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임시직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TFWP) 규정을 위반하는 캐나다 고용주에 대한 처벌이 한층 강화됐다.
캐나다 고용사회개발부(ESDC)에 따르면, 올들어 4월말까지 TFWP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행정명령을 받은 곳은 총 61개 업체인데 이들에게 부과된 벌금이 업체당 평균 29,000달러에 달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업체당 평균 벌금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2023년에는 194개 업체에 벌금이 부과되고 TFWP 사용 금지 명령이 떨어졌는데 이들에게 부과된 벌금은 총 270만 달러로 업체당 평균 13,800달러였다. 2019년에 이 수치는 약 3,200달러였다.
특히 올 4월에 적발된 뉴 브런즈윅의 랍스터 가공업체인 Pêcheries LeBreton & Fils Ltée는 365,750달러의 벌금폭탄을 맞아 TFWP 프로그램 사상 가장 큰 벌금액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작업장에서 근로자에 대한 학대와 보복의 정황이 포착됐고 급여와 근무 조건이 고용 제안서에 명시된 것과 일치하지 않아 최대 벌금이 부과됐다. 정부는 이 회사에 대해 향후 2년간 TFWP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와 함께 규정 위반 업체에 대한 TFWP 사용 금지 명령도 종전의 2년에서 5년으로 크게 늘어났다.
온타리오 브램톤에 있는 Omshri Convenience Inc.가 운영하는 Gateway Newsstand의 경우 매장을 찾은 TFWP 조사관에게 고용 중인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어떤 서류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그들이 근무할 작업장에 고용주가 거의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75,000달러의 벌금과 함께 5년간 TFWP 사용 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올들어 TFWP로 외국인 근로자 채용이 금지된 업체는 총 9개 업체인데 이중 7개 업체가 5년 동안 프로그램 사용 금지 명령을 받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위반 업체의 프로그램 사용금지 기간은 대부분 1~2년에 불과했다.
TFWP 규정 위반 벌금액과 프로그램 금지 기간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매년 위반업체의 수가 줄어들지 않은 채 계속해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에 인력부족이 심각한 만큼 TFWP 프로그램은 장려하되 규정 준수 여부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업체는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캐나다 상원 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의 이민 경로에 대해 중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며 전면 재검토할 것을 연방 정부에 요구했다.
사회 과학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상원의원 라트나 오미드바르는 임시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이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더이상 고용주나 노동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렴하고 살기 좋은 주택의 부족, 낮은 근무 시간, 학대 혐의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만을 언급하면서 “캐나다는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이와 동시에 노동자들이 누릴 수 있는 노동자의 권리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사회개발부가 공개한 규정 위반 업체는 총 865개로 5월 현재 478곳이 벌금 납부 후 임시 금지 조치가 풀려 다시 TFWP를 통해 임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74개 업체 고용주들은 여전히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 외국인 근로자 채용 자격을 박탈당한 상태다. 이들이 미납한 벌금액은 350만 달러를 웃돈다.
TFWP 위반 업체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저임금 근로자를 채용하며 임금을 착취하거나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지난해 9월에 공개된 악덕 고용주 명단에 많은 한인 업체들이 포함돼 충격을 주었으나 (본지 2023년 9월 29일자) 본지 조사 결과, 2023년과 2024년의 새로운 명단에는 한인업체로 추정되는 고용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규정 위반 한인 업체 대부분 해당 벌금을 모두 지불해 위반 업체 명단에서 삭제된 상태다. (안영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