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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나님 보세요
혜나님, 안녕하셨어요? 이젠 가을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붑니다. 올 여름처럼 더웠던 해가 없었던것 같습니다. 혜나님의 물음에 대답이 많이 늦었지요? 요즘 좀 비빴습니다. 아이들이 여름이 끝나가 전에 가족 Camping를 다녀오자고 해서 다녀왔고, 회사에서 출장도 다녀왔습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몇년동안 벼르고 벼르던 Sprinkler system를 손수 설치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고용해서 설치하면 쉬웠겠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사실은 제가 집주위의 일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휴가를 얻어서 설치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무척 많이 고생했지만 아주 많이 배웠습니다. 이젠 이웃에서 저의 잔디가 제일 좋은 잔디가 될 것입니다. 다 끝내고 나니 대견스럽기도 했습니다. 서론이 길어졌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혜나님께서 물어 보신 질문에 한참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지금도 생각중입니다.
“나는 아직도 이민이라는 나무를 오르고 있는가?”
아주 간단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답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혜나님의 질문이 저의 이민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만들었습니다. 이민이라는 오르기 힘든 나무에 오를려고 참 많이 애도 썼고 떨어지기도 수없이 떨어졌습니다.

혜나님은 나무에 올라보셨습니까? 저는 어려서 가끔 나무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해방과 6.25 동난 이후 어려웠던 시절!
아카시아 꽃을 따먹기 위해서, 오디를 따먹기 위해서 나무에 올라가곤 했습니다. 친구중에 나무를 아주 잘 타는 친구가 있었는데, 정말 원숭이처럼 나무를 잘 타서 모든 아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나무에 오르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좀 더 하지요. 어떤 나무는 가지가 적당한 거리에 있어서 하나 하나 잡고 밟고 올라기면 아주 쉽습니다. 그런데 어떤 나무는 매끈해서 아주 올라가기가 어렵습니다. 제 생각에는 나무에 오르는 이유가 몇가지 있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열매를 따기 위해서 입니다. 열매를 하나라도 더 따기위해서 아슬아슬한 곳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올라갑니다. 어떤 때는 제일 좋은 열매가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달려있기도 합니다. 그 좋은 열매를 따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두번째는 아주 높는데 까지 올라가서 다른 사람들로 부터 칭찬을 받기를 바랍니다. 공명심에 높은 곳 까지 올라갑니다.

세번째는 나무에 올라가서 가지에 걸터 앉아 쉬기 위해서 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어서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나무위에 Tree house라도 있으면 아주 좋을 것입니다. 나무위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은 또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이민”이라는 나무에 오르는 이유도 비슷할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죽을둥 살둥 애써서 올라왔더니 좋은 열매는 이미 본토박이들이 다 따먹었고 쭉정이만 몇개 매달려 있는 것을 보면서 실망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손에 닫지 않은 곳에 있는 좋은 열매들을 따겠다고 위험한 가지를 타다가 떨어지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열매를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나무가지에 걸터 앉아 쉬는 여유로움을 가져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걸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나무를 오르냐?”고 물어 보셨지요? 물론이지요. 삶을 마감할 때까지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나무가지에 걸터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는 여유로움을 좀 가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나 아내나 너무 앞만 보고 뛰었나 봅니다. 부모들은 자식들을 위해서 산다고는 하지만 , 이젠 저희들도 속셈(?)을 좀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

혜나님의 질문에 대답을 생각하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나무를 올라갈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나무를 잘 타던 친구는 나무 꼭대기에서 아카시아꽃을 따서 혼자 맛있게 먹었습니다. 친구들이 좀 따서 던지라고 해도 못 들은 척했습니다. 어린 마음이 녀석이 얼마나 부럽든지! 아카시아꽃을 따서 좀 던져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지, 얼마나 많은 열매를 땋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바라기는 앞으로는 얼마 안되지만 제가 딴 열매를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또 나무에 잘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줄사다리를 만들어서 아래로 내려뜨려야겠다고도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나무에 Tree house를 하나 만들어서 나무에 오르느라고 애쓴 사람들에게 쉼터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도 생각해봅니다. 생각으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간단한 질문에 괜시리 장황하게 늘어 놓았지요?
나이가 들면 필요 이상으로 말이 많아진다던데……
저도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습니다.
혜나님, 환절기에 건강하세요.
그리고 혜나님의 삶의 바구니에 아름다운 열매가 그득하시길 빕니다.

기사 등록일: 200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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