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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타다 .....연재 칼럼) 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며 (7/20) ,, .글 : 어진이
 
글 작성일 : 2004-2-21

1974년 2월

영어 시험 시간!
뒤에 앉아 있는 L형이 등을 꾹꾹찌렀다.
“좀 보여 줘.”
모르는척 했다.
“좀 보여 줘.”
‘야~! 정말 난감하구나!’
답이 맞으면 보여 줄텐데…. 백지내기가 죽기보다 싫어서, 말도 안돼는 소리를 몇자 적어놨는데, 그걸 보여달라니 미치겠다. 보여주면 분명히 그걸 베낄거고, 그걸 본 교수는 두 사람 다 한심하다고 생각할게 뻔한데…. 최소한 나라 망신은 시키고 싶지 않았다. 주관식 시험을 오늘처럼 싫어 해 본적이 없었다. 선다형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선다형이였다면, L형이 날 찌르지도 않았겠지….. 연필을 굴리지……

“L형, 정말 미안해.”
“…….”
“내 답이 엉터리인 걸 어떻케~?”
“……”
“ 그걸 보여주면 두 사람 다 뽀록 나자나.”
“됐어!”
그렇게 설명을 했는데도, L형은 섭섭한 모양이였다.
‘에이~썅!!! 웬수같은 놈의 영어!’


1974년 4월

“어진아. 이따 내 방으로 좀 와!” 학과 과장이 나를 보자고했다.
‘왜? 나를 보자고 하지?’
‘잘못한게 없는데….’
‘실험 Report를 베낀적도 없고….’
‘Cheating을 한적도 없고’
속이 영~ 불편했다.

카나다에 와서 어떤 사람의 방에 불려가긴 처음이였다.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
“어서 오게”
“…….”
“공부하는거 어때?”
“좀 힘듭니다.”
”당연하지.”
“……”
“자네 금요일 저녁에 학생회관으로 오게”
“왜요?”
“와 보면 알아!”
제기랄, 왜 하필이면 금요일이야! 금요일 저녁에 야근을 할려면 한잠 자야하는데…… 그리고 용건이 있으면 지금하면 되지, 왜 학생회관이야!

도살장에 끌려 가는 송아지처럼 학생회관으로 갔다. 벌써 많이들 모여서 준비된 간식과 음료수를 마시며, 삼삼오오 모여서 떠들고 있었다. 슬며시 들어가 한쪽 구석에 앉았다. 영~ 불편했다. 동생뻘 되는 한국 여학생 둘이 와서 친구들과 재재거리고 있었다.
“어머~, 어진이 오빠, 웬일이세요!”
“몰~라, 오라고 해서 오긴 했는데….”
“그래요?” 묘한 웃음을 지었다.
‘얘들이 왜 이래?’

나중에 알고 보니, 우수학생 시상을 하는 자리였다. 한 사람씩 불러서 왜 상을 받는지를 설명하고 봉투를 하나씩 주었다.
“이 학생은 편입을 해서 다른 학생들보다 두배에 가까운 과목을 공부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얻었기에 교수들이 주는 특별상을 수여합니다. 더우기 수학과 유기화학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학생입니다. 어~진~이~~”
우뢰같은 박수가 터지고, 어떻게 걸어 나가서 악수를 하고, 봉투를 받아왔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오빠, 축하해요.”
“고마워, 뭐가 뭔지 모르겠어!”

‘야! 살다보니, 이런 일이 있구나!’
‘수상자 6명 중에 하나라니….. 오래 살고 볼일이다!’


남주:^^ 짝짝짝~!! 저두 막 박수 쳐드리고 싶어서요~

어진이: 캄사~~~



기사 등록일: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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