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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과 가는 세월_마이클의 음악산책
월남 2차 파병이 한창 논의되던 73년, 미 국무장관 러스크 가 파병논의를 위해 서울에 왔다.
그 때 서유석은 지금은 없어진 동양라디오에서 <밤을 잊은 그대에게> 진행을 하고 있었는데 마이크 앞에서 미국 기자가 쓴 ‘추악한 미국인’이란 책을 읽어나갔다. 지금은 환갑을 넘긴 서유석 이지만 그 때만해도 20대 열혈청년으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핸드볼 선수로 활약한 적도 있는 서유석은 월남전에서 미군이 벌리는 만행을 쓴 그 책을 읽고 그냥 넘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니까 서유석의 말은 전파를 타고 순식간에 방방곡곡 퍼져 나갔고 러스크의 방한으로 비상이 걸려 있던 청와대 중앙정보부는 발칵 뒤집혔으나 당장 막을 방법이 없었다. 잠시 후 담당PD에게 연락이 왔고 곧이어 방송국 고위관계자들이 통금을 뚫고 달려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서유석은 방송국 근처 목욕탕으로 달아나 3일을 숨어있었다. 그 일로 인해 그는 방송과 노래를 떠나 유랑생활을 해야만 했다. 친구가 하는 카페에서 일도 도와주고 양복점도 경영하기도 하면서. 그래도 서유석은 부모가 모두 교육계 인사이고 특히 모친 이철경 여사가 유명한 서예가였고 3공 시절 교육계 유명인사로서 박대통령 내외와 가까운 사이라서 아들의 바람막이가 되어줘 험한 꼴은 면할 수 있었다.
가수 조영남이 와우 아파트 무너지고 김 시스더즈 귀국공연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신고산이 와르르 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 라고 노래했다. 그 때까지 병역미필 이었던 조영남이 괘심 죄에 걸려 병역기피 죄로 재판을 받고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 해야 했던 것도 그 시절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서유석은 김민기,한대수,양병집 과 더불어 밥 딜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가수 중 한 명인데 <가는 세월>에서 그는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나타냈다. “내가 지금은 힘이 없어 말 못하고 시키는 대로 하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정의는 반드시 다시 살아날 것이다” 라고.
긴급조치 9호, 병역문제, 대마초에 묶여 시들시들 말라 죽어가고 있는 가요계가 보기에도 안되었던지 당국에서도 <가는 세월>은 문제 삼지 않았고 서유석 본인의 말대로 ‘100m 달리기 혼자 달려 1등한 기분’ 이었지만 <가는 세월>은 15주 동안 MBC, TBC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곡이다.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강탈한 전두환의 언론통폐합으로 80년 11월30일 동양라디오 마지막 방송이 진행되었다. 명랑교차로 진행을 담당했던 서유석은 마지막 방송에서 울먹이면서 <가는 세월>을 부르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내 몸이 흙이 돼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연말이면 한 해를 되돌아 보며 아쉬워하며 한번쯤 생각해 보는 노래 <가는 세월>, 어떤 분은 ‘서유석의 <가는 세월>에는 철학이 있다’ 라고 말씀 하셨지만 서유석의 <가는 세월>에는 암흑시대를 살아 온 세대들이 공감할만한 그런 사연이 담겨 있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5/26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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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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