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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여자 때문에 망한 나라 - 다시 어지러워진 천하
 
정사 삼국지 보다 소설 삼국지가 훨씬 재미나고 흥미진진하다. 삼국지를 읽지 않았어도 귀동냥으로 들어서 많은 내용을 알고 있는데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의를 이겼다.”는 말이 있다. 제갈량이 북벌을 계획하고 위나라와 전쟁을 할 때 위나라에는 사마의가 있어 두 전략가가 벌이는 두뇌 싸움도 볼만한데 북벌은 실패하고 제갈량은 오장원에서 병으로 죽는다.

그러자 촉군은 후퇴를 하는데 사마의는 후퇴가 제갈량의 계략이라 생각해 촉군을 공격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말이 생겼다. 북벌을 막은 사마의는 승승장구해 조비(조조의 큰 아들)의 친위세력이 되었다. 조비가 황제에 오르자 사마의의 지위는 더욱 단단해졌다. 그 후 손자 사마염 때 위의 마지막 황제 조환으로부터 양위 받아 진(晉) 왕조를 창업했다. 그 후 촉과 오를 정벌해 천하를 통일한다. 진(晉)이 두개라서 사마염의 진을 서진(西晉)이라고 부른다.

조조가 껍데기만 남은 한의 마지막 황제 헌제를 무시하고 권력을 휘두르고 조비가 헌제를 위협해 황제 자리를 빼앗는데 사마의 후손들이 황제 무시하고 권력을 농단하고 사마염이 황제 조환을 위협해 선위 받는 기록이 판박이로 똑 같으니 세상일은 돌고 돈다. 조조가 무덤에서 그 사실을 안다면 뭐라고 할까?
고려 신종 때 노비 만적의 난이 있었다. 노비(奴婢)의 奴는 남자 종, 婢는 여자 종을 말한다. 만적이 친구 노비들을 규합할 때 “왕후장상에 씨가 어디 있는가? 때가 오면 누구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때가 오면 유씨도, 조씨도, 사마씨도 황제가 될 수 있고 왕씨도 이씨도 왕이 될 수 있고 1차대전 때 하사관이던 히틀러 같은 자도 총통이 되어 세상을 어지럽힐 수 있고 코르시카 시골뜨기도 황제가 되어 위인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
사마염은 조조의 후손들을 내몰고 서진(西晉)의 초대 황제가 되었다. 그 후 아들 사마충이 황제가 되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천하는 다시 어지러워진다.

어리석은 황제와 영악한 황후
서진의 혜제 사마충은 어리석다는 표현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인물이다. 흉년에 먹을 것이 없어 백성들이 굶어 죽고 있는데 황제라는 자가 “곡식이 없으면 왜 고기 죽을 안 먹는가?” 고 읊었다. 그로부터 1,500년 후에 프랑스에서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어야지.”라고 말한 여자도 있었는데 그 말은 루머로 밝혀졌지만 사마충의 “곡식 없으면 고기 죽”은 정사에 기록된 사실이다.
어리석은 황제에게 영악하고 교활하고 잔인하고 술수에 능한 황후가 있었다. 황후의 이름은 가남풍이다.
기록에 의하면 가남풍은 키가 작고 얼굴이 검어 용모가 추하다고 했는데 요즘 같으면 성형수술로 여기 저기 뜯어고쳐 몰라보게 달라질 수 있겠 으나 당시에는 그런 성형 기술이 없었다.

용모가 추하다는 열등감 때문인지 가남풍은 태자비 시절부터 허수아비 남편을 조종해 권력의 실세가 되었고 황후가 된 후에는 황제는 뒷전으로 밀어놓고 자신이 황제인양 권력을 휘둘렀다. 요즘 말로 한다면 ‘국정농단’이다. 나사 풀린 황제 대신 이 남자 저 남자 가리지 않고 상대했다. 소문이 날까 염려되면 남자를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으니 가남풍을 상대하는 남자들은 교미 후 죽어야 하는 숫사마귀와 같은 신세였다. 시기 질투가 심해 임신한 황제의 후궁을 죽이기도 했다.

가남풍은 남편이 황제라는 월등한 지위를 일가친척의 권력남용과 축재에 이용했고 자신을 반대하고 입 바른 소리하는 관료들을 잔인하게 보복했다.

사마염이 죽을 때 아들 사마충이 사람 노릇을 못하고 시원치 않아 걱정이 태산 같았으나 그래도 황손 사마휼이 똑똑해 안심하고 죽었다. 황손 사마휼은 사마충과 후궁 사구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가남풍은 친자식이 아닌 의붓자식이 황제가 되면 권력 놀음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동생 가밀과 작당해 황손을 죽였다.

나라는 썩어가고 황후가 황제를 대신해 권력을 제멋대로 휘둘러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악의 뿌리가 악을 낳는다는 말이 있듯 가남풍을 죽인 사람은 가남풍과 작당해 황손 살해에 가담했던 사마륜이다. 그는 “나도 황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가씨 집안을 박살내고 가남풍에게 강제로 독약을 먹여 죽였다.
사마염이 황제가 되었을 때 영토를 분할해 형제, 사촌, 조카들에게 나눠주어 왕에 봉했다. 8명의 왕이 있어 팔왕이라고 하는데 사마륜이 불법으로 권력을 장악하자 팔왕이 이에 불복하고 군사행동을 일으켰다. 이것을 역사에서 ‘팔왕의 난’이라고 부른다.

가남풍이라는 악녀, 허수아비처럼 황후에게 놀아난 꼭두각시 황제 사마충, 권력을 잡지 말아야 할 자들이 권력을 잡으면 천하가 어지러워진다. 가진 자, 있는 자들은 전란이 일어나도, 천하가 어지러워져도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민중들은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사는 게 죽으니만 못한’ 고초를 겪어야 한다.

맹자는 왕도정치에서 말했다. 첫째 “군주는 백성의 신망을 얻어야 한다.” 둘째 “국가를 보위해야 한다.” 그리고 군주의 존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군주의 권위는 백성들의 지지로부터 오니까 지지를 잃은 군주는 다른 사람에게 그 자리를 넘겨야 한다는 역성혁명을 강조했다. 춘추전국시대부터 지금까지 많은 세월이 흘렸지만 왕도정치의 요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유효하다.

기사 등록일: 2024-08-23
사계절4 | 2024-08-26 1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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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때문에 망한 나라' 라고 글의 제목을 올리셨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에서 열가지 모든게 이 황후때문에 나라가 망한것 같은 인상을 주네요.

황제의 부족함이 좀 덜했다면, 나라가 이렇게까지는 돼지 않았겠죠.. 페미니스트들이 이 제목을 보면 아마 상당히 불쾌해 할것 같습니다. 황후가 크게 잘못하긴 했지만요.

전 개인적으로 크게 가진게 없는 사람이라 더 잃기 싫어, 국가, 지역사회, 직장및 교회에서도 지도자/상사를 가려가며 신중하게 선택및 행동을 합니다. 가족및 배우자의 의견도 가려가며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올리신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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