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캘거리 노블아카데미 원장 정승희 / Iris Jung
오늘처럼 캐나다 사관학교(RMC: Royal Military College of Canada)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을 때도, 자녀들의 장래를 걱정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학업상담을 하러 오는 학부모님들을 만났을 때도, 나도 부모로써 아들의 대학입시 준비를 위해 애를 태웠던 4년전 그때를 돌아보게 된다.
컴퓨터 게임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아들, 아빠에게 혼도 나고 자주 부딪히기도 했다. 사관학교가 목표였던 아이도 아니였는데 갑자기 진로가 바뀌면서 입학을 하게 되었다. 1학년 무렵이었던거 같다. 엄마, 내가 어떻게 여기에 와있지? 아들 최수호가 나에게 물었다. 자신이 그 곳에 있는게 신기하다고 했다. 학교생활이 고되고 힘들텐데 자신에게 맞는 학교라고 하니 얼마나 감사했는지…
공부도 해야하고, 체력단련도 해야하고, 영어와 불어 이중언어 능력도 갖추어야 하고, 리더쉽도 키워야하고 그래서 Four Pillars라 불리는 이 4가지 항목이 모두 기준요건에 도달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수호는 5살까지 한국에서 살았을 때 몸이 약한 편이었고 자주 아프기도 했었다. 중학교 때는 학교에서 야구를 하다 왼쪽다리가 똑깍 부러진 적이 있었다. 캘거리 아동병원에서 철심을 박는 수술을 하지 않고 뼈를 맞춰 치료를 했는데 한달뒤 엑스레이에 뼈가 삐뚤하게 보였다. 주변의 의사들이 뭔가 잘못 치료를 하고 있는것 같다고 해서 한국에 데리고 가 다시 수술을 해야하나 우리 부부는 날을 새며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다니는 캐네디언 교회에서 Second Opinion을 받아보라고 귀띔을 해주어서 2명의 스페셜리스트를 만났고, 결국 캐나다 정형외과 스페셜리스트들의 판단이 맞았다는걸 알게되었다. 성장하고 있는 나이였기에 자라면서 부러진 뼈가 반듯하고 더 튼튼하게 맞춰졌다. 철심을 박지 않았으니 수술자국이 없었고 신체검사에서 통과할 수 있었다.
체력테스트는 합격조건에 포함되지 않았고, 입학식전 기초군사훈련 과정에서 수호는 무난히 통과했지만 낙오되거나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 태권도, 수영을 했었고 팔굽혀펴기, Pull-Up Bar를 이용해 턱걸이 등 집에서 꾸준한 체력단련을 스스로 했었다. 위험하다고 말렸던 마운틴바이킹을 했었고 그리고 성악을 해서 목소리도 커서였는지 훈련과정에서 리더역할의 모습을 보였다.
입학후 체력테스트는 1년에 2회 여섯종목이 치러지는데 첫테스트인 1학년 1학기에 수호는 2.4km 달리기에서 9분 25초가 걸렸고 4학년 1학기에는 8분 53초가 걸렸다. (2.4km 달리기는 남자 10분 34초 이내이면 통과이고, 여자 12분 40초 이내이면 통과이다). 총 체력점수 500점 만점에서 400점 이상이면 Physical Fitness 뱃지를 받는데 수호는 458점을 받았다.
불어는 입학조건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졸업을 위해서는 일정점수를 반드시 취득해야 하기에 수호는 입학후 학교에서 제공하는 불어 수업을 들었고 1, 2학년 여름방학에도 학교의 불어 집중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했다. 3학년 1학기에 불어능력 점수가 통과가 되었고 이중언어 능력 Bilinguism Proficiency 뱃지를 받았다. 참고로 수호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로만 공부를 했다. 불어도 공부를 할 수 있다면 고생을 덜기위해 미리 준비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캐나다 사관학교는 학생들에게 성취감과 동기부여를 위해 뱃지를 수여한다. 수호는 성적 우수생들이 받는 Academic Distinction 뱃지를 달고 있다.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잘 하기 위해서는 친구들과 운동, 취미활동, 교류를 많이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호는 취미활동으로 펜싱을 하고 있고 이번 4학년 1학기엔 학생 중대장(Squadron Leader)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호가 중학생 때의 일이다. 8학년 5월말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체육시간에 다리가 부러져 응급실로 가고 있다고 했다. 나는 막 수업을 시작하려던 참이었고 아빠가 응급실로 향했다. 그때 내가 아들을 위해 해줄 수 있었던건 마음으로 기도해 주는것, 곧 의사의 손길을 위한 기도였다. 캐스트를 하고 크러치를 짚고 그렇게 꼼짝 못하고 7, 8월 여름방학을 보내고 9월이 되자 9학년이 되어 부츠처럼 생긴 캐스트를 신고 학교에 갔다. 수호는 새학기 첫날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친구들이 없어—누구누구는 퇴학당하고 누구누구는 전학을 갔고.” 그때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없이 그 친구들과 함께 계속 다녔다면 더 끔찍한 일이 생겼을 거라는 것을 수호도 우리 부부도 깨달을 수 있었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수호는 2년제 항공운항학과에 가려고 했었고 빨리 일을 하고 싶어 했었다. 개인파일럿면허는 사설비행학교에서 취득했다. 처음부터 사관학교를 준비했었다면 어려서부터 카뎃활동도 시켰을거고 개인파일럿면허도 지원금으로 취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땐 부모인 우리가 관심이 없었고 특히 이곳 캘거리는 밴쿠버나 토론토에 비해 사관학교에 관한 정보를 접하기가 힘들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형태로 우리 부부는 정보를 수집했다. 한국에 계신 외삼촌인 목사님은 새벽마다 기도를 해 주셨다. 그 좁은 문들을 다 통과해야 사관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신기한 건, 아들 최수호가 이 학교에 가지 않았다면, 또 공군으로 신청하며 CFAST(Canadian Forces Aircrew Selection Test)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면, 부모인 우리도 이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으리라.
목표했던 곳을 가고자 했으나 막혀버리는 경우도 있다. 막상 그때는 힘들었으나, 더 좋은 다른 길로 인도해 주셨음을 믿고 감사한다. 엄마, 내가 어떻게 여기에 와있지? 하나님의 은혜임을 잊지 않기를… 전쟁 등으로 세계가 어수선하지만 각자 처한 위치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 오늘도 안전을 위해 기도하며 찬송가를 부른다. ”저 위험한 곳 내가 이를 때면 큰 바위에 숨기시고 주 손으로 덮으시네.“
<캐나다 사관학교 문의> Canadian Armed Forces Recruiting Centre 700 6Ave SW #100, Calgary 403-974-2900
캘거리 노블아카데미 www.noble-academy.com 403-667-2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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