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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칼럼) 부활절을 맞으며
캐나다를 더 이상 기독교 국가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기독교가 건국의 초석이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부활절이 되면 캐나다가 기독교 이념으로 세워진 국가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성 금요일부터 부활절 월요일(Easter Monday)까지 4일 연휴, 개인 휴가를 화, 수, 목, 3일 정도 덧붙인다면 만물이 소생하는 초봄에 1주일 휴가를 즐길 수 있지 않은가? 비기독교인 뿐 아니라 심지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라도 부활절 덕을 톡톡히 보는 것이다. 그러나 부활절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한다면 이틀 유급휴가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

부활절은 성탄절과 더불어 기독교의 중요한 축일이다. 예수께서 인류의 죄를 대신해 지고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셨는데 그날이 금요일이다. 그래서 부활절 전 금요일을 성 금요일(Good Friday)이라 해서 기념한다. 그리고 3일만에 부활하셨다. 그날을 부활절로 기념한다. 부활절을 영어로 Easter라 하는데 그 어원은 무엇일까?

Easter, 독일어로 Ostern은 고대 튜튼족이 4월에 희생제물을 바쳤던 봄의 여신 에아스트레(Eastre)가 토착화되어 Easter가 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부활절이 고정되지 않고 해마다 바뀌는 것은 춘분과 관계가 있다. 이스터(Easter)는 에오스트레(Eostre), 오스테라(Ostera), 아스타르테(Astarte), 이쉬타르(Ishtar)의 현대적 표현이며 아쉬타르(Ishtar)가 Easter로 되었다 한다.

아쉬타르는 또한 아시리아, 바벨론의 여신으로 미와 연애, 풍요와 다산, 전쟁, 금성(Venus)를 상징한다. 길가메시 서사시에 보면 우루크(Uruk)에서 돌아오는 길가메시를 보고 반한 아시타르는 길가메시에게 청혼을 한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거절한다. 그녀의 사랑을 받아드린 남자들은 가혹한 운명을 겪는 최후를 알기 때문이다.

그대는 양치는 목자를 사랑했다. 그는 그대를 위해 매일 양 새끼를 제물로 했다.
그대는 그를 때려눕혔다. 그리고, 그대는 그를 표범으로 만들었다.
그대는 비할 데 없이 강한 사자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대는 그를 위해 일곱 개의 함정을 파 놓은 것이다.
그리고, 그대는 그를 위해 가죽띠와 채찍과 회초리를 감수하는 운명을 쥐어 주었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부활절은 광복절이나 삼일절처럼 정해진 날이 아니라 매년 바뀐다. 왜 그럴까? 부활절을 두고 교회는 오랜 동안 갈등을 겪어왔다. 동방정교회와 서로마교회(캐톨릭)의 갈등이다. 율리우스력을 사용하는 동방정교회는 유대달력의 니산월의 14일을 부활절로 지켰다. 그러나 그레고리력을 사용하는 캐톨릭은 니산월 14일 다음에 오는 주일을 부활절로 지켰다. 2-3세기부터 시작된 부활절 갈등은 동방정교회가 20세기 들어 그레고리력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통일되었다.

부활절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춘분과 만월을 알아야 한다. 춘분 다음에 오는 만월 다음 일요일이 부활절이다. 춘분은 3월21일로 고정 되 있다. 만월은 음력 기준으로 15일이니 바뀐다. 그래서 부활절도 매년 바뀐다. 올해는 춘분 지나고 만월, 음력 15일이 3월29일이다. 즉 3월29일 후의 첫 번째 일요일, 그러니까 올해는 4월4일을 부활절로 지킨다.

이번 겨울은 길지도 않았고 눈도 조금 왔고 춥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캐나다 하면 긴 겨울, 혹한, 많은 강설량이 생각난다. 봄이 오는 기색이 보여 파크에 나가보면 생명의 끈질김에 경외감이 생긴다. 긴 겨울 동안 얼어붙은 땅 속에서 완전히 생명력을 잃었을 것 같은데 황량한 땅에서 생명의 싹이 올라온다. 완전히 죽었다고 생각되는 뿌리에서 새 생명이 잉태되어 돋아난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 생명을 보면 생명의 소중함, 생명의 위대함을 느낀다. 생명은 죽음보다 강하다고 봄바람이 속삭인다.

모든 생명은 죽는다.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오게 되 있다. 모든 생명체는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죽음의 법칙이 생명의 법칙을 이기는 듯 하다. 발전해 가는 대량 살상무기,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오염, 전쟁에 희생되는 생명 보다 더 많은 생명이 희생된다는 낙태 등 우리 주변에는 죽음의 세력이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생명은 죽음보다 강하다. 딱딱한 씨앗 속에서 생명이 움터오고 죽음의 땅에서 새 생명이 올라오듯 죽음 속에서 생명이 태어난다. 그래서 성경은 씨가 죽지 않으면, 즉 씨가 썩지 않으면, 어떻게 씨에서 생명이 살아 나오겠는가? 죽은 자의 부활도 이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지만 그 썩을 것에서 썩지 않을 생명이 나온다고 했다.

4월은 부활의 계절이다. 부활이란 어떤 사이비 종교에서 말하듯 1992년 10월28일 떼를 지어 우르르 하늘나라에 몰려 올라가듯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우리를 거듭나게 하고 살리는 힘이다. 부활이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우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워내는 것이다.

부활절이 되면 부활절 무장봉기가 생각난다. 1916년 부활절 주간에 아일랜드 공화주의자들이 독립쟁취를 위해 영국을 상대로 무장봉기를 일으켰다. 아일랜드 시민군과 아일랜드 의용군이 연합작전을 폈다. 무장봉기는 영국군에 의해 6일만에 진압되었고 주도자들은 체포 되 영국 군사법정에서 처형되었다. 그러나 부활절 무장봉기로 무장투쟁의 전통의 공화주의자들이 아일랜드 정치 전면에 나섰고 무장봉기 세력들은 마침내 아일랜드 공화국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기사 등록일: 201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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