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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변화 하는 가족 개념/작가 박완서씨, 스틱스 강 건너 명계로
캐나다 전통적 가정은 부부가 자녀를 낳고 살다 자녀가 18세 되면 독립해 나가고 부부가 의지하며 노후의 삶을 살거나 양로원으로 가는 것인데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손자, 손녀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2001년 46만6천명에서 2006년 51만5천명으로 늘어났다.

18세 되면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하는 것이 당연하고 떠나지 못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던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바뀌어 18세 넘은 성인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일반화 되 가고 부모 곁은 떠났던 자녀들도 경제적 이유등 여러가지 이유로 오히려 부모 곁으로 돌아오는 현상과 노령화 인구 증가가 겹쳐 3대가 사는 가정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전통적으로 2-3대가 같이 사는 것에 익숙한 동양계 이민자들이 늘어나고 경제적 곤경에 처하면 가족의 귀중함을 느끼게 되 그래도 가족 밖에 없다 라는 인식이 퍼져 가족간의 유대감 친밀감이 더 해지고 있다고 사회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런 변화되는 현실에 맞춰 건축업계와 지방자치단체들은 2-3세대가 같이 사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거주공간을 제공하는 주택을 짓고 있고 주택 개, 보수가 쉽도록 조례를 바꾸고 있다. 주택전문 건설회사 메트릭 홈즈는 3년 전부터 다세대 거주형 주택을 분양하고 있다. 겉에서 볼 때는 단독주택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여러 세대가 편리하게 살도록 설계되어 있다.

동양계 이민자가 많이 사는 밴쿠버 및 주변도시는 단독주택에 별채를 지을 수 있도록 조례를 변경했으며 최근 건축하고 있는 주택 분양의 1/3은 부모와 함께 살기 위해 별채를 선호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3대가 사는 것이 당연시 되던 한국에서는 캐나다와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본국의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의하면 할아버지, 할머니를 가족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23.4%에 그쳤다. 또한 부모를 가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7.6%로 응답자의 약 ¼은 부모를 가족으로 여기지 않았다.

시부모나 장인, 장모를 가족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50.5%로 기혼자 2명 중 1명은 시부모나 장인, 장모를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위를 가족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고작 24%, 며느리를 가족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26%로 응답자 ¾은 며느리, 사위를 가족으로 생각치 않았다.

배우자의 형제 자매를 가족으로 여긴다는 대답은 30%에 불과했다. 기혼자 70%가 시숙, 시동생이나 처남, 처제를 남으로 생각한다.

가족이라면 전통적으로 ‘혈연 공동체’를 뜻하는데 피를 나눴다는 혈연보다 같이 살면서 밥 같이 먹는 ‘식구’의 개념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증거다. 가족의 개념이 이렇게 좁아지는 것을 사회학자들은 전통적 가족상의 붕괴에서 찾고 있다.

부모가 자녀들 손 잡고 나들이 나가는 평화로운 모습에서 이혼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이 늘어나고 동거, 입양, 다문화 가족, 심지어 동성애 가족까지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수용해야 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이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의 출현이 혈연 중심의 본능적 결합보다는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가족의 인식변화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즉 가족구성원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친밀하고 행복감을 느끼냐 가 더 중요한 가치로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가족 개념의 변화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 부양 받지 못하는 첫번째 세대라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다. 한국 사회에 3대가 같이 사는 시대가 다시 올 것인지?

작가 박완서씨, 스틱스 강 건너 명계로
망각의 강을 건너 하데스의 시민이 된 작가 박완서씨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에드몬톤 캘거리에도 많이 있다. 고인에게는 동네 아줌마 같은 친근감이 느껴진다. 구멍가게에서 담배 한 갑 사 갖고 나올 때 허름한 스웨터 차림에 반찬거리 사 들고 나오면서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아줌마. 그러나 그 사람 좋은 미소에는 “담배는 왜 피워?” 라는 동네 청년을 향한 따뜻한 나무람이 들어 있는 사랑의 미소다.

나는 고인의 책을 딱 한 권 읽어봤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그 책을 읽은 게 70년대 중반인지 70년대 말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그 당시 사회분위기는 꼴찌에게 신경 쓰고 다독거려주는 사회가 아니었다.

개발하고 발전해 남 보다 앞서 나가는 게 목표인 사회, 경쟁에서 도태되면 끝나는 사회,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 라며 주먹 불끈 쥐고 일어나 나라 전체가 들떠 시절, 외화벌이라면 젊은 여자들 몸 파는 것도 국가시책이 되던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시절에 꼴찌를 인정하고 꼴찌를 배려하고 꼴찌에게 박수를 보내는 책을 썼다는 것은 문학의 문외한인 내가 생각하기에도 대단한 일이었다.

고인에 대한 기억이 한가지 더 있다. 유신정권이 끝나고 난 후라고 기억되는데 신문 칼럼에 “이젠 대통령 내 손으로 뽑자고 수군거리며 좌우를 둘러보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온 것인가”라고 했다. 고인은 동네 아줌마 같은 수다로 시대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뭉뚱그려 승화 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다. 작가라는 명칭은 아무에게나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이런 분에게 걸 맞는 명칭이다.

고인의 작가관은 “빛이 드는 곳보다 그늘 진 곳에 서 있어야 하고 어려운 사람 곁에 서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라면 문학을 한다고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음미해야 할 대목이다. 읽은 지가 30년이 넘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와 단편적으로 읽어본 몇 개의 산문과 칼럼에서 이분의 성향과 철학, 삶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분단문제, 빈부격차, 약자나 소수에 대한 사회적 배려, 평등의 문제에서 고인은 다소 온건한 진보적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한국적 풍토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칭찬보다 욕먹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고 생각지도 않았던 글로 인해 욕을 먹고 지탄 받아야 할 때가 있다. 더구나 온건파들은 양쪽에서 욕 먹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박완서씨도 그런 일이 있었다.

촛불시위는 고인을 빗겨가지 않았다. 민감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그냥 지나치는 것은 작가적 양심에 어긋난다 생각했던지 한 마디 한 것이 좌, 우 양쪽에서 욕을 먹어야 하는 사태를 불러왔다. 강경일변도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한국적 풍토에서 고인의 ‘촛불관’에 좌, 우 어느 한쪽도 흡족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현대 문학 2008년 9월호에 에세이 형식으로 쓴 ‘8월의 단상’이 그 것인데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 보기 바란다. 마지막 부분만 소개한다.

“나에게 6.25는 아직도 지혈이 안 된 상처지만 그 다음 세대에게는 6.25를 아무리 설명을 해 봤자 발굴한 유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 골은 엄청나게 깊지만 다행히 우리는 사라져가는 세대이다."

천주교 신자인 고인의 영혼은 천국으로 직행하던가 아니면 천국 보충대 격인 연옥을 거쳐 천국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희랍 신화에 의하면 망자의 영혼은 슬픔의 강, 시름의 강을 건너 불의 강에서 영혼을 정화 하고 레테의 강에서 강물 한 잔 마시며 이승의 일일랑 말끔히 잊고 뱃사공 카론이 젓는 배를 타고 스틱스강을 건너 명계에 들어가 분단도 없고, 좌우도 없고, 불평등도 없는 그 곳에서 또 다른 삶을 즐길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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