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탁발 수도회십자군 원정으로 인한 중세 시대의 발전 즉, 도시와 교역, 그리고 화폐 경제의 발전은 새로운 모습을 가져다 주었다. 화폐 경제는 보다 전문화된 생산을 통하여 부의 집중을 야기시킴으로써 상업 거래를 비인간화 시켰다. 이에 따라 빈부의 격차가 더욱 넓어지게 되었다. 도시의 성장과 함께 발생한 인구 이동으로 말미암아 전통적 교구 목회는 도시를 향해 모여든 인구들의 종교적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이미 수 세기를 두고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 왔던 수도원 운동이 이와 같은 화폐 경제의 약점에 대응하여 인구 이동에 대처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탁발(托鉢) 수도사들"(mendicants)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그 의미는 구걸을 토해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탁발 수도회의 선구자는 리용 출신의 상인으로서 극도로 청빈한 생활을 했던 수도사의 이야기를 듣고 이에 감동하여 스스로 가난과 설교의 길에 나섰던 피터 왈도(Peter Waldo)라는 사람이다. 곧 그 주위에 여러 추종자들이 모여 들었으나 대주교는 이들의 활동을 금지시켰다. 이들은 로마에 항소하였으나 이들을 담당하였던 신학자들은 그들의 무식을 조롱할 뿐이었다. 이러한 푸대접과 거듭되는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설교를 계속하였다. 그 후 일어난 박해로 말미암아 이들은 알프스 산맥의 계곡들에 자리 잡은 산촌에 은둔하게 되었다. 왈도 이후에 등장한 사람이 상인 계급 출신의 프란시스(Francis)라는 사람이다. 그의 모친이 프랑스 사람이었으며, 그의 부친 역시 프랑스와 잦은 거래를 하고 있었으므로 그 영향 때문에 그는 프랑스의 음유 시인들의 노래를 좋아하였다. 이에 따라 그의 고향 아씨시(Assisi)의 친구들은 그를 가리켜 "프란치시코"(Francesco), 즉 '작은 프랑스인'이라 불렀으며, 결국 그의 본명이 지오반니(Giovanni)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늘날까지도 이 별명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왈도와 마찬가지로 프란시스는 종교적 경험을 통하여 청빈의 생활을 포용하였다. 자신의 전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준 후 벌거벗은 몸으로 숲속으로 들어가 은둔생활을 시작하였다. 그 후 1209년경 그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금과 은을 지니지 말고 복음을 전하라고 내보내는 복음서의 말씀(마 10:7-10)을 들었다. 그때까지 그는 단지 자발적 빈곤을 통한 기쁨 만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자기가 처할 곳이 아무도 찾지 않는 조용한 고독의 장소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법석대는 곳으로 들어가 이들을 교훈하고 가난한 자와 병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고향인 아씨시로 돌아와서 "작은 형제들의 수도회"(Friars Minors)를 만들었다. 또 다른 주요한 탁발 수도회의 창립자는 성 도미니크(St. Dominic)였다. 그는 이단으로 정죄된 알비파가 큰 영향을 미친 이유가 극단적인 금욕생활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정통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는 엄격한 수도생활과 이단에 대항한 최선의 이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학문의 탐구를 강조하는 "설교자들의 수도회"(The Order of Preachers)를 만들었다. 도미니크 수도사들은 학문의 강조 때문에 지적으로 뛰어났다. 그래서 당시에 가장 중요했던 신학의 중심지인 파리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진으로 진출하였다. 2. 스콜라 신학 이런 탁발 수도회들의 활약으로 인해 "스콜라 신학"이라고 불리우는 중세의 신학을 발전시켰다. 이것은 특유한 방법론들을 가지고 있었던 신학으로서 "학교"(School)" 속에서 발전한 신학에 붙여진 이름이다. 12세기에는 한적한 곳에 있던 수도원이 신학 활동의 중심지였으나, 13세기에 들어와서 도시 안에 위치한 대학교로 바뀌게 되었다. 이것은 도시들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이다. 스콜라 신학의 가장 중요한 선구자는 켄터베리의 안셀름(Anselm of Canterbury)이라 할 수 있다. 스콜라 신학의 발전에 있어서 안셀름의 중요성은 신앙 문제에 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이성(reason)을 적용한 것이다. 그 이유는, 이성을 통해 적용할 수 없는 신앙 문제들을 그가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이미 신앙을 통해 믿고 있던 문제들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스콜라 신학의 또 다른 중요한 인물은 피터 롬바르드(Peter Lombard)이다. 그는 신학의 체계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신론에서부터 종말론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신학의 주요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런 방법은 처음에는 거부되었지만, 결국 신학을 교수하는 기본 교과서로 사용되었고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스콜라 신학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준 것은 서유럽에서의 아리스토텔레스의 재도입이었다. 2세기 이후로 서방 교회는 플라톤주의 철학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십자군 원정과 모슬렘과의 접촉을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 서유럽에 다시 소개 되었고, 그 결과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통하여 기독교 신앙의 보다 깊은 이해에 도달하려고 노력하였다. 도미니크 수도회의 위대한 학자인 대 알베르트(Albert the Great)와 그의 제자인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가 가장 대표적이다. 아퀴나스는 방대한 작품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신학대전'(Summan Theologica)이 유명하다. 그는 감각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자료들로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예를 들면, 운동에 관한 관찰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였다. 지금 움직이고 있는 사물은 반드시 이것을 움직이게 만든 힘이 있어야 하므로, 결국 최초로 움직이게 만든 힘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바로 이 최초의 동인(動因)이 하나님이라고 설명하였다. 무엇보다도 아퀴나스의 중요성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했던 철학을 신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전화시켰다는 데 있다. 수세기를 두고 서방 신학과 동방 신학은 대부분 플라톤 철학의 경향이 있었다. 플라톤 철학은 다양한 방향에서 기독교를 도왔다. 그래서 플라톤 철학과 다른 철학에 대하여서는 철저하게 배격하였다. 그러나 플라톤 철학은 하나님의 창조나 성육신 사건 등과 같은 중요한 기독교 신앙을 약화시키는 위험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플라톤 철학이 해결할 수 없었던 것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토마스 아퀴나스를 통하여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기 때문에 그는 교회의 역사를 통해 가장 위대한 신학자들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게 되었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6/24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5 CNDrea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