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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마(魔)의 금요일과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그리스도와 12제자, 총 13명이 만찬을 가졌다. 그리고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매달려 죽었다. 그 날이 바로 금요일이었다. 서양에서 13일 금요일을 불길한 날, 재수없는 날로 여기는 문화가 비롯된 이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예수의 죽음과도 관계가 있다. 요즘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성 금요일(Good Friday)이 가까워지면 부활절 휴가 보낼 생각에 가슴 두근거리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13이라는 숫자가 푸대접 받아온 또 다른 이유는 12를 ‘완전한 숫자’로 여겨온 오랜 서양 역사 때문이다. 1년 12개월, 별 자리를 나타내는 12궁도, 올림프스의 12신, 헤라클레스의 12노역, 이스라엘의 12지파, 예수의 12제자, 크리스마스 12일 후 돌아오는 1월6일 현현절 등에서 서양문화에서 12라는 숫자가 어떤 위치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 12 다음에 오는 13은 잉여숫자로 취급되어 불길한, 재수 없는 숫자로 대접 받아 왔다.
올해는 13일에 금요일에 3번 있는데(1월, 4월, 7월) 첫 번 째 인 1월13일 금요일 오후 6시30분 경 이탈리아 국적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가 좌초 되어 침몰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4,234명 승객 중 11명이 사망하고 29여명이 실종, 70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터 통신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승객 대부분은 저녁 식사 중이었다. 갑자기 굉음이 울렸다. 식탁에 있던 접시와 유리잔 등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정전이 되면서 칠흑 같은 어둠이 급습했다. 선체가 기울며 절반가량이 물에 잠겼다.
공포에 질린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퉜다. 일부는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었다. 초호화 유람선은 순식간에 끔찍한 지옥으로 변했다. 100년 전 대서양에 침몰한 '타이태닉'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BBC방송에 의하면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이탈리아 서해안 티레니아해 토스카나 제도에 딸린 질리오섬 인근 바다에서 암초에 부딪힌 후 전복됐다. 4234명을 태우고 로마 부근의 치비타베치아항을 떠난 지 수 시간 만이었다.
승객들 중에는 캐나다인 12명, 한국인이 35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인 35명 중에는 29세 동갑내기 신혼부부가 있어 화제가 되었다. 신혼여행으로 유럽 여행 중 유람선에 오른 이들 신혼부부는 30시간 동안 전기도 없는 캄캄한 선실에 갇혀 있다 구조대에 구출 되었다.
캐나다인, 한국인 중에는 사상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캐나다 외무부는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캐나다 국적 유람선 승객 12명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신원이 언론에 알려진 캘거리 거주 로렌스 다비스, 안드레아 다비스 부부(60세, 52세)는 침몰하는 배에서 구명 자켓도 없이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으로 육지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었다. 수영으로 육지에 오르는 동안 타박상과 바위에 긁히는 상처를 입은 부부는 월요일 저녁 캘거리에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선장의 판단 실수로 인한 인재(human error)로 알려진 이번 사고는 선장이 위험에 빠진 배를 놔두고 탈출함으로써 선장은 배와 운명을 같이 한다는 비장한 낭만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현재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선장은 위험에 빠진 배를 버려두고 탈출한 한 가지 건에 대해서만 12년 형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사고는 100년 전 일어난 타이타닉 침몰 사고를 연상하게 했다. 실화보다는 영화로 더 유명한 타이타닉은 1912년 4월15일 침몰했다. 2,200명 이상이 승선한 배에서 승객, 승무원 포함 1,500명 정도가 숨을 거뒀다.
선장 에드워드 존 스미스는 구명보트 승선을 거부하고 끝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배와 운명을 같이 했다. 배의 설계자 토마스 앤드류스도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1등실 흡연실로 들어가 최후를 맞았다. 이것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한  실화다.  
그러나 이번 코스타 콩코르디아 사건이 타이타닉과 다른 점은 선장의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동 외에 일부 남자 승객들이 ‘여성과 어린아이들, 노약자 우선’이라는 암묵적 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으로 불문율로 내려 온 신사도는 구 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영화 타이타닉, 영화계의 귀재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을 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잭 도슨) 케이트 윈슬렛(로즈 도슨 칼버트) 주연의 영화다. 떠돌이 화가 잭, 마음에 없는 결혼을 하려고 약혼자와 함께 배에 오른 로즈는 타이타닉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뉴욕에 도착하면 도망쳐 같이 살기로 약속하나 배는 침몰하고 그 와중에서 잭은 로즈를 살리고 차가운 대서양 바다 속에서 죽어간다. 살아서 뉴욕에 도착한 로즈는 생존자 명단에 로즈 도슨으로 기록함으로써 죽은 잭과의 약속을 지킨다.  
2009년 아바타가 상영되기 전까지 흥행 1위 기록을 갖고 있던 타이타닉은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상대를 위해 대신 죽을 수 있는 것” 이라고 사랑을 정의했다.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로즈는 “여자의 마음은 비밀의 바다”라는 말을 남기고 탐색선이 군침을 흘리던 진주 목걸이를 바다에 던진다.  
Lewis Bodine: We never found anything on Jack... there's no record of him at all.
Old Rose: No, there wouldn't be, would there? And I've never spoken of him until now... Not to anyone... Not even your grandfather... A woman's heart is a deep ocean of secrets. But now you know there was a man named Jack Dawson and that he saved me... in every way that a person can be saved. I don't even have a picture of him. He exists now... only in my memory.
그러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생기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게 인생이라 이번 코스타 콩코르디아 침몰에도 영화 타이타닉을 능가하는 순애보가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셨다. 코스타 콩코르디아의 잭 도슨과 로즈 도슨은 프랑스인 프랑시스 세르벨과 니콜 세르벨.
이들 부부는 니콜의 60회 생일을 맞아 자녀들이 주선한 유람선 여행을 떠났다 사고를 당했다. RTL 라디오 인터뷰에서 니콜은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편은 내게 뛰어내리라 했으나 나는 머뭇거렸다. 나는 수영을 할 줄 모른다.” 남편은 니콜에게 하나뿐인 구명자켓을 건네주고 뛰어 내릴 것을 재촉했으나 니콜은 계속 머뭇거렸다.
침몰하는 배에서 남편이 먼저 뛰어내렸다. 곧 이어 니콜도 뛰어내렸다. 남편을 불렀다. “괜찮다”라고 외치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곧 남편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섭씨 8도 밖에 안되는 차가운 지중해 바다 속으로. “나는 남편에게 목숨을 빚졌다.I owe my life to my husband” 구명자켓에 의지해 바다를 떠돌던 니콜은 마을 주민들에 구조되어 교회 임시 피난처로 이송되었다.

가까이든 멀리든 그대 어느 곳에 있든지
그 마음만은 변함없으리란 걸 믿어요
그대는 한번 더 내 마음의 문을 열어
여기 내 맘 속에 자리하는군요
내 마음은 한결같이 그대를 향할 겁니다

기사 등록일: 20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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