 교인은
한사람도 없어야 되겠읍니다.
가명으로 올려 죄송합니다.

어진이: 교회에 “한”씨 성을 가지신 분들이 참 많네요. ㅎㅎㅎ
한교인, 한성도, 한마음, 한생각, 한교우 등등
여러분들께서 다신 꼬리글을 읽고 저도 다시 한번 곱씹으면서 읽어 보았습니다. 먼저 “하얀 밀가루가 몸에 안좋다”라는 문구가 제 마음에도 걸리네요. 하얀 밀가루도 좋지만 거친 밀가루가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할려고 했는데…… 제가 Sandwich를 먹으면서 엉뚱한 생각을 했던 배경을 몇가지 이야기 해야겠습니다.

약 일년 전에 어느 목사님의 은퇴예배에 참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저희 교회를 위해서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고마운 분이셨습니다. 더우기 저희 교회와 노회와의 관계를 잘 연결해 주셨던 분이었습니다. 저까지 세분이서 은퇴예배에 교회를 대표해서 참석했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글쎄 선물을 주면서 Speech를 해야 한다지 뭡니까! 당연히 영어로…… 은퇴 목사님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시는 목사님이셨습니다. 큰 교회를 꽉 메운 400여명의 교인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서 앞에 나가 섰을 때 저를 주시하던 800여개의 눈동자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인사말을 했는지 정신이 없었습니다. 인사말을 끝내고 내려와서 자리에 앉았은데 아주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얼굴이 희지 않은 사람들은 딱~ 세 사람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인사말을 하기에도 정신이 없었을텐데, 어떻게 그걸 기억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제 머리에 “이렇게 좋은 목사님이 은퇴를 하시는데 우리마저 없었더라면 하나님께서 많이 섭섭하셨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제가 인사말을 하려고 앞으로 걸어 나갈 때 회중들의 의아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모두 하얀데 눈에 띄는 노란 얼굴! “어~~~! 저 사람은 누구야!”하는 반응 말입니다. 결론은 그때의 기억이 하얀 밀가루와 거친 밀가루를 생각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지금도 모두 흰 사람들뿐이었는데 딱~ 저희 교회 교인 세 사람만이 아닌, 더많은 다르게 생긴 사람들이 모여서 은퇴예배를 드렸다면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래 전에 글에서 읽었던 어느 사람의 말이 저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교회에 오는 것을 좋아하겠습니까?”
왜 교회을 안 가십니까? 라는 질문에 한 대답이었습니다. 그 사람의 말에 의하면 어느 정도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교회에 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돈도 있어야 하고, 지위도 있어야 하고, 옷차림새도 봐줄만 해야 하고…… 안 그러면 교회문을 들어설 때 자기가 교회에서 환영을 받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하얀 밀가루와 거친 밀가루를 생각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또 많은 한국 교회의 현실이 “목사님의 말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회의석상에서 감히 목사님의 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마귀의 자식(?)”이라는 낙인이 찍힌다는데… 그래서 교회를 떠나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이야기를 듣을 때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하얀 밀가루와 거친 밀가루를 생각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이해하고 보듬어 주며 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하얀 밀가루라고 자만하면서 밀껍질을 골라내는 사람은 아닌가?”
Sandwich를 먹으면서 그저 두서 없이 생각났던 이야기를 글로 썼는데, 다시 읽어 보니까 오해의 소지가 있네요. 저의 의도는 한생각님과 거의 같습니다. 다음엔 글을 쓸 때 좀더 조심하겠습니다. 제가 할려고 했던 이야기의 뜻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길어졌네요.
주님안에서 모두 행복하세요.

기사 등록일: 200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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