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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스티븐 하퍼를 만나다. 김대식 기자
영화 스파이더맨-Ⅲ 제작여부가 논란이다. 전편에서 거꾸로 매달린 채 비를 맞으며 사랑하는 여인 M.J와 키스를 나누는 장면, 비에 젖은 옷이 찰싹 달라붙으며 기막히게 드러난 여배우 Kirsten Dunst의 촉촉한 가슴 라인을 훔쳐 보느라 잠시 넋을 잃는 동안에, 스파이더맨은 펄럭이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한 포즈 취하며 미국의 힘을 대변한다.
‘Great power, Great responsibility’. 더 많은 힘에는 더 많은 책임이 따른다는 광고 성 카피가 흐른다. 미국, 지들이 알아서 지구를 지키겠다는 얘기였다.
순박한 청년 피터 파커는 두 편의 미국산 홍보영화에 동원되며 철저한 연출에 이용 당한다. 따지고 보면 정의를 위해 사랑을 등진 이 아름다운 청년도 선의의 피해자일 뿐이다. 위선과 위악을 가려내며 제 목소리를 내는 그의 진화를 기대한다.
이스라엘이 실수를 인정했다. 남부 레바논 Qana지역 민간인 주거빌딩에 대한 조준폭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사망자가 수 십 명을 넘고 있다. 이스라엘은 실수를 인정하고 48시간 공습 중단을 선언했다. 휴전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CNN뉴스에 위성으로 연결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CNN앵커는 대변인의 말을 끊어가며 민간시설임을 익히 알면서도 공습을 감행한 것 아니냐고 따져 든다. 이스라엘은 생생한 군사 비디오 클립을 들이댄다. 영상자료에는 건물 하나 하나가 무섭도록 속속들이 보인다. 이 여성 대변인은 피폭 수 분 전에 민간인 주거건물 바로 옆에서 행해진 헤즈볼라 게릴라 들의 대 이스라엘 로켓포 발사 장면을 들이대며, 이번 희생의 책임은 전적으로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숨어 들어 작전을 수행한 헤즈볼라 측에 있다고 전가한다. 이스라엘은 자위권 행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히며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에게 있어서는, 선제 공격이 곧 수비란 얘기일 것이다.
많이 듣던 소리지만 이럴 땐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미안해서 그녀의 목소리가 커지는 걸까. 아니다. 대개 변명할 때 언성이 높아진다. 사실 개전 이래 민간인 피해는 일상이 되어 왔다. 이해한다. 늘 안중에 없어 왔는데 이제 와서 모두에게 새삼 미안할 일도 아니다.
이보다 하루 앞서 이스라엘 측은 미국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앞으로 최소 10~14일의 작전 기일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간청한바 있다. 기어이 한 달을 넘길 모양이다. 코피 아난 UN사무총장의 휴전요청은 공허하다. 세계의 이목과 한숨은 허공을 가른다. 프로 레슬링 심판처럼 못 본 척 등 돌리고 시간을 벌어주면 수지 맞는 건 미국이다.
미 군수업체들은 미국이 이란, 시리아, 북한에서의 군사작전을 감행 할 때 발생할 시나리오 까지 수지계산을 이미 마쳤다. 중동 평화의 산파역을 자임하며 현지를 방문한 라이스 국무장관은 말 잘 듣는 새 중동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과 고통도 숭고하게 치러낼 의지를 보인바 있다. 애 떨어질 소리다. 산통 중에 유산 될 까 겁난다.
오늘 부시정권의 중동정책은 거동을 못하도록 “매우 쳐라!”는 것이지만, 알라의 땅에서 “내 죄를 내가 알겠소”하고 자복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콘돌리자 라이스, 그녀도 그러하듯이 부시 정권 내부에서는 독해야 살아 남는다. 도처에서 반전 평화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무자비한 이스라엘의 위대한 작전 명 ‘여름 비’, 비는 멈추어야 한다.
부시 정권과 이스라엘은 뭔가에 쫓기고 있는 듯 바빠 보인다. 절대권력 행사가 가능한 시절에, 자신들의 무력통치가 가능할 때 레지스탕스 저항세력을 싹쓸이 하기 위해 서둘고 있다. 밀어 부치기 식 강권정치의 결과로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쩔쩔 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두려움이 서서히 밀려드는 것은 아닌가. 감이 그렇단 얘기다.
캐나다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스티븐 하퍼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일방 지지하며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에게 연방총리 자리를 허락한 이유가 결코 본인에 대한 절대 신임과 기대가 아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총선 당시를 돌아보자.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미사여구, 정치적으로 진화했다고 천명한 적이 있다. 과연 그런가. 진화는커녕 아직 변태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모양과 형태조차 바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번데기로 꿈틀댈 뿐, 꿈틀대며 먼지만 뒤집어 쓸 뿐, 노랑나비가 될지 독나방이 될지, 아니면 그냥 구더기로 뒹굴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당시 지지율을 보자. 연방 자유당에 대한 반대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도 격조 있는 신문이라고 인정 받고 있는 캐나다 전국 지 글로브 앤 메일도 선거기간 중엔 딱히 폴 마틴의 자유당을 지지하지는 않았었다. 오히려 자유당의 자충수가 발생할 때마다 보수당에 유리할 논조를 펴왔었다. 분명히 연방 보수당의 약진에 딴지를 걸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스티븐 하퍼가 당선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모든 논객 들을 총 동원해 스티븐 하퍼에 대한 집중포화를 퍼 부었었다. 그 의미를 깊이 있게 읽기 바란다.
캐나다가 가는 길을 소수 여당이 마음대로 잡아 당겨서는 아니 된다. 진화론으로 안심시키고 총리자리에 올라 이제 국민들을 핏빛 불안한 국제정세 속으로 몰아 넣는 일은 배신에 다름 아니다. 그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준 것이 아니다. 하퍼총리는 아직 젊다. 거짓말쟁이, 사기꾼의 길을 걷지 않기 바란다. 슬픈 일이지만 지금 투전 판 앨버타에 불쌍한 사기행각은 차고도 넘친다. 진절머리 난다.
모래가 바위가 된다. 저항을 두려워하길 바란다. 국론은 더욱 분열되고 내 외부로부터의 대립은 심화되고 있다. 유대계 캐네디언 들은 스티븐 하퍼에게 ‘땡큐!’를 연발한다. 무슬림의 분노는 유태인을 직접 겨누고 있다. 연방 보수당의 지지율은 며칠 새 4% 이상 폭락하고 글로브 앤 메일의 저격수 John Ibbitson은 하퍼의 중동정책 맹비난에 이어 차기에도 저주 받은 소수당의 운명을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하퍼는 외롭지 않은 듯 하다. National Post를 필두로 Sun 미디어, 헤럴드의 CanWest 가 뒤를 봐주는 듯 보인다. 그래서 더욱 슬프다.
‘메이드 인 캘거리’ 하퍼 총리는 제발 앞장서서 나대는 일이 없길 바란다. 분명히 과정과 결과에 있어 누군가 책임질 일이 너무나도 많은 전쟁이지 않은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부시의 행동대장은 이스라엘 하나로 족하다. 우방인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호주 그리고 이슬람 국가들, 그들이 먼저 캐나다로부터 손을 거두기 전에 내쳐선 안 된다. 수 읽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태생적인 극우성향을 전개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걱정이 백두산 이다.
핵심을 살짝 비켜난 아프가니스탄, 그 변방에 파병한 것 만으로 캐나다의 몫은, 희생은 충분하다. 캐나다의 주권을 지키겠다던 대 국민 약속은 늘어난 국방비, 부시와의 동맹 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자명한 일이다. 맑은 공기와 햇살 받으며, 숨쉬고 살기 떳떳한 캐나다를 제 멋대로 변절 시키는 독재의 길을 가서는 안 될 것이다.
더더구나 수상한 일은 일련의 행위들이 국익을 위해서 내린 고통스런 결정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가 즐기고 있는 듯한 인상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캘거리로부터 주민 소환령 이라도 내려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실연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앨버타와 캘거리의 보수 민심이 얼마나 지켜줄는지는 모르겠지만 “돌아와요. 캘거리로” 가 유행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택한 나라 캐나다가 지구촌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중의 하나로 남아 있길 바란다. 그러하지 않다면 먼 길 떠나온 이민자들이 너무 많이 아파 질지도 모르니까.
진화를 독려한다. 우리 함께 정신 차리자. 함께 정의가 온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자. “Who am I? I’m your friendly neighborhood, Spiderman!”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8/4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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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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