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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한국적 보수의 일그러진 자화상
보수란 무엇일까? 과거부터 유지되어온 사회질서와 문화전통 중에서 좋은 점을 계승하고 발전시키자는 사상과 행동이다. 즉, 지키고 계승하고 발전시킬 가치를 위해 버려야 할 것은 버릴 줄 아는 것이 보수다.

고종 때 이건창이 대표적 보수다. 그는 조선이란 가치를 지키기 위해 동학교도들을 짐승 잡듯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탐관오리와 삼정의 문란을 지적하며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웠고 외세와 결탁하는 개화파의 부박함을 통렬히 비판했다. 과거시험 최연소 기록을 갖고 있는 이건창은 강직한 성격으로 젊은 나이에 암행어사로 활약했는데 민비 일가의 비호를 받고 있는 충청감사 조병식을 탄핵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막강한 세도 앞에 이건창의 기백이 꺾었다.

우당 이회영 일가도 대표적 보수다. 나라가 망하자 현 시가 700-800억에 해당하는 전 재산을 팔아 일가족이 만주로 이주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독립운동에 이바지한 이회영 일가는 솔선수범과 보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몸으로 실천한 보수의 귀감이다.

면면이 이어 내려오는 보수의 전통이 무너진 것은 일제시대, 만주사변부터였다. 만주사변으로 일본이 만주를 점령하고 괴뢰정부를 세우자 독립의 꿈이 사라진 국내 민족주의 보수세력은 망연자실했다. 욱일 승천하는 일본의 기세로 볼 때 독립은 불가능한 것이 되고 말았다.
사람은 아무리 악조건일지라도 희망이 있으면 견디어낸다. 그러나 희망을 잃으면 무너진다.

불가능해 보이는 독립을 위해 몸을 던질 것인가? 현실에 순응하고 이등국민으로 살아갈까? 고민하던 민족주의 보수주의자들은 현실에 순응하는 것을 택했다. 현실에 순응한 보수주의자들을 일제는 친일의 앞잡이로 부려먹었고 친일파라는 멍에를 쓴 한국의 보수는 명백이 끊어졌다. 고당 조만식선생이나 백범 김구선생이 마지막 보수세력일 것이다.

전 세계 역사를 달달 털어봐도 외세에 협력하는 보수는 없다. 그러나 조선시대는 그만 두더라도 근대사에 친일-친미로 이어지는 한국의 보수는 전통적 의미의 보수라고 할 수는 없고 한국적 보수라고 부르는 게 타당하다.

한국적 보수의 정의에 대해 대구대학 사회학과 홍덕률 교수는 “단지 변화와 개혁에 저항하는 보수, 더 정확하게는 수구적 세력만이 존재해왔다는 것이 그간 흔히 한국의 보수주의에 대한 많은 연구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이것이 ‘한국적 보수’의 통칭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적 보수가 6.25 같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처신했을까?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김영삼씨는 6.25때 징집적령기였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군 입대경력이 없다. 한 사람은 학도병 나갔었다고 우기고 있고 한 사람은 해상방위대 근무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학도병이나 해상방위대 운운 할 것이 아니라 군에 입대 했었으면 궁색한 변명 늘어 놓을 것 없지 않은가?

돈 있고 힘 있는 집 다 빠지고 없는 사람, 못 배우고 가난한 집 아들들이 희생된 것이 6.25라고 대부분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군인들이 인민군과 싸우다 죽으면서 “빽!”하고 죽었다지 않는가. 돈 없고 빽 없어 전방에서 싸우다 죽는다는 소리다.

미국은 사정이 어떨까? 6.25때 미군 장성 아들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죽거나 부상을 입었다. 유엔군 총사령관 윌리엄 클라크 대장의 아들은 중대장으로 금화 저격능선 전투에 참전해 부상을 입었다. 비록 적군이지만 모택동 아들도 6.25때 참전해 전사했다.

미국은 닉슨 대통령 때 병역제도를 징병제에서 지원제로 바꿨는데 그래도 군에 입대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펜실베니아주 하원의원 폴 맥헤일은 1991년 걸프전이 일어나자 의원직 사임하고 현역 복귀해 해병대 장교로 걸프전에 참전했다. 그 후 하원에 다시 당선된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일어나자 다시 의원직 사임하고 현역 복귀해 해병대 중령으로 아프간 전투에 참전했다.

6.25동란이 일어난 지 60년 되었는데 한국적 보수의 무임승차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언론비평전문주간지 ‘미디어오늘’이 동아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스포츠투데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족벌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8개 중앙언론사 사주 일가의 병역 현황을 조사한 결과, 언론사주 일가의 병역면제 비율이 42.1%로 평균 면제 비율 4.6%보다 10배 가까이 높았다. 또 현역복무 비율도 47.4%로, 평균 현역판정 비율인 84.4%에 비해 매우 낮았다. 최근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의 이중국적과 병역문제를 둘러싼 잡음은 우리 사회 보수세력이 50년 전 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입으로만 나라를 지킬 뿐임을 보여준다.

언론계뿐 아니라 정치계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부 장, 차관 67명 중 면제자는 12명(17.9%)였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114명 가운데 14명이 면제 받아 12.6%를 기록했다. 그 중 장관급 25명 가운데 8명이 면제 받아 3명 중 1명꼴로 면제자가 나왔다. 차관급 면제율은 7.24%를 기록해 장관급과 비교가 되었다.

특히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국정원장도 군 면제자였고 국방차관도 면제자가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국민개병제로서 모든 젊은 남자는 국방의무를 해야 하는데 국정을 책임지는 장관의 1/3일 군 면제자라는 사실은 한국적 보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필자 대통령, 미필자 총리, 미필자 국정원장, 미필자 국방차관등이 놀란 토끼눈을 하고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안보장관 회의를 했을 생각을 하니 왠지 헛웃음만 나온다.


기사 등록일: 201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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