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캐나다 국가원수인 엘리자베스 2세가 9월9일로 영국 역사상 최 장수 군주가 된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역대 최 장수 군주는 빅토리아 여왕 통치기간인 2만3천226일 16시간 30분으로 9월9일 오후 5시30분(영국시간)이 되면 빅토리아 여왕의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엘리자베스 2세의 고조 할머니 빅토리아 여왕은 국운이 융성했던 대영제국 최전성기의 여왕으로 “유니언 잭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빅토리아 여왕은 1837년 6월 왕위를 물려받은 후 1901년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63년 넘게 영국을 다스려 현재까지 최장수 군주로 기록되어 있다.
올해 89세인 여왕은 1952년 2월6일 부왕 조지6세가 세상을 떠나자 케냐 방문 중 영국으로 돌아와 25세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열린 대관식은 2,700만명이 TV로 시청했고 1,100만명이 라디오로 들었다. TV로 대관식을 보려고 TV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즉위 전 1947년 필립공과 결혼한 여왕은 3남1녀를 두었다. 찰스 왕세자, 앤 공주, 앤드류 왕자, 에드워드 왕자다.
여왕이 최장수 군주가 되는 동안 찰스 왕세자는 66세가 되어 남들은 은퇴 했을 나이에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손자 윌리엄 왕자의 결혼으로 증손자 조지 왕자가 태어나 왕실 가족이 늘어났다.
“군림하나 지배하지 않는다”는 여왕의 63년 넘는 통치기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1970년대에는 영국병과 경기침체를 겪었고 북 아일랜드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왕의 재위기간 중 40개 이상의 식민지가 독립했다.
영연방 현대사의 산 증인인 여왕은 왕성한 대외활동을 했다. 캐나다를 24회 방문했고 호주 16회, 뉴질랜드를 10회 방문했다. 여왕은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여왕은 긴 재임기간만큼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아 최근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7%가 가장 위대한 여왕으로 꼽았다. 이는 엘리자베스 1세(13%)와 빅토리아 여왕(12%)를 합한 수치보다 높은 것으로 여왕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여왕은 1960년 앤드류 왕자를 출산해 빅토리아 여왕 이후 100년만에 여왕 신분으로 출산한 군주로 기록되었다. (오충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