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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행려병자의 죽음 _ 마이클의 음악산책
1978년 2월 동부시립병원에서 42세 남자가 죽었다. 사인은 간경화, 연고자도 없는 행려병자였다. 병원에서는 연고자를 찾았다. 그는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주인공의 이름은 전우(田友), 본명은 전승우, 60-70년대 가요계에 이름을 남긴 작사가. 서울대를 졸업한 그는 연예잡지 아리랑 기자로 들어갔다. 박경리, 드라마 작가 김수현이 아리랑에 기고 했던 작가들이다. 당시 가요계가 백안시 당하고 딴따라 소리 듣던 시절인데 서울대 출신이 아리랑 기자로 들어간다는 건 보기 힘든 일이었다. 그는 아리랑에 있으면서 연예인들에게 주는 독수리 상을 만들었다. 71년 아리랑의 경영주가 바뀌면서 다른 잡지사로 옮겼는데 그 잡지사가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한때 실업자가 되어 방황하기도 했지만 그는 가요계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배호의 매니저로 있으면서 배호의 노래 안녕, 누가 울어,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 등을 작사했고, 정원의 허무한 마음, 박경희의 저 꽃속에 찬란한 꽃이, 고종 황제의 손자인 왕자 이석의 비둘기 집, 예비군가도 그의 작품이다. 73년 최초의 프로덕션 전우 음악실을 차렸다. 통기타 가수인 이연실이 소공동 four seasons에서 노래 부를 때 우연히 들렀다 이연실의 노래를 듣고 이연실 데뷰앨범을 제작했는데 ‘전우 음악실’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생음악 살롱 소공동 four seasons 나 명동 오비스 캐빈은 70년대 대학을 다녔거나 20대였던 음악 좋아하던 사람들에겐 추억의 장소일 것이다. 특히 심지다방-오비스 캐빈으로 이어지는 명동 그 건물, 그곳은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남성 보컬팀 블루벨스의 앨범도 제작했고 박철우 라는 신인가수를 발굴해 동양방송(후에 전두환의 언론 통폐합 때 없어짐) 주최 가요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우는 가수 문주란(본명 문필련)에게 문주란 이란 예명을 지어 준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전우 하면 무엇보다도 성재희가 생각난다. 성재희의 유일한 노래 ‘보슬비 오는 거리’를 전우가 작사했기 때문이고 그 노래의 가사는 또한 전우의 실제생활을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심정을 노래가사로 표현한 건지 우연히 노래가사와 자신의 생활이 맞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우의 사생활은 불행했다. 술을 좋아하기도 했고 내성적, 감성적이었던 성격이 현실에 어울리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부인과 별거해야 했던 불행이 있었다. 성재희의 보슬비 오는 거리를 듣노라면 ‘여자가수도 저렇게 저음으로 노래를 부를 수가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지만 작사가 전우의 불행이 더 생각난다. 노래 가사 ‘그 사람 마음은 돌아 올 기약 없네’처럼 전우의 부인 안문희는 마음 문을 닫고 전우를 받아 주지도 용서하지도 않았다. 떠난 마음은 정녕 돌아올 기약이 없었다. 부부 사이, 남녀 사이의 일은 ‘칼로 물 베기’ 지만 서로가 상처를 입고 영원히 남남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던 진리의 말씀도 부부 사이, 남녀 사이에 항상 해당되는 게 아니다. 예외라는 건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니까. 이석이 부른 비둘기 집에서도 그는 정말 그런 집을 꿈 꾸었을 것이다. 비둘기처럼 다정하게 살아가는 가정을… 그러나 그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작품 만든다고 여관방을 전전하며 고독감, 외로움을 술로 달래다 42세 한창 나이에 간경화로 죽었다. 그가 죽고 10년이 지난 1988년, 그를 추모하는 추모비 비둘기 집이 그의 묘소에 세워졌다 한다. 보슬비 오는 거리를 부른 성재희도 가사의 실제상황이었다. 그녀가 부른 단 한 곡의 노래 ‘보슬비 오는 거리’로 아리랑 잡지사에서 주는 독수리 상을 받고 가사 대로 ‘자취 없이 사라졌다’ 일본 보석상 하고 결혼했다는 소문이 들려올 뿐.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11/17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6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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