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기자수첩) 2011년을 돌아보며
한 해를 보내면서 아쉬운 시간, 지나간 시간의 나이테를 눌러본다. 손톱자국이 나도록. 뿌듯한 성취감 보다는 아쉬웠던 한 해를 돌아보며 다가 올 한 해에는 좀더 좋은 일이 많기를, 소망하는 일들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올 한해도 평탄하지는 못했다. 특히 독재자들에게는 권좌에서 몰려나거나 목숨을 잃는 한 해였으니 평탄하지 못했다고 하기 보다는 재수없는 한 해였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벽두부터 몰아 닥친 중동의 시민혁명은 마침내 독재자들을 몰아내고 민중은 꿈을 제각기 가슴에 품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자스민 혁명은 역사의 귀결이다. 튀니지의 전태일 모하메드 부아지지 분신이 중동을 자스민 향기로 뒤덮게 만들어 23년 독재의 벤 알리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냈다. 자스민 향기는 국경을 넘어 이집트로 향했다. 파라오의 후예들은 30년 동안 권력을 휘두른 무라바크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무라바크는 4차 중동전의 영웅으로 30년 동안 독재를 휘두르며 이집트 경제성장을 위해 애썼다고 하지만 2차 대전 후 신생독립국들은 강력한 지도력, 일당독재, 만성적 부정부패, 야당탄압 등의 어두운 면을 갖고 있었다. 신생독립국들이 갖고 있는 어두운 면은 이집트나 한국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 후 자스민 향기는 사막을 넘어 예멘으로, 시리아로 리비아로 퍼져나갔다. 리비아에서는 42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카다피가 고향에서 죽었다. 카다피는 대통령이라던가 총리 등 으리으리한 직책 없이 백수로 권력을 휘두른 특이한 존재였다. 그는 보통 수호자, 지도자로 불리었다.
독재자들은 내쫓기거나 죽었지만 혁명은 완결되지 않고 진행 중이다. 예멘은 살레 대통령이 11월 말 권력 이양안에 서명했지만 시리아 민중들은 아직도 독재정권을 상대로 투쟁을 하고 있고 이집트, 튀니지, 리비아도 민중이 원하는 정치, 사회,경제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12월에는 북한의 김정일도 죽었으니 올해가 독재자들에게 불길한 한 해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김정일의 죽음보다도 그 이후 한반도를 중심으로 벌어질 정치 상황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우리가 대한민국 헌법 3조 영토조항을 삭제,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 문제는 곧 우리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동의 자스민 혁명은 민중들의 자유를 향한 열망의 합집합이지만 혁명에 일조를 한 것은 SNS였다. 민중의 귀와 입을 막아야 독재가 가능한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중동 민중들을 끼리 끼리 연결해주고 세계와 연결해주는 통로 구실을 톡톡히 해 혁명의 일등공신이라는 말을 들었다.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앞으로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다. 국민의 귀와 입을 막고 싶은 정권으로서는 SNS가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 한국에서도 박만 이라는 공안검사 출신 인물을 방송통신 심의 위원장으로 뽑아 통제와 규제에 들어 갔는데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가 과연 성공할지.
독재자들이 죽었다거나 권좌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똑같은 죽음이라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세상을 바꿔놓은 천재의 죽음은 우리 모두를 슬프게 했다.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축사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명언을 남긴 히피 억만장자 스티브 잡스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어본다.
올해 캐나다 총선에서 선전해 만년 제3당 NDP를 공식 야당 반열에 올려 놓은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 지도자 잭 레이튼의 죽음도 많은 사람들 가슴에 아쉬움을 남겨 놓았다. 그는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병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혹시 실망하거나 좌절할 것을 염려한 것이다. 죽음 앞에서도 의연했던 잭 레이튼은 사랑, 희망, 낙관이 가득 담긴 편지와 차기 수상감을 잃었다는 짙은 아쉬움을 남겨 놓은 채 우리 곁을 떠났다.
9.11을 주도한 빈 라덴을 미국이 살해한 것에 대해 미국인들을 비롯해 대부분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박수를 쳤지만 팔짱 끼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빈 라덴의 죽음으로 알 카에다 조직이 잠시 주춤하기는 해도 궤멸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테러와의 전쟁이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다.
3월에는 일본에 지진과 해일이 닥쳤다. 엄청난 규모의 해일과 지진은 첨단 일본의 통신, 도로망을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사망자만 약 14,000명에 이르고 실종자가 수만 명에 이르는 피해를 기록했다. 재해대책이 가장 발달했다는 일본이 이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 못했다. 그러나 지진과 해일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지진과 해일의 여파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원자로 1호기-4호기가 폭발한 것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 공격을 받아 본 일본으로서는 정말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핵 유출 이후의 후유증으로 일본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핵 유출의 후 폭풍으로 일본인들은 언제까지 두려움에 떨어야 할 것인가?
연속적으로 몰아 닥친 일본의 재앙을 하나님의 저주라고 지적한 목사들이 지탄을 받았다. 일본과 한국은 역사적으로 불편했던 과거가 있고 독도를 놓고 일본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불행을 당한 이웃에게 저주 운운하는 것은 기독교 이전에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말이다.
8년 넘게 끌어온 이라크 전쟁이 마침내 종결되었다. 전쟁 종결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성탄절 선물이 될 것이다. 대량살상무기 와 이라크 국민 인권을 빌미로 시작한 전쟁은 대량살상무기는 찾지도 못하고, 원래부터 없었으니 찾는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라크 국민 인권 개선은 커녕 10만이 넘는 이라크인이 사망자, 이라크 국토를 쑥밭으로 만들고 온 국민의 마음속에 전쟁이라는 상처만 남겨 놓은 전과(?)를 기록한 채 남아있던 미군 병력은 쿠웨이트 국경 너머로 철수했다.
5월2일 캐나다 총선은 연방 보수당을 소수정권에서 다수정권으로 탈바꿈 시켰다. 다수정권으로 정책 실시에 탄력을 받게 된 하퍼정부의 승리는 보수당의 승리라기 보다는 야당인 자유당이 국민의 신뢰를 너무 잃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기대를 뒤엎고 NDP가 선전해 공식야당으로 등장한 것도 2011년의 변화다. 그러나 이번 총선으로 퀘벡당은 몰락하는 처참한 결과를 보여 유권자의 무서운 힘을 보여주었다.
앨버타 주정부는 스텔막 주 수상이 사임하고 후임 수상 선거가 있었다. 중론은 게리 마 후보의 압승이었으나 운명의 신은 게리 마를 외면하고 앨리슨 레드포드의 손을 들어 주었다. 자신 했던 선거에서 낙선한 실망감 때문인지 게리 마는 대중에게서 모습을 감춰 지지자들을 안타깝게 했는데 최근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앨버타 정부를 위해 곧 홍콩 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SNS는 한국의 선거풍토를 바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 아닌 이변을 연출했다. 그날 필자는 마침 서울에 있어 박원순 시장의 당선 소식을 듣고 노량진 수산 시장에서 입에 살살 녹는 생선회를 안주로 소주를 통음했거니와 SNS의 위력은 제도권 언론이 아닌 비주류 언론을 휩쓸어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전 국회의원 정봉주, 시사인 주진우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 등 나꼼수 4인방은 인기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정봉주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대법원에서 일년 징역이라는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유죄판결 배경에는 나꼼수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니 정봉주 전의원은 나꼼수로 인해 피박을 쓰는 불행을 겪게 되었지만 “피박 뒤에 대박 있다”는 속설대로 일년 후 대박을 터뜨릴지 누가 아는가?
며칠 후면 신묘년이 가고 임진년이 온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20년 되는 해이다. 420년 전 일을 생각하며 전쟁의 비극이 다시는 한반도에 없기를 바라고 CN드림을 성원해주신 독자들에게 인사 드린다. 새해 건강하시고 소원성취 하시라고. 일년간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사 등록일: 2011-12-30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웨스트젯 캘거리 직항 대한항공서..
  성매매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 한..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5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캘거리 고급주택 진입 가격 10..
  주정부,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
  미 달러 강세로 원화 환율 7%..
  캘거리 부동산 시장, 2024년..
  “주택정책 너무 이민자에 맞추지..
댓글 달린 뉴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마침내.. +1
  캐나다 동부 여행-뉴욕 - 마지.. +1
  동화작가가 읽은 책_59 《목판.. +1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5
  캘거리 초미의 관심사, 존 Zo.. +1
  캘거리 존 Zone 개편 공청회..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