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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몬톤 김영숙씨 신인상 수상
에드몬톤에 거주하는 김영숙씨(사진)는 본국의 재단법인 한국문학진흥재단과 한국문학세계화 추진본부가 공동 발행하는 수필전문지 <수필시대> 5월호에 수필 ‘별 중의 별’ 등이 당선작으로 추천되어 신인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수필문단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학, 도창회, 성기조, 유혜자, 정목일 등 유명 수필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이번에 김영숙씨를 수필가로 인정하면서 30여 년간 이국땅에 살면서 모국어로 글을 쓴 열의와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수필의 요체인 솔직성이 두드러지고 아주 자연스럽게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낸 필력에 놀라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수필문단을 빛낼 역량을 믿기에 당선작으로 뽑았음을 공개했다.  
김영숙씨는 충남 부여 태생으로 1974년 에드몬톤으로 이민 왔으며 얼음꽃문학동아리의 동인활동을 통해서 많은 시와 수필을 창작하고 발표해 오고 있다. 연락처 (780)435-7183(집) 449-0724(직)   
신인상 수상자 김영숙 수필가의 당선 소감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날개 잃은 나의 삶이 짙은 안개 속에서 홀로 외로워 움츠리며 떨고 있을 때 나를 밝게 바라보는 하얀 종이와 방긋 웃는 펜이 손짓을 하자 마음의 날개는 대화하고 싶어 엉덩방아를 찧습니다. 그래서 비로소 대화의 상대를 찾아 방황을 끝내고 하얀 종이 위에 내 마음을 담아 보았습니다. 그 편린들이 오늘의 영광이 될 줄이야.”
 
 
<수필시대> 신인상 당선작
 
사랑의 열매..딸의 30회 생일을 맞아
 
너는 나의 속사랑을 한데 뭉쳐 세상에 내놓은 나의 속사람이다. 어려운 중에 얻은 여리고 싱그러운 내 사랑의 열매가 아름다운 빛을 발하며 나의 분신이 의젓하게 성숙해졌구나.
내 조그마한 몸속에 담고 있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넓고 밝은 세상을 보려고 네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30년이나 되었다니 질주하듯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너는 내 몸을 빠져 나올 때 놀라움의 몸부림인지, 기쁨의 환호인지 그 무엇인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야무진 고고의 소리로 조용한 아침을 깨웠단다. 너의 그 신선하고 신기한 울음소리가 지금도 나의 귓가에 생생하게 살아남아 있음은 물론이다.
어려운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너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여도 나의 가슴은 뿌듯했으며, 냉랭했던 환경과는 아랑곳없이 아름다운 무지개가 되어 온유하고 풍부한 삶의 등불이 되었고 무겁고 힘겨운 생활의 짐을 덜어주는 짐꾼이 되었는가 하면 어려운 관계로 치닫는 가족 관계를 원만하게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주기도 했단다.
그래서 너는 우리 가정의 등대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어느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오직 나를 위해 맞추어진 보배중의 보배였단다.
가난하였으나 사랑이 시내가 되어 흐르고 행과 복이 같이 하는 대가족 속에서 비록 여리게 자랐지만 많은 동생들 틈에서도 업둥이라 부리며 할머니와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나 이기에 내 마음속 깊은 곳에는 청명한 사랑이 넘치도록 가득했단다.
이런 내가 낯선 가정으로 시집을 오고 보니 모든 게 생소하고 부자유스러웠지. 그래서 자연히 마음에 냉기가 흐르고 사랑하기보다는 저주를, 평안보다는 불안이, 웃음이 있기 전에 눈물이 앞서고 말았지. 이런 절박한 때 바로 네가 생겨났으니 내 마음이 오죽했겠니.
내심 나타내질 못하고 숨어 있던 나의 강하고 진하고 질긴 사랑의 전부를 오직 너에게 쏟아놓을 수 있었단다. 그러기에 너는 나의 속사랑의 물을 마음껏 마시고 자란 나무이며 열매란다.  
1974년 11월 22일 우리는 어린 너를 데리고 캐나다 이민 길에 올랐다. 그리고 처음 캘거리에 자리를 잡았지.
답답하고 힘든 이민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세 살밖에 안 된 너는 이곳에서나 저곳에서나 천방지축 뛰어다니며 불안하고 어수선하기만 했던 이민 가정에 그나마 사랑과 웃음을 뿌리고 다녔단다.
야무지고 영특했던 너는 매일매일 다르게 이곳 생활과 언어에 익숙하게 적응하며 바르고 아름답게 성장을 했지.  
네가 16세가 되던 1987년 6월 30일, 우리는 큰 호수인 실번 레이크에 가서 너의 스위트 식스틴을 축하한 적이 있었어. 그때 우리 가족은 저 큰 호수와 같이 크고 대담하고 청명하며, 평화롭고 잔잔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주세요, 하고 너를 위해 하나님에게 기도했던 일을 너는 기억하는지 모르겠구나.  
그런데 며칠 후에 우리는 인력으로는 피할 수 없는 환난에 함몰되고 말았구나. 그렇게도 건강하셨던 너의 아버지가 북쪽에 일하러 가셨다가 사고로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시고 말았지 않았니.
아버지를 잃은 너희들에게도 더없이 슬픈 일이었지만 나로서는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절망을 맛봐야 했단다. 일시에 모든 것을 잃은 좌절이었지.
 그러나 이런 회오리바람 속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너를 대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위안이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때 아직도 어린 너는 나의 천사가 되어 꺾여 없어진 날개 노릇을 해주었고, 허탈에 빠진 나의 작은 몸의 손과 발이 되어 내 마음이 채 미치지 못한 구석구석까지 보살폈음은 물론 너의 동생들까지도 돌봐 주지 않았니.  
한창 친구들과 마음껏 즐기고 놀아야 할 나이에, 부모의 신경을 집중시켜야 할 사춘기에도 너는 동생들의 어리광을 받아주어야 했으며, 외로움에 떨고 있는 엄마의 친구가 되어 주었지. 그리고 불이 꺼진 나의 등대에 희망의 불을 붙여주며 용기를 되찾아 만족한 삶을 영위하도록 길을 열어 주었구나.
 우리 모녀는 서로 격의 없이 웃고 울고 위로하고 원망하며 세상의 거친 파도를 헤치며 살아왔단다. 때로는 짜증스럽기도 하고, 더러는 힘들어 자포자기할 때도 많았으나 그러나 우리 모녀는 패배한 삶이 아니고 승리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고 또 결과적으로 그런 삶을 이루었다고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너의 힘이, 너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작용하였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때에 따라서는 용기를 북돋고, 경우에 따라서는 앞장서 견인차 역할을 했고, 안타까워 몸부림치고 발을 구르며 재촉하고 격려했던 너의 간절한 힘이 아니었으면 어찌 오늘이 있었겠니. 그래서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고 또 너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끼고 있을 뿐이란다.  
내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고 내가 필요로 할 때 너는 항상 나와 함께 하였고, 그러기에 너는 나의 삶의 전부가 되었었지. 네가 어렸던 그 옛날과 같이 말이다. 그러나 네가 성숙지면서 너의 마음속에 엄마만이 차지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자 전에 없던 고뇌가 시작되었음을 나는 알아야 했다. 너는 엄연히 너 자신의 삶이 있고 너 스스로 개척해야 할 인생이 있음을 어찌 몰랐겠어.
하지만 마음이 좁았던, 아니 아직도 외로움에서 바로 서지 못했던 나는 네가 없는 세상을 두려워했으며 그래서 한때는 내 곁을 떠나려고 하는 네가 원망스럽기도 했단다.   
이런 나의 지나친 자기중심의 터널은 너를 사랑하기에 오래 갈 수가 없었다. 너는 엄마를 향한 지극한 사랑과는 또 다른 사랑을 뿌리기 위해 엄마 곁을 떠나야 하는 것임을 엄마이기에 곧 이해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너의 사랑의 삶을 위해 한눈팔지 말고 성실하고 행복하게 걸어가길 바라는 마음에 새로운 기쁨이 잦아드는 것을 깨닫고 앞이 환하게 트이는 것을 보았구나.
 지금까지 엄마 위해 살아온 너지만, 이제부터는 엄마 걱정 뒤에 두고 네 마음껏 너를 위한 삶을 살아보아라. 나이 찬 너를 세상으로 내보내니 30년 전 네 두 발로 나를 박차고 나온 것처럼 너의 세상에 나가 힘차게 스스로 살아가길 바라는 게 엄마의 솔직한 심정이란다.
사랑은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겠니.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에게 때맞추어 미치고 빛날 때 그 고귀함이 더하리라고 엄마는 생각하게 되었단다.
 사랑하는 나의 속사람, 나의 딸아, 나는 기도하리라. 나의 사랑을 위해, 너의 사랑의 속사람을 위해 마음껏 큰사랑을 쏟아붓도록 하나님에게 간절히 기도할 것이다. (*)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5/12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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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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