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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7월 27일자)
희망과 기대가 느닷없이 비통함과 안타까움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오늘(25일) 새벽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보가 전해졌다. 아프간 무장단체인 탈레반에 납치됐던 한국인 23명 가운데 1명이 살해됐다. 피랍자를 인솔한 배형규 목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납치범들은 억류됐던 한국인 가운데 8명을 석방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1명을 살해한 이유는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26일 새벽까지 동료를 풀어주지 않으면 나머지 인질들도 모두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참으로 모든 것이 숨가쁘게 돌아갔다. 납치범들이 같은 수의 죄수를 교환하자고 요구하면서 협상 시한을 여러 차례 연기할 때만해도 석방에 대한 기대는 부풀었었다. 또 현지에서 한국인 8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는 모두 환호를 했다. 그리고 수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인질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든 것은 탄식과 비통으로 바뀌었다. 아프간에서 피랍된 이들은 모두 20-30초반의 젊은이들이다. 분당 샘물교회 소속으로 병원과 유치원 등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으며 수도 카불에서 목적지인 칸다하르로 가는 도중 납치됐다. 아프간은 지난 2001년 9.11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받던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공격을 받았었다. 3년전 첫 민주 대통령이 탄생했지만 테러와 외국인 인질 사태, 종족간 갈등으로 내전이 심각한 지역이다. 올들어서만 2,800명의 전사자가 발생할 정도로 탈레반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며 외국인 주둔군을 공격하고 있다. 캐나다군의 희생도 잦아 늘 철군논의가 일고 있는 터였다. 특히 우리 청년들이 봉사하겠다던 칸다하르 지역은 텔레반의 본거지로 이곳을 거점으로 반군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다. 탈레반은 오래전부터 기독교를 상대로 성전(지하드)을 세우기 위한 종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다. 이들을 선교한다는 것은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기독교인들에게 어쩌면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일지도 모른다. 청년들이 소속된 교회의 담임목사는 이들의 아프간 방문목적이 결코 선교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중동의 언론도 이들을 기독교도 또는 선교사로 묘사하고 있고 이곳에서 나오는 캘거리헤럴드 같은 지역신문도 외신을 받아 이들을 크리스찬으로 쓰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 이곳에서 대규모 평화축전을 열려고 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현지인의 눈길도 싸늘하다. 한국인 피랍소식이 전해진 지난 주말부터 한국은 개신교 선교활동에 대한 논쟁이 격렬하게 일었다. 극성맞은 ‘예수쟁이’라는 비난부터 세계 제2위의 선교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개신교의 ‘실적주의’와 평소 신도수를 늘리데 몰두하는 팽창지향적인 모습까지 모두 비난의 대상이 됐다. 무슬림에게도 예수를 전파해야 한다고 믿는 종교적 배타주의도 도마위에 올랐다. “중국인은 새로운 곳에 가면 식당을 열고 일본인은 공장을 만들며, 한국인은 교회를 세운다.”는 자조적인 말도 회자됐다. 청년들의 아프간행(行)을 마치 광신(狂信)으로 내모는 이 같은 비난을 질책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지금 모두들 비통에 빠진 가운데 이런 논쟁은 무의미했다. 언론도 네티즌도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종교논쟁을 중지했다. 자신이 믿는 종교가 가장 좋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 같은 믿음이 너무 강해서 다른 종교를 폄하하는 일들은 늘 있어 왔다. 그럼에도 이번 피랍사건을 통해 우리는 이들 젊은이들의 ‘따뜻한 가슴’을 들여다보기를 원한다.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수많은 박애주의자들처럼 이들 청년의 가슴에도 그 같은 ‘따뜻함’이 있었다. 아마도 스스로 예수의 삶을 실천해보이겠다는 순수한 열정도 있었으리라. 25일 오전 현재. 납치범들이 포로석방을 요구한 시한이 하루도 채 안 남았다. 피랍된 청년들과 가슴을 졸이고 있는 가족 그리고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모든 사람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기원한다. 이제 캘거리로 눈을 돌려 한주간을 들여다본다. 먼저 캘거리 EMS 조합원들의 파업은 다행히 무산됐다. 시와 조합측은 그동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파국이 예상됐었다. 조합은 파업신고서를 제출해 26일부터 쟁위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주정부가 신속히 개입해 물리적으로 이를 무산시켰다. 주로 앰브란스를 운영하는 이들 구급의료단(EMS)들이 파업을 결행하게 되면 시민들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주정부 내각은 이들의 파업을 ‘공공 비상사태’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중재자의 조정에 따라 협상에 임해야 한다. 현안은 임금인상으로 시는 3년간 12%, 조합은 18%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지나면서 휴양지에서의 각종 사고 소식도 잇달아 전해지고 있다. 특히 곰의 습격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주말 실종됐던 30대의 여성 사이클리스트가 BC주 파노라마 산에서 곰의 공격을 받아 숨진채 발견됐다. 밴프의 미네완카 호수 근처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던 두명도 일요일인 22일 곰의 공격을 받아 심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캐나다 군인 가족을 돕기 위한 노란 리본도 논란꺼리다. ‘Support Our Troops’라는 글이 써있는 스티커를 시청 소속의 차량에 장착하려 했으나 브론코니어 시장이 이를 반대해 시의회에서 엊그제 시청 차량에 리본을 달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시장은 또 시민들에게 이를 판매해 수익금을 캐나다군인 가족들에게 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 리본은 소방소, 레크레이션센터, 시청 등지에서 5불 또는 10불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청 소속의 일부 조합원들은 시장과 시의회의 결정에 반대하며 자발적으로 시청 차량에 리본을 달겠다고 나서 혼란이 일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캐나다의 외교정책에 캘거리가 나서서 시민들의 지지를 보이는 것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아 한동안 논란이 예상된다.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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