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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주급받아내기
꽁트: 주급받아내기 퇴근길에 길이 무척 막혔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차가 막히지?” 세돌이는 평소보다 두배의 시간을 소비해 제2의 직장인 세탁소에 Helper를 할려고 들어서니, 탁순이가 반갑게 맞았다. “어서 오세요 세돌씨~”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반기실까~?” “Helper가 와야 한숨 돌리지!” “보수는 쥐꼬리 만큼 주면서 기다리기는…” “그거라도 받는 거 고맙게 생각해!” “하기사 Boss가 안 주면 못 받는거지…… 하여간 고마워” 세돌이는 12년간 세탁소 Helper를 했다. 그중에 9년간은 임금을 착취당해서 무보수로 일했고, 일주일에 30불씩 받으면서 세탁소 Helper를 한지가 3년이 되었다. 그 알량한 주급 30불도 기니긴 투쟁 끝에 얻어낸 것이었다. 그 후 주급을 좀 올려달라고 종종 호소를 해 봤지만 Boss인 탁순이는 끔쩍도 안했다. 하긴 세탁소 Helper일이라는게 별건 아니었다. 힘든 일은 탁순이가 모두 해 놓고 나면 세돌이는 손님이 가져오는 물건을 받아서 정리해놓고 세탁해 온 물건들을 분류해서 Packing를 하고 손님들이 찾으러 오면 내주면 되는 지극히 단순한 것이었다. 하루에 한번 세탁소 청소를 하는 일이 가장 고된(?) 일이었다. 한가할 때는 앉아서 자리만 지키면 되는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신문도 보고 책도 읽곤 햇다. 탁순이는 한가하게 앉아서 신문이나 뒤적이는 세돌이에게 주급 30불을 주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돌이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평일에는 오후 5시에서 7시까지 10시간 일을 하고 토요일에는 9시에서 오후 1시까지, 적어도 일주일에14시간을 일했다. 게다가 한달에 한번씩 탁순이에게 휴가를 주어서 시내에 나가게 하면 그 때는 하루종일 11시간 세탁소를 지켜야 했다. 그렇다면 세돌이의 계산으로는 최소한 일주일에 17시간을 일히게 되는데 주급이 30불이라니! 그건 시간당 2불도 안되며 노동법에 규정되어 있는 Minimum wage에 한~참~~ 어긋난다고 핏대를 올렸지만, 탁순이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너무하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고 쥐꼬리만한 주급도 정신을 놓고 있으면 못 받는다는 것이었다. “여보, 나 월급 안 줘?” “줬자나?”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이~ 양반이 정말~ 줬어! 분~명히 줬어!” “언제 줬다구 그래~” “줬다니까~” “에~이~ 악덕 고용주!” “당신 지난 주에 주급 받으면서 해해거렸자나!” “야~ 야~ 관둬! 치사해서 안 받는다” “이 이가 정말 사람 잡겠네!” 그래서 주급을 못 받은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젠 둘 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어떤 때는 줬는지 안 줬는지,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가물가물했다. “주었네” “안 받았네” 승갱이를 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석주가 멀다하고 다투게 되니… 그 놈의 돈이 뭔지…… 탁순이는 매주 토요일에 주급을 주었다. 그것도 세돌이가 달라고 해야 주었다. 어떤 때는 세돌이가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지나치면 탁순이는 시치미를 떼기가 다반사였다. “여보, 주급 줘” “내가 안 줬나?” “여보, 당신 그거 알어?” “뭘~?” “보수는 달라고 안 해도 알아서 챙겨 줘야 하는거야!” “나도 바쁘자나~. 살림하랴, 가계보랴” “그러니까 내가 달라고 안 하면 미친개 떡 짤라 먹듯 뚝~ 짤라 먹는거 아냐~?” “내가 주급을 안 준 적 있어?” “관둡시다. 싸모님~” “자기가 못 챙기면 못 받는거지~” “글쎄 요렇다니까. 내가 잊어 버리길 바라지~?” ‘뭐 좋은 수가 없을까?’ ‘주급을 짤리지 않고 꼬박꼬박 받는 방법이 없을까?” “옳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주급을 받을 때, 달력에다 싸인을 하는 것이었다. 탁순이가 주급을 주면 탁순이가 보는 앞에서 달력 토요일 칸에다 싸인을 하는 것이었다. 만약 지나간 토요일 칸에 싸인이 없으면 주급을 안 받은게 되는 것이었다. ‘기막힌 생각이네! 왜 일찍 그 생각을 못 했지?’ 탁순이도 더는 싸우기 싫다고 쾌히 승락했다. 달력에 싸인을 하기로 약속한 후로는 주급을 가지고 다투는 일이 없어졌다. 그러나 세돌이는 지난 날 받지 못한 주급이 가끔 생각나 그를 괴롭혔다. ‘피땀(?)흘려서 일했는데, 그걸 짤리다니……’ 그러던 어느 날 물끄러미 달력을 쳐다보던 세돌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 어떻게 된거야?” 지나간 토요일 칸에 세돌이의 싸인이 없는게 아닌가! “내가 주급을 안 받았나?” 가만이 생각해 보니 주급은 분명히 받았다. 지갑을 들여다 보니 돈도 두둑한게 받은게 분명했다. “그런데 왜 싸인을 안 했지?” “옳지! 기회다! 기회!” 토요일 저녁, 탁순이는 세탁소문을 닫기 전에 매상을 계산하고 있었다. “여보, 주급~” “벌써~?” “벌써라니! 토요일이자나!” “왜 이렇게 세월이 빨리 가?” “일시킬 땐 좋은데 주급줄 땐 아깝지~?” “자~ 여기 있어~” “어~ 왜 30불이야~?” “30불이지~ 그럼!” “지난 주에 안 줬어~” “또~~ 또~ 또~~~” “정말이야~” “분명히 줬어~” “안 받았다니까~ 이봐~ 달력에 싸인이 없자나~” 달력을 탁순이 코 앞에 들여 밀었다. “당신~ 안 했구나!” “안 하다니~ 안줬으니까 안 했지~” “이 이는 분명히 줬다니까!” “싸인이 없는데? 빨리 30불 더 내놔!” “너무한다~ 분명히 줬는데……” 탁순이는 계속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마지 못해 30불을 더 내놓았다. 어쩌랴! 증거가 있는데…… “꼭 돈을 잃어버린 것 같네!” “에이~ 그렇게 속상해 하지마! 밀렸던 주급 준 건데……” “분명히 줬어……” “잊어버려! 그래서 증거가 중요하다는 거야” “여보, 싸인했어?” “앗차!” “안 했지? 또 큰일날뻔 했네! 두개 다 해~” “알았어~” 세톨이는 기분 좋게 두개의 토요일 칸에다 싸인을 했다. ‘히히히~ 한주 주급을 찾은게 어디냐!’ “여보, 오늘 저녁엔 집에 누구누구 있어?” “당신하고 나 둘” “우리 외식할까?” “뭐하러 돈쓸려고 해? 집에서 먹으면 되는데……” “당신 힘들자나. 내가 저녁살께” “…… 여보~ 당~신…… 공돈 생겨서 인심쓰는거지?” “이 사람이~ 공돈이라니~ 피땀흘려 번 내 주급, 알토란 같은 돈인데……” “아무래도 사기당한 것 같애……” “싫으면 관둬!” “또 월남국수?” “아냐, 당신 좋아하는거 뭐든지…” “회덥밥 사줘!” “OK!” 세탁소문을 나서는데, 훈훈한 봄바람이 불고 있었다.

기사 등록일: 200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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