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민 기자) 저스틴 트뤼도 자유당 정부가 미국의 무역 보복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빅테크에 대한 디지털 서비스세의 시행을 마침내 승인했다.
최근 온라인에 게시된 정부 공지에 따르면, 이 세금의 시행일은 6월28일로 확정됐다. 이 세금은 2024년 회계연도에 적용되며, 첫해에는 2022년1월1일 이후 발생한 과세 수입이 포함된다.
이 세금은 2000만 달러 이상 벌어들인 디지털 서비스 수입에 대해 3%를 부과하는 조치다. 연간 전 세계 수입이 약 11억 달러가 넘는 회사에만 적용되는데 Alphabet Inc.와 Meta Platforms Inc. 등 미국의 IT 기업이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lphabet은 검색 엔진 구글을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Meta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메신저, 왓츠앱 등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 의원과 정부 관리들은 이 세금이 불공평하다고 보고 캐나다가 이를 추진하면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세금을 포함한 법안은 지난달 통과되었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언제 시행될지 발표하지 않았다.
빅테크에 대한 디지털세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포함한 최소 7개국이 이미 실시하고 있다.
캐나다 의회 예산 책임자는 이 세금 부과로 5개 회계연도에 걸쳐 약 72억 달러를 징수할 것으로 추산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재무부 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한 글로벌 조세 조약이 이행되면 캐나다가 이 세금을 제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미국은 이 조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캐나다 기업 단체들은 디지털 서비스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일제히 비난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 부회장인 Robin Guy는 성명을 통해 “이 세금은 캐나다 가정, 기업, 근로자의 삶을 더 비싸게 만들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기업 협의회는 ‘정부에 재고를 촉구한다’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정부에 거듭 경고했듯이, 이 일방적인 조치로 인해 캐나다는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미국의 무역 보복 조치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최근 캐나다는 해외 IT 공룡을 겨냥한 디지털 정책을 만드는 데 적극적이다. 앞서 캐나다 방송통신규제기관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외국 스트리밍 업체가 캐나다에서 나온 매출의 5%를 자국 방송 등 콘텐츠 제작에 쓰도록 강제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youngminahn.1@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