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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시사 칼럼) -한국 사회에서 보수란 무엇인가-
한국 현실에서 보수란 무엇일까? 사전적, 문자적으로 보수를 정의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한국적 정치,사회상에 맞춰 분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의 경우 사전적 의미의 보수와 정치,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보수의 의미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은 민족우선, 국가이익 우선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보수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외세의존적이다. 외세에 의존하는 보수주의자, 한편의 코메디를 보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보수주의자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
고종황제 때 안변부사로 있던 이중하는 1885년 감계사로 임명받았다.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 국경선을 결정하는 을유감계회담(국경회담)에 조선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된 것이다. 그 당시 청은 조선의 종주국이었고 종주국 관리답게 원세개는 대궐에 들어 올때도 가마타고 들어왔고 고종황제를 만날 때도 서서 만났다. 타국의 국왕을 만날 때는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데 원세개는 그런 걸 무시했다.
조선에 대한 청의 영향력이 그 정도로 대단한 시절이었지만 이중하는 국경회담 하는데 전혀 주눅들지 않고 국가 이익을 위해 회담에 성의를 다해 조선의 입장에서 국경회담을 진행했다. 2년 후 속개된 정해감계회담(1887년)에서도 이중하는 청나라 관리들의 위압적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결국 회담을 결렬시켰다.
국력이 쇠잔해 가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두차례 감계회담을 이끈 이중화 와 미국과 소고기협상을 할 때 한나라당 모습이 오버 랩 된다. “화끈하게 미국 하자는대로 다 해주자”는 자칭 보수, 삼일절, 광복절에 성조기 흔드는 그런 보수가 세상 어디에 있던가?

보수주의자는 지킬만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버릴 것은 버릴줄 안다.
이중하와 같은 시기에 이건창이 있었다. 이건창은 조선시대 최연소 과거 합격 기록을 갖고 있는 천재다. 그는 14세에 과거에 합격했는데 14세 어린아이에게 벼슬을 줄 수는 없어 4년을 기다렸다 18세 되던 해 벼슬을 시작했다. 이건창은 동학혁명이 일어나자 “짐승 잡아 죽이듯 죽여야한다”며 강경진압을 건의했다. 그러나 그는 농민, 서민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조선왕조가 살고 백성들이 사는 길은 부정부패를 일삼는 탐학한 관리들을 중벌에 처해 문란한 관료사회의 기강을 잡는 것이었다. 이건창에게 지킬만한 가치는 조선왕조와 백성들이었다.
보수의 맥이 끊긴 것은 일제시대였다. 일본이 만주를 점령하고 부의를 허수아비 황제로 내세우자 조선의 보수세력은 망연자실했다. 욱일승천하는 일본의 기세로 볼 때 독립은 요원했다. 좌절과 실망 속에서 독립운동 대열에서 민족운동 대열에서 떨어져 나갔다. 일본은 이런 보수주의자들은 친일에 이용했다. 마치 비단옷을 걸레로 쓰는 격이었다. 결국 한국의 건강하고 합리적 보수는 친일이라는 멍에를 쓰고 맥이 끊어져 해방 후 외세개입의 와중에서 자신의 모습 조차 돌아볼 겨를없이 사라져갔다.
보수주의자들은 “과거로 부터 물려받은 지혜로서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나 맹목적 전통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보수주의 정치가 벤쟈민 디즈레일는 급진개혁을 막기위해 진보주의자들 보다 더 진보적 선거법을 주장했다. 보수주의 아버지 에드몬드 버크도 프랑스 혁명 같은 혁명적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 개혁에 임했다.
그러면 삼일절, 광복절에 성조기 휘두르는 정체불명의 집단, 미국의 이익이 곧 우리의 이익이라는 한나라당 같은 정치세력, 그들을 이념적으로 지지하는 뉴라이트 같은 집단은 뭐란 말인가? 그들이 보수라면 지키고자 하는 전통이 무엇이란 말인가? 보수주의 덕목인 책임감, 도덕성, 일관성 중에 그들이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민족대립에서 화합으로 가는 길목을 막고 그들은 일관성 있게 ‘이대로’를 외친다. 이대로는 수구가 할 말이지 보수가 할말은 아니다. 콩으로 똥을 만들 수도 있고 된장을 만들 수도 있다. 재질도 비슷하고 모습도 비슷하나 똥과 된장이 다른 만큼 보수와 수구는 다르다.

기사 등록일: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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