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3월 물가상승률 2.3%로 예상밖 둔화 - 휘발유와 항공료 하락이 주효, 식료품 상승…중앙은행 내일 금리 결정, 동결 가능 60%
Pixabay : 캐나다 물가상승률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둔화됐다.
(안영민 기자) 캐나다의 3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휘발유 및 여행 관련 가격의 하락이 주요 요인이다.
15일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0.3%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 통신이 사전에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예상한 0.6% 상승을 크게 하회한 수치다.
하지만 캐나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주요 지표로 삼고 있는 핵심 인플레이션 수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의 물가 둔화에는 휘발유 가격의 1.6% 하락과 여행 관련 항목의 급락이 크게 작용했다. 여행 상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하락, 항공 운임은 12.0% 하락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세계 원유 수요 둔화와 관세 갈등으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국제 유가 하락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항공 운임 하락은 캐나다발 미국행 항공 여행 수요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 식료품·주류 가격은 반등세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시행된 판매세 감면 조치가 종료되면서, 일부 품목에서는 가격 반등이 나타났다. 특히 식품 가격은 연간 3.2%, 주류 가격은 2.4% 상승해 소비자 부담을 다시 높이고 있다.
휘발유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2.5% 상승해 전체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일시적인 가격 하락 요인이 없었다면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주시하는 핵심 물가지표들도 여전히 기준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PI 중간값은 3월에 2.9%로 전월과 같았고, CPI 조정지수는 2.8%로 소폭 둔화됐다.
이는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가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실제 정책 결정에 반영될 주요 물가지표는 여전히 중앙은행의 2%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뜻이다.
∎ 통화정책 결정 앞두고 혼란 커져
이번 물가 발표는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미묘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16일 통화정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며,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약 60%로 보고 있다. 중앙은행은 최근까지 7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이에 대한 캐나다의 보복 조치로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만큼, 금리 인상과 인하 사이에서 캐나다 중앙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날 캐나다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0.28% 하락해 1.3911달러(71.89센트)를 기록했고,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2bp 하락한 2.537%로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