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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부쳐 -휴가의 계절 삶의 재충전-
- 청포도 -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알알이 꿈꾸며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7월이 되면 생각나는 시 ‘청포도’의 작가 이육사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이다. 퇴계 이황선생의 14대손인 이육사의 본명은 이원록 혹은 이원삼. 3형제가 모두 독립 운동하다 옥고를 치렀다. 이육사는 생전 독립운동 관계로 17회나 옥고를 치른 강골로 1944년 북경감옥에서 옥사했다. 시인이란 이미자와 달리 그는 항일독립 무장투쟁 단체인 의열단 단원이었고 조선군관학교 간부훈련을 졸업한 무력독립투쟁가였다. 최초로 옥고를 치른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 때 수인번호 264를 아호로 써 이육사가 되었다. 이육사는 이상화, 윤동주와 함께 당대를 대표하는 저항시인이었다.

청포도에는 이역만리 만주 땅에서 독립 운동하는 독립지사의 조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녹아있다. 어둠의 역사 속에서 청포를 입은 손님이 찾아와 내 고장에 참다운 평화를 줄 그날을 기다리는 시인의 마음을 외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이해할 듯하다. 캐나다 이민 와서 사는 것이 독립운동 때문은 아니고 먹고 살자고, 좀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보자는 이기적(?)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7월은 청포도가 익는 계절일 뿐 아니라 세계사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이 있는 계절이다. 캐나다 독립기념일인 캐나다 데이가 7월1일, 미국 독립기념일이 7월4일, 프랑스 혁명기념일이 7월14일이다. 캐나다 독립은 세계사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 독립과 프랑스 혁명은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은 획기적 사건들이다.

독립전쟁이라는 무력항쟁을 통해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벗어나 민중의 힘으로 민중이 주인이 되는 공화국을 세운 미국의 독립전쟁과 계몽주의와 사회계약론을 철학적 배경으로 왕과 귀족이라는 특권계급이 지배하는 사회를 혁명으로 무너뜨리고 민중이 역사의 주인이 되는 인권선언을 주창한 프랑스 혁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미국 독립전쟁 하면 미국의 국부(國父) 죠지 워싱턴이 생각난다. 그러나 독립군 사령관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미국 독립을 이룬 영웅적 행위보다 그의 인간적 면모에 매력을 느낀다. 친구의 부인 샐리 패어팩스를 사랑한 그는 미국의 국부 이전에 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7월은 휴가철이 시작되는 즐거운 계절이다. 70년대 초, 중반 바캉스라는 프랑스 단어가 들어와 장마철이 끝나면 전국을 온통 바캉스로 몰아넣었다. 지금도 휴가철이 되면 모래사장, 바다, 흰 포말을 그리며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 파라솔, 수영복 입은 여자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키 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가 생각난다. 언제부터인지 휴가철이 되면 반드시 어딘가를 다녀와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잡혀 살아왔다. ‘앞집, 옆집, 뒷집 다 떠나는데 우리도 가야지’라는 강박관념.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나를 황폐하게 만드는 불행의 시작인데 한국인은 곧잘 남과 나를 비교한다. ‘앞집이 좋은 차 샀으니 우리도 사야지’ ‘옆집이 해외여행 간다는데 우리도 가야지’ 아무리 ‘친구 따라 강남 간다’지만 내 사정이나 형편은 생각하지 않고 남이 해외여행 간다고 우리도 간다면 그건 휴가가 아니라 돈 써가며 스트레스 받는 것이다.

휴가란 무엇일까? 일상생활을 떠나서 나를 되돌아 보는 재충전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휴가는 사치였다. 부모님 세대는 일이 곧 휴가요 일을 놀이 삼아 하던 세대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이제는 휴가는 휴가요 일은 일인 시대가 되었다.

더구나 시대의 변천에 따라 개인의 의미가 중요시되고 다양한 문화인프라가 구축되면서 개인의 자유와 생활의 활력을 위한 휴가문화가 생겼다. 이제 휴가는 더 이상 사치도 아니고 가진 자만이 즐기는 호화스러운 것도 아니고 더욱이 놀고 마시는 소모적인 삶의 낭비가 아니다.

휴가란 돈을 많이 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해외로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내 나름대로 즐기는 것, 즐겁게 즐기면서 생활의 재충전과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곧 휴가 아니겠는가? 창조적 발상을 위해 효과적 휴가를 즐기면 되는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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