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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딴나라당 _김대식 기자
앨버타가 또 한번 주목 받고 있다. 랄프 클라인 주 수상의 후임을 결정하는 1차 경선이 끝나며 연출 하느니 점입가경이다. 아무도 과반수를 넘지 못해 2차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는 앨버타 악동들에 대해 연방 곳곳에서 걱정과 우려를 쏟아 놓고 있다.
1위 짐 디닝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며 예상대로 2위를 차지한 테드 몰튼 후보가 관심의 표적이다. 바로 연방제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며, 그 한 진원지가 앨버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브 앤 메일 신문에서는 악역을 자처하고 나선 테드 몰튼에게 ‘나쁜 녀석’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테드 몰튼, 그는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가. 그는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정치철학을 들고 연방정부로부터의 어떠한 침해 행위도 간과하지 않고 싸워 나가겠다고 주장해 왔다.
전직 캘거리대학교 정치학 교수이자 스티븐 하퍼 연방총리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그는 오타와에 뜯기는 돈이 하루 수 십 밀리온 달러에 이르며, 이는 결국 퀘벡 주머니로 흘러 들어간다며 불평을 털어 놓았었다.
한 동안 랄프 클라인의 상속자로 여겨지며 과거 전임 수상으로부터 공개적인 지지를 받기도 한 선두주자 짐 디닝 후보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과 조직으로 오랫동안 준비된 차기 수상으로 여겨지던 짐 디닝은 초선의원(MLA)으로서 수구보수 세력을 결집한 테드 몰톤 후보를 큰 표차로 이기는데 실패했다.
결선을 앞두고 테드 몰튼 수상의 탄생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전국적인 관심을 집중 시킨다. 몰튼 후보의 약진이 한 지방 당내 선거를 새삼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중대한 결심이 따를 것이다. 예상보다 많은 득표를 해 만면에 희색이 감도는 몰튼 후보, 그를 주 수상 만들어 오타와의 영향력은 줄이고 앨버타의 자치권은 늘리게 하든지, 짐 디닝이 공약해 온 대로 연방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가능케 해 그나마 선린우호 관계를 유지하든지 주민들은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몰튼의 비전은 자체 경찰병력을 양성하고 자체 연금을 시행하는 등 연방과의 경계를 분명히 해 방화벽을 쌓아야 한다는 몇 년 전 발언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짐 디닝 후보가 그의 극우성향을 물고 늘어지기도 했지만 앨버타의 진짜 보수세력들은 테드 몰톤 정권창출을 갈망하고 있다. 앨버타 경계에 극우의 청사진을 쌓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진보 보수당(Progressive Conservative Party)을 표명하며 일구어온 온건주의에서 다시금 ‘진보’를 거두어 들이며 일거에 ‘우향우’를 꿈꾸고 있는 듯 보인다. 담을 쌓을 것인지 다리를 놓을 것인지, 도시와 농촌 지방으로, 또 에드몬톤 중심의 북부와 캘거리 마피아의 남부 앨버타로 나뉜 지지민심이 크게 분열된 양상을 나타낸다. 선택은 보수당의 몫이자 앨버타의 미래이다. 그 잘못된 대가는 주민들이 치러야 할 것이다.

이보다 앞선 22일부터 오타와에서는 “퀘벡이 국가냐 아니냐” 여부가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퍼 총리의 "퀘벡인은 캐나다 연방 안의 한 국가"라는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어차피 하원에 상정될 문제를 미리 거론함으로써 표심을 노리는 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 애매한 표현으로 퀘벡의 민심을 붙잡겠다는 심중을 깔고 선수를 친 것이다. 퀘벡 주민들이 연방 내에서 국가를 이루고 있느냐의 대답은 “그렇다” 이며, 퀘벡 주민들이 독립국가를 형성하고 있느냐의 대답은 늘 “아니다”라는 게 확고한 정부 입장이라는 것이다.
계산된 돌출언행은 분리독립주의자를 달래지도 못하고 파문만 일으켰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들도 고민하는 퀘벡의 정체성을 하퍼 총리가 정의할 필요가 없으며 퀘벡주민 스스로가 정할 문제라는 역공을 불러 온 것이다. 영악한 하퍼총리가 퀘벡에서의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려는 정치적 행위로 보고 있지만, 결국 잠재해 있던 분리주의자들을 고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결국 지난 21일 연방 하원의회는 보수당 의원, 자유당 의원 대부분, 신민당 의원 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업고 ‘퀘벡은 연방 캐나다 내의 국가’로 공식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일단 하퍼 총리의 퀘벡 관은 승리를 낚았다. 하지만 온타리오 출신 한 보수당의원이 민족주의적인 국가 선언에 반기를 들며 장관직을 내던져 스스로 제 팔을 잘라야 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제 연방 캐나다의 일체성은 한결 가물거리게 됐다. 국가로서의 캐나다 통합은 약화되고 퀘벡의 분리독립 목소리는 커질 것이라는 데 고민이 있다. 연방 캐나다는 인종, 종교, 문화를 초월한 하나의 국가로서 존재해 왔다. 다른 언어와 문화바탕을 갖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만드는 세상인 것이다. 퀘벡 내 거주하는 타 민족이나 유색인종들이 프렌치의 민족주의적 결집에 큰 불만을 나타내는 정당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들도 캐네디언이자 퀘벡커 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를 택한 수 많은 이민자들 역시 제 자리를 돌아 볼 것이다. 국가 속에 또 하나의 국가, 캐나다 단풍잎은 단지 상징적인 것으로 한 계단 격하되었다. 지엽적인 내부국가 퀘벡과의 불안한 동거로 술렁이고 있다.

시기가 좋지 않아 보인다. 망둥이가 펄쩍 뛴 데 이어, 돈푼깨나 만진다고 제 실속을 챙기려는 앨버타가 수구 꼴통소리 들어가며 덩달아 꼬리를 흔들고 있다.
지난 연방총선에서 타 지방의 표가 절대 필요했던 스티븐 하퍼가 진화 했다고 살짝 꼬리 내리며 빠져 나왔던 과거, 그 극우의 추억에 젖은 앨버타는 이제 말머리를 잡아채고 싶어 안달이 났지 싶다. 동네에서 보수끼리 까놓고 하는 얘기니 말을 가리거나 삼가 할 필요는 없다. 보수당 내에서 오른쪽 날개로만 날겠다는 무리들의 속내, 진짜 골수 보수의 골격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주민들 역시 깊이 묻어 뒀던 보수, 진짜 그 들의 목소리를 확인하고 있다. 누가 승리하든지 앨버타의 미래는 바로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하루 남았다.
선거결과에 따라 차기 앨버타의 정체성이 결정 될 것이다. 그때 동부를 포함한 캐나다 유권자들은 앨버타 새 정부를 바라보며 하퍼 정부를 떠올릴 것이고, 배후를 살피며 발가락이 닮았다고 끄덕일 것이다. 가뜩이나 야 3당이 소수여당 보수당 정권의 강퇴를 호시탐탐 노리는 내년 봄 정국, 그리 머지 않았다. 앨버타 스스로 제 목을 조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연방이 흔들거린다. 삐딱하게 보이느니 퀘벡이나 앨버타나, 제 각기 딴 길을 가고 제 멋대로 딴 살림 차리고 싶어하는 게, 캐나다에도 분명 딴 나라 당이 있어 보인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12/1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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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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