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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Yes, 사기결혼 No - 시사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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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혼사기를 당한 래니 타웰씨가 웨딩 드레스를 입고 붉은 색의 문을 등에 진 채 캐나다 이민청을 찾아가고 있다. 외국인과 결혼한 타웰씨는 배우자 초청으로 남편이 영주권을 취득한 후 곧장 떠났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연방 이민당국은 이민사기 가중처벌을 위한 법안을 하원에 상정했다. 상정된 내용은 무면허 이민 업체의 유료 상담을 범죄 행위로 간주하고 처벌범위를 넓혀 이민업무와 관련된 사기에는 2년 이항의 징역 또는 5만불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민업무와 관련된 사기에는 난민이 아닌 사람에게 난민 신청을 도와준다고 하는 것이나 결혼을 알선해 이민을 돕는 것도 포함된다. 이민부의 이 같은 시도는 결혼을 영주권 얻기 위한 방편으로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이민사회, 언론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와 별도로 이민사기 대응단체(CAIF)도 이민당국에 배우자 초청이민 강화를 요청했다. 현행 배우자 초청이민 규정에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연방정부의 외국인배우자 조사 실패 및 강제추방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해 단체소송을 제기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외국인배우자를 초청한 캐나다인은 배우자의 고의적인 가출 등으로 결혼생활이 끝나더라도 최고 10년간 경제적인 스폰서 책임이 있다. 상대가 정부 웰페어를 수령한 경우에는 그 돈을 갚아야 한다. 결혼을 영주권 취득의 방편으로 삼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는 비밀 조사팀을 해외에 파견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외교관계를 고려해 어떤 국가에 비밀조사팀이 파견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조사의 효율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비밀 조사팀 운영에 관한 사항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조사내용은 특정지역의 비자사무국에 전달된다.
사기 결혼은 이민 당국이 수 년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지만 사기 결혼이 아닌 정상적 결혼 도 결혼 후 깨지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사기결혼과 관련한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민당국은 사기 결혼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이민자 사회의 우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변호사인 앤드류 로디카 씨는 “사기 결혼 대부분이 외국인에 의해 저질러 지지만 일부의 경우에는 캐나다 인들이 배우자를 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사기결혼의 형태를 말했다. 캐나다결혼사기희생자협회는 이 같은 사기 결혼으로 피해자들은 우울증, 창피함, 경제적 곤경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행 이민법에 따르면 캐나다인이 배우자를 후원(스폰서)하게 되면 배우자가 캐나다에 쉽게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캐나다결혼사기희생자협회는 캐나다인의 사기 결혼 행위가 적발될 경우 7년간 배우자를 후원하는 권리를 박탈하고 사기 행위를 한 사람이 외국인 배우자일 경우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타리오주 브램톤에 사는 애쉬프릿 바드월(여·35)은 지난 2006년 인도 펀잡의 가난한 마을 청년 만짓 샤히(30)와 인터넷 채팅으로 사랑에 빠져 2007년 11월 인도로 날아가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로얄은행에 근무했던 바드월은 휠체어에 의지하는 소아마비 장애인이다.
잠깐의 신혼생활 후 캐나다로 귀국한 바드월은 2008년 3월 배우자 초청 서류를 연방이민성에 접수했으나 연하 신랑과의 나이차로 서류가 기각됐다. 바드월은 2008년 12월 이민 변호사를 고용, 이민성에 항소했다. 수천 달러의 변호사 비용을 쓴 그녀는 마침내 승소했고, 샤히는 올해 6월26일 캐나다비자를 발급받았다. 그러나 이틀 후 토론토 피어슨공항에 도착한 샤히는 바드월에게 전화로 “너의 역할은 이제 끝났다. 경찰에 신고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후 그대로 사라졌다. 행복한 재회를 꿈꿔오다 날벼락을 맞은 바드월은 괴로움과 분노를 달래다 경찰과 이민당국 에 샤히를 고발했다. Jason Kenney 연방이민장관은 “사기결혼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법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부 대변인은 “영주권을 목적으로 한 위장결혼은 강제추방 대상”이라고 전했으나, 피해자 통계는 밝히지 않았다. 중매로 결혼을 한 폴 윈더 질 씨의 경우 부인의 캐나다 입국을 후원하고 부인을 인도에서 데려왔으나 부인은 1년만에 질 씨를 떠났다. 질 씨는 부인이 캐나다에 입국하기 위해 정략 결혼한 것으로 믿고 있는 상황이다. 질 씨는 “사기 결혼이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며 “캐나다에 입국하기 쉬운 방법 중의 하나가 결혼을 통한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혼을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이용하는 정략결혼은 고대사회부터 있었다. 지혜의 왕으로 알려진 솔로몬이 대표적 예다. 솔로몬이 무수한 이방여자들은 후궁으로 거느린 것은 섹스 중독증 증세가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의혹이 들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주변국가들과 외교적 안정을 꾀해 국내정치에 통치력을 집중해 권력기반을 다지고 정치 경제에 전념하기 위해 이집트 공주나 모압, 암몬, 시돈등 이방여자들과 결혼을 하는 결혼동맹을 맺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인 안정을 누렸으나 이방여인들과 함께 들어온 이방풍습은 이스라엘 정체성에 혼돈을 가져왔고 그 결과 왕국의 분열과 아시라아, 바벨론에 의한 국가 멸망을 재촉하는 원인이 되었다.
고려 시조 왕건도 같은 경우다. 쿠데타로 궁예를 몰아내고 고려를 세운 왕건은 왕권을 강화해 중앙정부의 권위를 세우고 지방 호족들과 연대해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려고 호족의 딸을 왕비로 맞이해 자그마치 29명의 부인이 있었다. 아무리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지만 지나친 게 아닐까? 솔로몬 왕이나 왕건 같은 사람도 있지만 한국의 슈바이쳐 장기려 박사는 6.25 때 북한에 두고 헤어진 아내를 평생 그리며 독신으로 살았다. 주위에서 재혼을 권하면 “결혼식 때 주례가 백년해로 하라고 했으니 재혼은 100년 후에 생각해 보겠다”며 사양했다. ‘왕위를 버린 세기의 사랑’으로 유명한 윈저공 과 윌리스 심프슨 부인의 사랑, 이들의 순수한 사랑을 의심할만한 문서들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왕위를 버린 세기의 사랑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고 오드리 햅번 주연의 ‘로마의 휴일’을 세계적 명작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사랑이나 결혼은 1:1의 관계다. 솔로몬이나 왕건이 살던 시대는 일부다처제였으나 기본적으로는 일부일처가 정상적 관계였다.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이라는 경이적 체험을 하고 일생 동안 사랑의 계약 속에서 서로를 맡기는 관계다. 결혼을 정치적 목적이나 출세, 성공를 위해, 혹은 영주권 취득의 방편으로 결혼을 이용하는 것은 개인의 비극일 뿐 아니라 사회적이나 도덕적 비난을 면하기 어렵고 법적 제재를 받아야 할 때도 있다. 솔로몬 처럼 대가를 두고 두고 받아야 할 때도 있다. 결혼은 그냥 결혼일뿐인데 영주권을 얻기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사기결혼이 에드몬톤에도 일어났다. 그 피해자는 전화통화에서 그 동안 입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털어 놓으며 “아직도 결혼무효에 대한 법적인 절차 조차 끝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리며 “창피해 한국사람들 만나는 것도 피하고 있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오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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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10-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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