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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_ 1월 16일자
앨버타의 석유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건설, 부동산, 소비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불황이 가장 많이 피부로 느껴지는 곳은 바로 노동시장. 전국에서 가장 실업률이 낮았던 앨버타는 이제 전국에서 가장 빨리 실직자가 늘어나는 주가 됐다. 건설분야가 가장 심각하다. 석유관련 프로젝트들의 중단과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인력들이 대거 현장에서 내 쫒기고 있다. 한인 엔지니어들의 하루하루도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다. 이미 많은 기술인력들이 직장에서 나왔다. 그렇다고 장사하는 사람이 속 편한 것도 아니다.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사람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가진 집 모두 처분하고 운영하던 사업체도 처분해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돈 많은 ‘백수’가 부러움을 사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작년 12월의 노동시장동향 자료는 앨버타 경제의 현주소를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실직자수, 정규직 감소율 모두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때 가게마다 내걸린 구인광고는 이제 찾아보기 힘든 곳이 앨버타가 됐다. 캐쉬어 1명을 뽑는데 수 십대 일의 경쟁을 보일 정도로 사람들은 구직에 목말라하고 있다. 실직자는 넘쳐나고 고용주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 한해도 이 같은 불경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올 상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간호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캘거리 병원들이 작년 봄부터 1천명에 육박하는 간호사들을 채용, 그 동안 문을 닫았던 병실의 문을 다시 여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게다가 병원 스탭들이 시간외 근무를 자원하면서 환자들의 불편을 덜어주었다. 연말연시가 되면 통상적으로 스탭들이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병원업무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았으나 올해의 경우 불경기 탓에 휴가인력이 크게 줄면서 문을 닫은 병실이 감소했다. 2007년 12월의 경우 인력부족으로 환자를 받지 못해 비워있는 침상이 하루에 186개에 달했으나 지난 연말과 연초에는 최대 14개까지로 크게 줄었다. 지난주 금요일은 캘거리의 4개 병원 모두 스탭부족으로 문을 닫은 병실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캘거리 병원의 불편은 이용해본 사람만이 알 정도로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내시경이나 초음파 검사를 하거나 의사와의 약속을 잡기가 어려워 미국이나 한국 등지로 가는 교민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응급실 앞에서 수시간씩 대기하는 모습들이 벌써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도 환자들은 장시간의 진료대기에 익숙해질 수가 없다. 간호사들의 충원으로 병원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진료대기시간이 줄어들고 출산하려고 한밤중에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황당한 일들이 없어질 지 기대가 된다.
지난 한주간도 캘거리는 갱단 소식으로 불안한 한 주를 보냈다. 연초부터 터진 살인사건들로 시민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찰의 갱단소탕작전, 갱단간의 총격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추모 기사들이 한 주 동안 지면 헤드라인을 채웠다.
13일에도 라이벌 갱단간의 총격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날 오후 2시 차량이 붐비는 SE 교차로에서 한 차량이 무서운 속도로 상대 차량을 따라붙어 총을 난사했다. 2대에는 모두 갱단이 탑승하고 있었다. 자칫 무고한 시민들이 생명을 잃을 뻔한 순간이었다. 벌써 올들어 5번째 살인사건이다. 앞서 캘거리 경찰은 지난 주말 악명 높은 갱단의 한 멤버를 캐나다에서 추방시켰다. 그는 1997년에 영주권을 받아 캘거리에 정착한 자메이카 이민자로 그 동안 절도, 불법 무기 소지, 협박 등 여러 차례 폭력행위로 기소됐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캘거리에서 추방명령이 떨어진 사람은 68명에 이른다.
한편 최근 캘거리의 날씨가 풀리면서 쌓였던 눈들이 녹고 있으나 시당국이 도로의 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시에서는 시눅(chinook)이 15일부터 시작된다는 기상예보에 따라 이날부터 거리정리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미 낮 기온 수은주가 영상으로 올라가 주택가의 쌓인 눈들이 녹으면서 차 바퀴가 빠져 꼼짝 못하거나 도로가 미끄러워 접촉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시를 향한 시민들의 불만전화도 12월 한파 때보다 2배로 급증했다.

한국은 ‘미네르바’ 파장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다. 미네르바는 인터넷 논객의 필명이다. 평소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쓴 소리’를 인터넷에 올렸는데 그 내용의 깊이와 정확한 경제 진단으로 많은 인터넷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그를 이명박 정부가 단죄하겠다며 전격 구속해 지금 한국은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시끄럽다. 한국의 한 신문사에 있는 선배는 엊그제 필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참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고 개탄했다.
검찰은 미네르바 박씨를 구속하면서 인터넷 검색과 짜깁기의 달인에게 국민과 국가경제가 농락당한 사건이라고 폄하했다. 법원은 미네르바가 ‘경제대통령’으로 불리우며 파급력을 키워가고 있어 외환시장과 국가신인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영장발부 이유를 밝혔다.
논란은 ‘표현의 자유’와 미네르바의 구속이 정당한가에 쏠려 있다. 또 법원의 구속영장 사유가 된 허위사실 유포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들은 자사 논조에 맞춰 사건의 본질은 외면한 채 죽기살기로 한방향으로 여론을 몰아갔다. 경향이나 한겨레가 미네르바를 옹호하고 있다면 조선과 중앙은 그 반대다. 조중동과 같은 보수언론은 전문대를 나온 30대 무직자라는 배경을 놓고 그를 ‘가짜’라고 평가절하하면서 허위사실 유포죄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은 미네르바가 정부나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증오를 확산 유포시켰다면서 그것은 허위사실 유포보다 더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지난 10년간의 진보정권 시대를 이번에 보상이라도 받을 기세다. 마치 광우병 촛불시위와 동일한 선상에서 이 사건을 조명하는 듯 보였다. 조중동은 당시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적대적이고 감정적인 대상으로 몰아붙였다. 그 때도 보수언론은 시민들의 몰매를 맞았다. 지금도 조중동은 시민들의 도마위에 올라있다. 엊그제부터 조선이 슬그머니 미네르바 기사를 줄이고 칼끝을 정부로 돌린 것은 시민들의 저항을 의식한 탓이리라. 친구에게 싸움걸고 패싸움이 일어나자 슬쩍 싸움판에서 빠지는 꼴이다.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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