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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아이티 지진참사 그 후-선행은 조용히, 말없이 하는 것-
아이티에 강도 7.3의 지진이 휩쓴지 한 달이 넘었다. 그동안 세계는 아이티 구호에 관심을 기울여 회복단계에 들어선 듯한다. 미국과 프랑스의 눈쌀 찌프리게 하는 반목도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모두들 재해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 중에 메디아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도 구호에 여념이 없는 진정한 일꾼이 있다. 쿠바 의료진이다.
아이티에서 쿠바 의료진의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던 한 의사에 따르면, 쿠바에서 온 의료진들은 하루에 18시간 수술실을 가동해가며 쉬지 않고 밤낮으로 일했다. 쿠바 의료진은 수준도 높았다. 범미주보건기구(PAHO)의 미르타 로지스 국장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라 파즈 병원에서 목격한 쿠바 의료진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경이로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지진이 일어나자 재난 분야에 전문가 집단인 '헨리 리브 의료봉사대'가 발빠르게 대응했고, 그 일환으로 더 많은 의사들이 아이티에 파견됐다. 이 단체는 중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지에 강력한 지진이 덮쳤을 때도 활약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니카라과 출신의 한 공중보건 전문가는 "쿠바 의사들은 트레이닝 과정에서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배우기 때문에 재난에 매우 빨리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아이티에서 쿠바 의사들은 각각 다섯 곳의 야전병원과 진단 센터 등 총 22개의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70명에 이르는 쿠바인 물리치료사와 재활 전문가들로 꾸려진 아홉 곳의 재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구의 편향된 시각-
그러나 아이티 지진 현장을 비추는 '창'인 서방 미디어들은 대체로 쿠바의 활동에 무관심했으며, 이를 높게 사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 케이프 대학의 데이비드 샌더스 교수는 "쿠바가 다른 나라보다 앞서 현지에 수백 명의 의료진을 보냈다는 사실에 대해 미디어가 사실상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또 쿠바 의료진보다 훨씬 더 튼튼한 재정을 기반으로 하는 '국경 없는 의사회'(MSF)와 비교해도, 대략 269명의 의료 종사자를 파견한 MSF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MSF와 국제적십자사(ICRC)의 대표자들이 카메라 앞에 자주 서는 반면, 쿠바의 의료진들은 미디어 앞에 설 기회가 없었다. 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에서 국제 에디터를 했던 중남미 전문가 리처드 고트는 "서방 미디어들은 기대하지 않은 나라의 원조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며 "언론들은 비단 쿠바뿐만 아니라 다른 중남미 국가들의 노력에 대해서도 무관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7000만 달러를 기부한 브라질과 아이티가 갚아야 할 부채를 전액 탕감한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들의 원조는 미국이나 유럽국들의 비슷한 원조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중남미 국가들의 구호 활동은 서방 NGO들의 활동 보다도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 NGO들은 언론 담당자를 두고 자신들의 활동을 적극 홍보하기 때문이다. 리처드 고트는 "서방의 언론들은 NGO들의 활동을 보도하는데 익숙해져 있고, 상호 협력이 잘 된다"고 말했다.
-미국, 쿠바 이념을 넘어 해빙 무드-
한편, 미국과 쿠바는 50년 이상 지속된 적대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아이티 재건에 있어서 암암리에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이 아이티 구조 작업을 위해 자국 비행기가 쿠바 영공을 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쿠바가 즉각 동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쿠바 외교부의 조세피나 비달 북미국장은 "쿠바는 더 많은 아이티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 "아이티에서의 쿠바에 노력에 감사한다"며 앞으로의 협력과 공조에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아이티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쿠바가 그들의 이념적인 차이를 뛰어 넘어 물적 자원을 가진 미국과 인적 자원을 가진 쿠바가 각각의 자원을 혼합해 아이티를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쿠바는 의사, 엔지니어, 재난대응 전문가 등 구호 분야에서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 비록 국민소득은 낮아도 경제적으로 풍족한 나라들에 뒤지지 않고 그간 국제 인도적 지원 노력에 조용히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나라다. (오충근 기자)

기사 등록일: 201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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