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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인기는 무엇일까? _오충근의 기자수첩
출처) 중앙일보 
브라이언 멀루니 전 총리 작고
브라이언 멀루니 전 총리가 2월29일ㄹ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기자가 이민 왔을 때 총리였다. 멀루니 전 총리는 인기 없는 정치인이었다. 그의 집권 시기에 여러가지 변화를 이끌었으나 유권자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첫째, 세율 7%의 G.S.T.(상품 및 물품용역세)를 도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루 아침에 물건 값이 7% 오른 셈이다. 맥주 한 병 사는데 7%라면 별게 아닐 수도 있지만 자동차를 사거나 집을 사는데 7%면 무시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없던 세금을 만들어 냈으니 사람들이 좋아할 리가 없었고 G.S.T.는 생활비를 올리고 소비를 억제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직장 동료들은 그의 얼굴이 나온 신문을 보면 ‘son of G.S.T.’라고 킬킬거렸다. 그후 G.S.T.는 몇번의 조정을 거쳐 현재 세율은 5%다.
둘째, 그의 집권 시기는 신자유주위가 유행병처럼 번지던 시기와 맞물려 레이건 대통령이나 대처 영국 수상의 길을 그대로 밟았다. 정부 자산 매각과 민영화. 그는 캐나다-미국 자유무역협정에 이어 북미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협정이 캐나다의 주권을 약화시키고 캐나다 기업과 노동계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비판이 일어났다.
신자유주의와 자유무역은 정부 역할을 축소하고 시장에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해 대기업과 부유한 계층에는 유리하지만 저소득층과 빈곤층은 경제적 혜택을 못 받아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된다. 또한 정부 지출 축소와 공공부분의 민영화로 교육, 보건, 사회복지의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서비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셋째, 경제 불황이었다. 경제불황은 전적으로 멀루니 정부가 책임 질 일은 아니었고 OPEC의 원유 생산 과잉과 국제 경제 침체로 원유 소비가 줄어들어 국제유가 하락을 가져와 원유 수출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캐나다는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원유 생산량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앨버타의 경기 침체, 가계경제 파탄, 실업률은 심각했는데 아직도 앨버타 경제는 국제 유가 등락에 목을 매고 있다.
인기가 급락한 멀루니는 총리를 사임하고 정계를 떠났다. 뒤이어 킴 켐벨이 총리가 되었다. 킴 켐벨은 캐나다 정치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다. 그러나 유권자의 지지를 잃은 PC(Progressive Conservative Party 진보 보수당)는 총선에서 겨우 2석 당선되는 수모를 겪으며 해체되었다. 진보 보수당은 당명과는 달리 진보는 뒷전이고 보수의 가치와 이념에만 충실했던 정당이었다.
그때부터 30년이 훨씬 넘은 지금 생각해보면 자유무역은 대세가 되었다. 보호무역과 국가주도 경제개발로 부자가 된 우리나라(한국)도 지금은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을 우선 가치로 삼는다. 부자나라(선진국)는 자유무역, 가난한 나라(후진국, 개발도상국)는 보호무역이라는 기존의 상식을 허물며 오히려 미국의 트럼프가 자유무역을 혐오하며 강력한 보호무역으로 지지자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
멀루니 총리가 당시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G.S.T. 도입으로 정부 재정의 건전성이 나아지고 재정 적자를 줄이는데 큰 힘이 되었고 경제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는데 필요한 조치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방 정부는 보수당, 자유당이 번갈아 집권을 하지만 당파에 상관없이 G.S.T.는 정부 수입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은 멀루니 총리를 거론하며 한국 경제가 직면한 고민, 정치 지도자의 고민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인기를 잃은 멀루니 총리와 보수당은 유권자의 십자포화를 맞고 몰락했으나 반사이익을 얻은 자유당은 집권에 성공했고 G.S.T.로 재정적 안정을 되찾아 경제번영의 기틀을 마련했으니 멀루니와 폴 마틴 중에서 누가 진정한 지도자인가?
기자는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인데 그 당시에는 “하필 홀랑 망한 멀루니 총리를 거론할까?”라고 이해를 못했으나 멀루니 총리 작고 소식을 들으니 “정치 지도자는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멀리 내야 봐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이제서야 무슨 뜻인지 알겠다.

정치인에게 인기는 무엇일까?

멀루니 정부의 G.S.T.가 인기가 없었듯 자유당의 탄소세도 인기가 없다. 특히 사스캐추원, 앨버타는 탄소세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다. 탄소세가 에너지 분야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경쟁력을 저하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방 탄소세가 앨버타 주권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자유당 정부에서 도입한 연방 탄소세의 목적은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있고 가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리베이트로 탄소세를 환급해 주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정책 기술의 보급을 장려하고 파리 기후 협약 같은 국제 협약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약속했다. 그러나 연방 탄소세는 각 주정부의 정책과 당파적 이익에 따라 찬반이 갈리고 있다.
2015년 집권한 앨버타 NDP는 최저임금을 인상해 2018년 10월 시간당 15불이 되었고 주 탄소세를 도입했다. 그러나 주 탄소세는 UCP가 집권하면서 폐기되었고 온실가스 배출 한도를 지키지 못한 대기업을 상대로 비용을 부과하는 TIER 시스템을 도입했다.
앨버타 NDP 집권시기는 국제유가가 무섭게 하락하던 시기와 맞물려 경제는 다시 토탄에 빠졌다. 경제 불황 시기에 최저임금 인상해 자영업자들의 원성을 샀고 주 탄소세 도입으로 민심을 잃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NDP는 혐오와 저주의 대상이었다.
없던 세금 도입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게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다. 복지 혜택은 좋으나 세금 더 내는 것은 싫다. 그러나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당장의 인기보다 소신 있는 정책,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보다 나은 인류 사회를 위한 앞날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앨버타의 후진적 환경의식

기자는 2017년 유럽 여행 중에 슬로바키아에서 며칠 지낸 적이 있다. 그때 슬로바키아는 시골 구멍가게에서도 비닐 백은 구경도 할 수 없었고 에코 백을 사용했다. 패스트 후드 식당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포트 나이프는 구경할 수 없었다. 캐나다에서는 2022년부터 12월부터 비닐 쇼핑 백, 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을 시작했다.
그러나 2023년 11월 연방법원의 결정은 플라스틱을 독성 물질로 분류하는 것은 지나치게 광범위하며 행정 명령은 “불합리하고 위헌” 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의 판결에도 Metro, Loblaw 등 대형 식품회사들은 비닐 백을 다시 사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고 월마트도 2019년부터 비닐 백 사용을 중지했으며 재생 가능한 기업으로 남겠다고 선언했다. 요식업계도 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은 전 세계적 추세이고 캐나다에서도 주 별로 플라스틱 제품 퇴출을 선언했는데 앨버타 주정부는 홀로 반대했다. *CN드림 기사 참조: https://www.cndreams.com/news/news_read.php?code1=7000&code2=0&code3=210&idx=30079&page=0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 수상은 플라스틱을 독성물질로 분류한 연방정부의 결정은 앨버타의 권리를 침해한다면서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화석연료가 에너지의 주종을 이루고 있고 앨버타 에너지 산업이 캐나다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전 세계적 추세가 재생에너지 청정에너지 시대로 가고 있다. 노르웨이는 화석 연료 판매로 얻은 수익으로 국부펀드를 조성해 자산이 1조3천3백 80억 달러다. 화석 연료 팔아서 국부펀드를 조성했으나 화석연료 개발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으니 이율배반이다. 뿐만 아니라 담배, 특정 무기 생산업체에도 투자하지 않는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겠다는 생각이다.
노르웨이와 비슷하게 화석연료 개발을 시작한 앨버타는 로열티 받아서 조성한 헤리티지 펀드 기금이 고작 250억 달러 정도다. 무능한 보수정권은 호경기에는 흥청망청 쓰다 불경기에는 허리띠 졸라매는 악습을 반복했다.
이번에 스미스 주수상은 2050년까지 헤리티지 펀드를 2,500억 달러에서 4천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화석 에너지 퇴출하고 재생 에너지 청정 에너지가 세계적 추세인데 여전히 화석 에너지 팔아서 펀드 조성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기사 등록일: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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