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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칼럼) 올림픽과 국가주의 -금메달은 개인의 영광인가, 국가의 영광인가-
노동에는 목적이 있지만 스포츠는 목적이 없다. 그러나 나태는 아니다. 신체가 비운동상태가 아닌 운동상태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속성인 무목적성과 달리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경기는 국가의 힘을 과시하는 목적을 갖는다. 이런 모순은 국가주의를 부정하면서도 스포츠에서는 오히려 국가주의를 예찬하는 또다른 모순을 낳는다.

스포츠 국가주의 효시는 스파르타였다. 갓 태어난 남자아이들의 신체 건강상태를 살펴 아이들 가운데 선별하여 신체를 단련시키고 전쟁기술을 익혀 강한 스파르타인을 키우는데 그 과정에서 스포츠가 용맹스런 전사를 만드는데 역할을 했고 이것이 스포츠 국가주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시작 된 고대 올림픽이 1896년 근대 올림픽으로 전환되었는데 1936년 페르린 올림픽을 기점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선수들의 모든 경기 기록은 초 와 cm단위로 측정되었다. 인간을 기계장치로 측정하는 것이다. 베를린 올림픽은 또한 나치의 정치 선전장으로 스포츠 국가주의 역할을 잘 해냈다.

밴쿠버에서 동계올림픽이 한창이다. 스포츠경기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힘든 훈련을 거친 선수들이 뛰어난 체력과 뻐어난 정신력으로 갈고 닦은 탁월한 기량을 보여줄 때 느끼는 한 개인의 노력의 결실에서 느끼는 보편적 감동이다. 온갖 역경을 이기고 피 묻은 손으로 승리의 종을 움겨쥐는 그 보편적 감동을 ‘국민의 희망’이나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표현으로 국가적 차원으로 치환 하려는 것은 우리가 국가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운동선수 개인의 노력, 탁월성 보다는 개인을 국가에 소속된 존재나 국가에 헌신하는 존재로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호석 선수는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 1, 은 2을 목에 건 선수다. 그런 이호석 선수가 이번 쇼트트랙경기에서 국가반역죄라도 지은 듯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온갖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고 있다. 그는 한국이 쇼트트랙 1,500m 경기에서 추월하려다 접촉사고를 일으켜 금,은,동을 싹쓸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만고의 역적이 되었다. 금,은,동 싹쓸이 하면 국민들은 잠시 기분 좋을 것이다. 더구나 외국에 이민와서 사는 사람들은 소수민족이라 은근히 차별 당하고 영어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에 다니지도 못하고 이민 오기 전보다 하향평준화 된 직장에서 자기 의견 한번 제대로 표시 못하고 사는데 올림픽에서 한국이 금,은,동 싹쓸이 하면 며칠은 기분 좋을 것이다. 평소 무시하던 동료들에게 “한국이 이런 나라야”라고 자랑도 하고.

그러나 운동선수의 목표는 1등 하는 것이 당연하다. 양보는 운전할 때 필요한 것이지 승부에서는 양보가 없다. 바둑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맞붙어도 양보가 없는 법이다. 우리끼리니까 양보하라는 논리는 좋은 기록으로 승부를 겨루는 운동선수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다.

2006년 월드컵 스위스전에서 해설을 하던 신문선 해설위원(SBS)이 있었다. 한창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오프 사이드, 그 때 신문선 위원은 “안타깝지만 온 사이드입니다. 수비수 몸에 맞고 들어 갔습니다”라고 소신발언을 했다 언론과 네티즌에게 다구리 맞고 해설위원 도중하차 했다. 비디오 판독결과도 온 사이드였다. 한국팀으로서는 아까운 일이지만 국민의 기대 저바리고 소신발언 했다고 국가반역죄라도 지은양 대역죄인 취급하는 일그러진 애국심, 어긋난 국가주의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다.

근대 올림픽 역사상 스포츠 국가주의, 애국주의에 반기를 든 감동적 사건이 있었다. 1968년 맥시코 올림픽 200m 육상경기에 참가한 토미 스미스와 죤 카를로스는 산 호세 주립대학 학생으로 1위와 3위를 차지해 시상대에 올라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국기를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오른손 과 왼손을 움켜쥐고 하늘을 향해 들었다. 흑인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이자 월남전 반대 표시였다. 정치적으로 순순한 올림픽에서 정치적 행위를 한 것이다. IOC는 두 선수를 제명했고 귀국한 토미 스미스와 죤 카를로스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로서 받을 수 있는 특전을 박탈당했다. 4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으나 이들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고 할일을 했을 뿐이라고 한다. 독일 스포츠용품 회사인 아디다스는 이들을 기리는 스포츠웨어를 제작하기도 했다. (오충근 기자)

기사 등록일: 201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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