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나무 _ 운계 박 충선 (캘거리 교민)
산에도 들에도
길가에도
줄지어 갖가지 나무
자라고 있지만
고향 떠나
이국 땅에 살아가는 이
고향나무 생각에
추억 길을 걷노라니
작은 묘목 가져다
앞뜰 장독대 옆에 심어 놓은
대추나무 한 그루
고향 나무로 기억 될줄이야
지금도 변함없이
죽은 듯한 가지 마다 새순이 돋고
무성한 잎새 키우다
알알이 빨갛게 익아가는 대추열매 맺고
잠자 듯 눈 이불 덥고 섰을 고향나무
사다리 옆에 세워
열매를 따내
단맛을 즐기던
고향 떠난 이
둥근 줄기에 주름살 생기고
나이테를 감싸며
사계절의 옷을
갈아 입을 고향나무
누가 베어 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홀로 서서
심어준 어린 손길 그리며
열매 맺을 고향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