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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할매
개할매 난 금요일 점심시간이 제일 좋다. 반나절만 지나가면 주말이 된다는 생각에 느긋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엔 뭘 한다~?’ ‘오늘 저녁에 느긋하게 video나 한편 봐야지!’ 점심시간을 끝내고 실험실에 내려 갈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Hello~” “아버지, 진이예요” “오래간만이다. 잘 지냈어?” “네~ 아버지, 오늘 저녁에 시간있어요?” “있어, 왜~?” “Rocky 를 봐 불 수 있어요? 오늘 저녁에 리나랑 시내에서 볼 일이 있어요” “Rocky를 보는 것은 엄마한테 먼저 허락을 얻어야지!” 큰 아들이 Rocky를 데려온 이후로는 심심치 않게 손자(?)를 봐야 했다. 순진이는 개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Rocky를 보기 전에 먼저 순진이의 허락을 얻어야 했다. “벌써 엄마는 OK했어요” “그래~? 언제 데려 올건데?” “리나도 저도 오늘 집에 못가요.” “……” “그러니까 아버지가 저희 집에 가서 Rocky를 데려가야 돼요” “알았어. 그럼 일 끝나고 집에 가서 Rocky를 데려올께” “Thanks dad! 저희들은 밤 11시나 돼야 갈꺼예요” “알았어” ‘휴우~ 오늘 저녁엔 Rocky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겠구나!’ 퇴근 후에 아들네 집에 갔다. 어느 새 사람 발자국 소리를 듣었는지, 문손잡이를 만지기도 전에 Rocky는 짖기 시작했다. Rocky는 저녁이 되면 문간에서 며누리가 오길 기다린다고 했다. 문을 여는 순간, Rocky는 내게 뛰어 올랐다. 고 쪼그만 녀석이 내 허리까지 뛰어 오르며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 했다. ‘녀석이 하루종일 얼마나 심심했으면 이렇게 좋아할까?’ ‘좀 귀찮아도 dog-sitting해준다고 하길 잘했네!’ 내가 dog-sitting를 못해주면 Rocky는 15시간을 혼자 있어야 했다. 며누리가 준비해 놓은 Rocky의 가방을 들고, Rocky를 데리고 나왔다. 전에는 아이들의 기저귀 가방을 들고 다녔는데 이젠 손자(?) Rocky의 가방을 드는구나! Rocky가 집에 오면 모든 일을 내가 해야 했다. 뒷마당에서 같이 놀아주어야 했고, 약 30분간 함께 걸어야 했다. 똥 오줌을 정해진 곳에서 잘 싸면 treat를 주면서 칭찬을 해줘야 했다. 심심해 하면 눕혀 놓고 배를 긁어 주는 것도 내가 해야 했다. 순진이가 하는 일도 있는데, 그것은 Rocky를 spoil시키는 일이었다. “와~아~ Rocky가 종이위에다 오줌을 잘 쌌네!” “그래~? 과자를 하나 주어야지! Rocky~~~ 이리와” Rocky가 뛰어와서 빤히 쳐다보았다. ‘이~구~~! 귀여운 녀석!’ 콩알만한 과자를 손에 쥐고 검지를 펴서 Rocky의 머리 위에 놓고 “Rocky~ 앉어~!” 했다. Rocky는 쪼그리고 앉았다. 손을 펴서 과자를 보여주고 “Rocky~ 기다려~!” 녀석은 입맛을 다시며 과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옆에서 보고있던 순진이가 “Yes, Rocky” 라고 말했다. Rocky는 과자를 낼름 집어 먹었다. “여보, 지금 뭐하는거야~! 더 기다려야지” “ㅎㅎㅎ…….” “웃음이 나와~? 당신 지금 Rocky를 Spoil시키는거야! 알기나 해?” “ㅎㅎㅎ… 여보, 나~ 과자 하나만 줘봐” “뭐하게?” “글쎄~ 줘봐~!” 순진이는 과자를 손에 쥐고 “Rocky~ 앉어!” 했다. Rocky는 순진이를 빤히 쳐다보면서 앉았다. “어머~ 어머! 내 말도 듣네~!” “그럼~!” 순진이는 손을 펴고 과자를 보여주었다. ‘이 여자가 어쩔려고 이래… Rocky가 손을 핥으면 기겁을 할텐데…’ 순진이는 잠간 망서리다가 과자를 집어서 바닥에다 놓았다. ‘그러면 그렇지!’ 그리고는 “Rocky~ 기다려” 하곤 1초도 안돼서 “Yes, Rocky” 했다. Rocky는 얼씨구나 하면서 낼름 집어 먹었다. “이렇다니까~ 리나가 10초 기다리랬어~!” “내 맘이야~!” “이래서 할미들이 ‘손자 손녀 버릇망친다!’는 소리를 하는거야~!” “ㅎㅎㅎ… 재미있다~!” “재밌어~? 잘해보셔~” 순진이는 과자 주머니를 내게서 빼았아 들었다. 그리곤 같은 걸 다섯 번이나 반복했다. 그리곤 좋아서 어쩔줄 몰라했다. “여보, 요놈 정말 귀엽다!” “여보, 좀 더 기다려야지~! 그렇게 빨리 ‘Yes’를 하면 어떻게 해” “불쌍하잖아~ 입맛을 다시는게……” “여보, 이건 교육이야! 알어?” “교육 좋아 하시네!” “당신 그러다가 ‘개할매’ 소리 듣는다!” “ㅎㅎㅎ… 당신이 개할밴데, 내가 개할맨건 당연하지” “에이구~ 개두 못 만지는 개할매가 어디 있어?” “ㅎㅎㅎ… 근데 왜 나는 개를 못 만지겠지?” Rocky가 졸음이 오고 피곤한 모양이었다. 동작이 굼떴다. 에미 애비 생각이 나는지 현관 주위를 서성거렸다. 우린 TV를 켜고 video를 보기 시작했다. Rocky가 어슬렁 어스렁 걸어 오더니 Sofa위로 뛰어 올라왔다. “여보, Rocky가 왜 이래?” “엄마 생각이 나는 모양이지!” “정말~?” “Rocky야, 이리와~” 오라고 손바닥을 쳤다. 그랬더니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순진이 무릎 위에 올라가서 업드렀다. “여보, 이거 봐~~~! 어머 어머!” “짜식 나한테는 안오고……” 녀석은 순진이의 무릎 위에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를 업드려 있었다. “여보, 이상해! 그리고 신기해!” “Rocky가 나보다 당신를 더 좋아하나 봐! 샘나는데? ㅎㅎㅎ” “여보, 너무 귀여워!” “여보, 한번 쓰다듬어 봐?” 순진이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서 Rocky 머리 위에 올려 놓았다. “거봐~ 괜찮지?” 순진이는 가만 가만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보 이상해! 내가 개를 만지다니!” Rocky는 순진이 무릎 위에서 어느 새 잠이 들었다. “여보, Rocky가 정말 귀엽다~!” 순진이는 video는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잠든 Rocky를 계속 쓰다듬고 있었다.

기사 등록일: 200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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