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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벨상의 싸이는 언제나 나올까?
국제가수 싸이의 본명이 박재상이란 것을 알았을 때 내 두뇌는 ‘어, 프로야구 SK 왼손잡이 외야수와 이름이 같네’라고 반응했다. 프로야구 선수 이름은 줄줄 외워도 싸이의 본명은 몰랐었다.
Youtube에서 싸이 비디오를 처음 본 것도 딸이 와서 “아빠가 여태 그걸 안 봤냐?”면서 컴퓨터에서 찾아서 보여줘서 봤는데 싸이 첫 인상이 얼굴은 캐나다에서 보는 팔월 대보름에 떠오르는 보름달 보다 컸고 가슴보다 배가 더 많이 나온 건장하고 씩씩한 대한 남아였다.
저 말춤이란 게 부정선거로 진보를 말아먹은 두 원흉 이정희 김재연을 욕을 바가지로 먹게 만든, 박근혜가 수갑차고 끌려가는 듯한 동작을 한 사진이 바로 저것이었구나.
사실 싸이는 한국 연예계 풍토에서는 매장 당했을 가수인데 살아남아 국제 가수가 되었다. 대마초와 병역문제, 이 두 가지면 매장 당하고도 남는 게 한국 연예계 풍토다. 두 가지 중 한가지 때문에 시련과 고초를 겪다 사라진 연예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에도 빌보드 hot 100에서 Maroon 5의 one more night에 이어 2위이다. 김응룡 감독은 “2위는 꼴찌와 같다”면서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1위의 꿈을 실현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싸이가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2위에 오른 것은 누가 뭐라 해도 대단한 일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1위를 해봤으면 좋겠다. 1위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쌰이의 강남스타일이 1위에 오른다 해서 대한민국 국격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싸이가 국위 선양하는 것도 아니지만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음악애호가로서 우리나라 음악이 1위에 올라갔으면 하는 소망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1963년 사카모도 큐(坂本 九)가 ‘스키야키’로 빌보드 hot 100 1위를 3주간 차지했었다. 동양 대중음악으로서는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1위를 한 이 곡의 원제는 ‘위를 보고 걷자’(上を向いて步こう)인데 우에오 무이테로 시작되는 일본어 발음이 서양인들에게 생소하고 어려워 ‘스키야키’로 둔갑했다.
그런가 하면 스즈키 아키하루의 곡이 엉뚱하게 ‘스시’란 제목으로 미국에서 발매된 것을 보면 일식이 서양사람들에게 인기가 있긴 있는 모양이라 다음 번에는 스시모토 라는 제목의 일본 곡이 발표 될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는 일본이 패전국의 이미지를 벗고 형님인 미국의 인도를 받으며 세계무대를 향해 다시 발 돋음 할 때로 이듬해 동경에서는 18회 하계올림픽이 열렸다. 스키야키는 1,300만장 이상 팔린 steady seller이기도 한데 내가 처음 이민 와서 공장 다닐 때 라디오에서 가끔씩 나와 고향 생각을 더욱 간절하게 해 준 곡이기도 하다.
강남 스타일이 1위에 오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고 한국 대중음악계가 모두 바라는 일이지만 그 보다 오래도록 사람들이 기억하는 곡이 되었으면 좋겠다. 핑크 플로이드 곡이 741주 연속 앨범 판매량 200위에 들어가는 것처럼.
싸이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뒤에는 그 동안 대중음악 세계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든다면 SM엔터테이먼트의 이수만, 50대 이상 분들은 누구나 흥얼거렸을 ‘행복’을 부른 가수, 그는 가수로서 안주할 생각을 뛰어넘어 한류의 세계화에 밑거름이 된 사람으로 싸이가 속해있는 소속사는 아니지만 싸이가 국제가수 되는데 간접적으로 길을 열어주었으니 싸이가 국제가수로 명성을 얻고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후진들에게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싸이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는 것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개최와는 다른 문제로 싸이의 인기, 명성에서 애국이라던가 국격, 국위선양,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전체주의 발상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느냐 마느냐 숨 죽이며 카운트 다운 하고 있을 때 노벨상 계절이 돌아왔다. 이젠 보통명사가 된 시인 고은이 이번에도 문학상 후보에 올랐는데 문학상은 중국 작가 모엔에게 돌아가 중국도 노벨 문학상에 족보를 올렸고 일본은 생리의학상을 수상해 18번 째, 평화상 포함하면 19번 째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러다 고은은 만년후보만 되는 게 아닌가 불길한 생각이 드는데 고은은 노벨상 수상 실패가 “한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번역 때문에 수상을 못 하는 건 아니다”라고 실패 소감을 말했다.
“통일되면 조국을 떠나고 싶다”는 말로 분단이 장기화 되고 통일이 늦어지는 것에 실망하는 노 시인은 전투적인 세상을 평화롭게 사는 문인으로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문인인데 노벨상 이야말로 국격 올라가는 것으로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노벨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평화상은 학문적 업적이 뛰어나 받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면이 고려되는 상으로 평화상을 제외한다면 우리는 노벨상 전무인 국가인 반면 일본은 이번 수상으로 19회, 평화상 빼면 18회 수상 경력이
있다.
일본은 노벨 문학상 2회 수상했는데 문학상도 빼면 16회, 기초과학분야에서 노벨상을 16회 수상 한 것은 일본이 그만큼 연구, 개발에 국력을 기울인다는 증거로 일본은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연구, 개발 예산을 국내 총생산(GDP) 2% 이하로 책정하지 않는다는 2% 원칙을 갖고 있다.
일본은 연구, 개발비의 60-70% 이상을 기초과학에 투자해 2000년 이후 과학자 11명이 노벨 상을 수상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기초과학이 얼마나 중요한 학문인가 하면 현재 미국 국내 총생산의 50%가 50년 전 이룩된 기초과학 투자에 있다고 한다. 미국 물리학자 로렌스 크라우스는 “기초과학에 투자 안 해도 5년 10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다음 세대에는 다른 국가들에 뒤처질 것이다.” 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기초과학보다 당장 돈 되는 것에 집착해 연구 개발 투자의 3분의 2가 응용기술 개발에 쓰인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민간, 공공부문 총 연구 개발비는 45조원으로 세계 7위 수준이고 정부지원 연구 개발 규모도 GDP 대비 세계 3위인데 연구비를 계속 지원 받으려고 단기간에 성과를 올리는 주제에 매달려 기초과학 분야 연구 개발은 뒷전이다.
2008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시모무라 오사무 교수는 1961년 논문 발표 후 47년이 지나 노벨 화학상을 받았는데 그 동안 연구를 위해 수집한 해파리가 300톤이 넘는다 한다. 모험과 도전, 실패를 용인하고 포용하는 풍토가 되어야 하는데 오로지 성공에 집착하는 한국의 풍토에서는 성공하기 위해 명망 있는 교수 밑에서 석사 박사 공부하고 그 밑에 계속 있으면서 좋은 논문 많이 내고 인정받아 교수 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이런 풍토에서는 앞으로 10년 이내 노벨상 수상은 어렵다는 것이 그쪽 분야 사람들 진단이다. 과학계, 문학계, 대중가요계를 막론하고 세상 살아가는 이치가 성공과 출세, 돈을 따라 갈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 하고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에 열정을 갖고 성취하는 것인데 그러다 보면 과학계에도 문학계에도 싸이가 탄생 되는 것이다.
누가 싸이가 빌보드 메인 차트 2위에 오를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는가? 싸이 자신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생긴 것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싸이의 국제적 명성과 인기처럼 언젠가 어디선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노벨상의 싸이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기사 등록일: 20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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