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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꿈에도 그리운 뉴펀들랜드, 글 : 김선정 (캘거리 교민)
 
본 글은 2002년 11월 22일자인 CN드림 7호와 8호에 연재로 실렸던 글입니다. 사정상 당시 소개되었던 사진은 싣지 못하였습니다.


가끔씩 약 1년 반 전에 살았던 뉴펀들랜드를 회상한다. 무언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 말하자면 태고적 자연 앞에서 인간은 일개 그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겸손한 태도를 갖게 해 주는 그 곳의 분위기가 떠오른다.
나는 뉴펀들랜드인 남편 덕분에 그들의 내부에 들어가서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 살고 있는, 네온 사인에 익숙해져 있고 상업 주의의 골라골라 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소수 한국 사람들이 뉴펀들랜드의 진가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루하고 음울한 도시라고 말을 할 때 내가 느낀것과 너무 차이가 커서 무척 안타까웠다. 더군다나 뉴펀들랜드 이외의 토박이 캐나다인 마저 뉴펀들랜드를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라며 여행 가려하는 한국인들을 말릴 때에는 정말 그 무지에 화가 많이 났었다. 그래서 제대로 뉴펀드랜드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뉴펀들랜드는 지리적으로 캐나다의 극동 지역에 위치한 섬이다. 면적은 405,720제곱km로 북미에서 알래스카, 텍사스, 켈리포니아 다음으로 큰 주이다. 총 인구는 512,930명이고 수도인 St. John's의 인구는 약 99,180명 가량이다.
비행기 위에서 바라볼 때는 수 많은 분화구가 있는 모양으로 여기 저기에 파란 호수가 펼쳐져 자동차로 여행할 때 단 5분도 호수를 보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스(Moose)나 캐러부 또한 쉽게 눈에 뜨며, 해안 도로를 따라 깍아 지른 절벽들과 띄엄 띄엄 그 위에 세워진 오래된 어부의 집이나 농부의 집들은 아주 평화로운 뉴펀들랜드의 분위기를 잘 말해준다.

억만 장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 그래서 그 숫자가 가장 많은 주라서 그런지 수백년된 고목으로 둘러싸인 대궐 같은 집에 방 100개가 딸림직한 집들이 즐비하다. 북미의 가장 오래된 도시인 만큼 곳곳의 빅토리안 스타일의 건축물이 주로 언덕과 절벽에 세워졌고 매우 생기 있는 색으로 채색 되어 있다. 감히 캐나다 어느 곳과도 견줄수 없는 독특한 그야말로 가슴을 찡하게 하는 아름다운 주이다.
수 없이 많은 뉴펀들랜드 곳곳의 산책로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마치 고대의 자연을 탐험 하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산책을 하며 동시에 심심치 않게 선사 화석들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세인트 존스 동쪽에 있는 시그널 힐의 산책로는 대서양을 발 밑에 두고 아슬아슬히 그 언덕을 돌기때문에 산책가들에게 엄청난 전율과 함께 바다 내음을 안겨주기에 매우 인기있다. 여름에는 그 언덕에서 자라는 딸기류를 따 먹을 수 있으며 그 곳의 바위에 앉아 끝없이 펼쳐진 대서양을 바라보며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 했었던 장면을 떠올려 볼 수도 있다.

또 한가지 뉴펀드랜드의 독특한 멋은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다. 해안선이 깎아 지는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떠한 보호 장치도 쳐져 있지 않아서 발을 헛디디면 그대로 짙 푸른 바닷물에 고기밥이 되기 쉽다. 특히 여름철의 해안 도로 여행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신비로운 즐거움을 안겨준다.
수 백년된 집이나 농장들 그리고 주인이 없는 듯이 끝없는 평원에서 풀을 뜯는 양 한 두마리들을 지나칠 때면 지구에 있지 않는 듯한 착각을 하기 쉽다. 특히 전세계에서 새들의 가장 큰 도래지인 케이프 세인트 메어리(Cape St. Mary)로 가는 길에는 인가가 전혀 없고 나무도 전혀 없는 평원으로 바람이 수평으로 불고 안개가 자욱해서 그곳 새 도래지에 가는 과정이 매우 힘들기는 하지만 수 억마리의 새들이 높게 솟은 바위에 앉아 짝짖기를 하거나 알을 낳는 모습들을 보는 기쁨 또한 말로 형언할 수 없다.

이렇듯 아름다운 뉴편들랜드에는 해산물도 아주 풍부하다. 그중에 대구는 이들의 주식이다시피 할 정도로 인기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어부들이 직접 잡은 랍스터를 해안 도로 변에서 싸게 살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해안을 따라 위치한 바위엔 셀 수 없는 양의 다시마가 매달려 있고, 홍합, 게, 가리비, 우렁이, 소라 등을 쉽게 채취할 수 있다. 하지만, 뉴펀들랜드인들은 거의 이것들을 즐기지 않는다.
내가 겪은 뉴펀들랜드인들은 한국의 60~70년대 산골 마을의 소박한 사람들처럼 정이 많고 순수하며 매우 겸손한 사람들이다. 백만 장자와 가난한 어부가 함께 어울려 차를 마시기도 하고 주말이면, 호수 주변에 모닥불을 피우고 함께 바베큐를 먹기도 한다.. 누가 부자이고 누가 가난한 자인지 모를 정도로 겸손한 옷차림과 말씨는 독특한 유모어와 여유가 어우러져 이들이 아주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어려움이 있는 이웃을 무시하지 않고 서로의 어려움에 진실로 귀기울여 그 고통을 기꺼이 함께 하려 한다.

여름이면 뉴펀들랜드인들은 곳곳의 아름다운 호수나 강에서 수영을 즐기거나 송어 낚시, 수상 스키, 윈드 서핑을 즐긴다. 특히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빙하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뉴펀들랜드에 사는 주민 뿐만아니라 관광객들이 보트 여행을 하면서 거대한 빙하와 고래를 구경한다. 또한 들판에 수 없이 많은 블랙베리, 파트리지베리, 스트로베리, 블루베리등을 따서 온갖 종류의 쨈을 만들기도 한다. 가끔 들개의 공격을 막기위해 막대기를 들고 간다.. 고사리도 만만치 않게 많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다.
겨울이면 스키는 말 할 것도 없고 특히 스키두를 타고 숲속으로 스키두여행을 일주일 길게는 한 달씩 가기도 한다. 사냥총과 셀 수 없는 맥주를 가득 차에 실고 그들의 겨울 캐빈(별장)이 있는 깊은 숲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미국의 대통령이나 헐리우드 스타들이 사냥 여행을 갈 정도로 사냥의 명소로 잘 알려진 주이기도 하다.

뉴펀들랜드의 수도인 세인트 존스(St. John's)는 북미의 유럽인 정착지 중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다. 1497년에 존 캐봇(John Cabot)에 의해 탐험되었으며, "더 네로우즈"(The Narrows)라 불리는 은신처 역할을 하는 항구는 1500년대에 탐험가들과 어부들을 수 없이 끌어 들였다. 메이플라워호가 도착하기 이전 40년 동안 40척의 배가 머문 항구도시이기도 하다. 국계와 아일랜드계가 많은 이 도시는 시그널 힐에서 도시 전경을 볼 수 있고, 이곳 저곳에 산재되어 있는 유적지를 자동차로 돌아볼 수 있다.
도시 중심가는 1892년에 말과 마차, 전차를 위해 설계되었고 여전히 시내 곳곳은 구불 구불해서 초보 운전자들을 상당히 당황케한다. 동쪽 끝에 1818년에 지어진 건물들과 성 토마스 앵글리컨 교회(St. Thomas's Anglican Church :1836년에 지어졌음)가 있고 서쪽에 있는 정부 건물(Government House)은 여왕이 올 때마다 머무는 곳이다. 로마 카톨릭 바실리카(Roman Catholic Basilica)건물 또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케이프 스피어(Cape Spear)는 북미의 가장 동쪽 지점으로서 뉴펀들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가 있다.(1835년에 지어짐). 2차 세계 대전 동안 2개의 대포 설치소, 지하 통로와 병사가 건설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 자취를 볼 수 있다. 여름이면 거대한 빙하와 다양한 고래를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이나 주민들로 붐빈다.

400년이 넘게 어부들의 상업 중심지로서 70여개의 선술집이 항구에 줄지어 있고 수 없이 많은 유적지와 백년이 훨씬 넘는 건물들이 잘 보존된 세인트 존스, 기타 수 없이 많은 놀라운 자연과 역사를 가진 도시들이 많이 있지만, 뉴펀들랜드는 가장 가난한 주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가보면 그것은 인간의 정신을 말살시키기 쉬운 상업 주의의 잣대로 판단을 한 형편 없는 결과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물질적으로는 부족함이 있을지 모르지만, 정신 문화가 풍부하고 여전히 인간 냄새가 훈훈히 풍기는 고향같은 느낌을 주는 포근한 곳이다.
존스는 도시 인구의 50%가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지식 수준이 높고 도시 구석구석에서 크게 상업화되지 않은 순수한 예술의 자취를 읽을 수 있다. 소설가, 시인, 조각가, 패션 디자이너, 댄서, 가수, 연극인들과 시내 선술집에서 같이 어울려 예술을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은 보수적이지 않다. 오히려 마음이 활짝 열린 겸손한 사람들이며 상업 주의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예술가들이 대부분이다. 돈을 버는 것 보다는 자신의 예술 활동에 좀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많이 있는 도시이다. 이것 뿐만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는 이 도시가 쥐 죽은 듯 조용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예술 활동, 예를 들면 노래와 이야기의 밤, 시 낭송, 음악과 춤, 연극, 작품 발표회, 동호회, 파티와 스포츠 활동, 예를 들면 카약, 카누, 스키, 골프, 보트 여행, 낚시 등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활발한 곳이다.

처음에 내가 세인트 존스 시내를 걸을 때에 아무것도 볼 것이 없는 보잘것 없는 도시라고 생각을 했었다. 어디가 식당인지 어디가 가게인지 전혀 구분할 수가 없었음은 그들이 네온 사인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은 탓이었다. 물건을 팔기위해 손님을 유치하려는 의도는 아무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 간판마저 입구의 구석에 작게 놓여 있고 입구를 찾기마저 힘들었다. 한 집 걸러 교회 네온 사인이 빛나는 한국과는 달리 백년이 훨씬 넘은 웅장한 교회들은 고색 창연하게 항구를 바라보며 겸손히 서 있었다.
지금은 비록 캘거리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곳이 바로 뉴펀들랜드이다. 따뜻한 인간미가 살아 있고, 아둥바둥 하며 살아갈 필요가 없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거대한 빙하, 고래, 물개,풍부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곳. 문명이 닿지 않은 신비로움을 간직한 거대한 자연의 모습들, 그들 앞에서 겸허해지는 나 자신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내가 언젠가는 돌아갈 곳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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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3-07-29
운영팀 | 2023-01-16 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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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03년것인데 데이터 베이스가 오래되어 이전것 삭제하고 새로 올렸음을 알려드립니다.

Kims2004 | 2023-01-28 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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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꼭 찾고 싶은 곳인데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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