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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래 살아야 돼!
당신이 오래 살아야 돼! 시계를 들여다 봤다. 벌써 12시가 훨씬 지나 있었다 “12시 까지 나온다고 해놓고 왜 이렇게 깜깜 소식이야?” 토요일 아침에는 내가 세탁소 문을 열고 12시 까지 세탁소를 봤다. 순진이는 토요일 아침에 모처럼 부엌을 정리하고, 일주일간 먹을 반찬을 만들었다. 순진이의 이야기로는 토요일 아침에 세탁소에 나오는 게 더 편하다고 했다. 시계는 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안되겠어! 전화를 해야지!’ “뭘해~? 12시 까지 나온다고 했잖아~?” “아이구~ 나도 바빴어! 누군 논줄알어?” “그래도 시간은 지켜 주어야지~! 나도 집에서 할일이 많단 말야~” “머리만 말리고 금방 나갈께” “빨리 나와. 나도 집에서 할일이 많어~” “뭐가 그렇게 할게 많은데?” “청소두 해야지, 잔디두 깍아야지, 채소밭 김도 매야지……” “알았어~ 곧 떠날께” 한 15분쯤 지나서 순진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들어섰다. “아유~ 오늘도 찔래는가봐. Air con 좀 틀어” “알았어” 순진이는 의자에 털썩 주져앉더니, 넋을 놓고 한동안 앉아있었다. “아유~ 이제야 정신이 드네!” “뭘 했게 그렇게 힘들어 해?” “부엌 정리했지, 당신 먹을 점심했지, 김치 담갔지, 그리구 만두 빚었지” “여보, 김치는 사다 먹자구 그리고 만두는 왜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빚어?” “그래야 또 한달 먹고살지~” “한달 좋아 하시네!” “……” “김치, 만두 모두 애들한테 퍼줄려구 했지?” “히히히…” “히히히~? 웃음이 나와? 그러면서 힘들다구 나만 들볶구……!” “……” “김치, 만두, 만들어 주지말구~ 언제 며누리들 집합시켜서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라구~!” “모두들 바쁘잖아~” “그럼 굶으라구 그래~!” “에구~ 이래서 부성하구 모성하구 다르다는거야~!” “……” “내가 힘이 있을 때 좀 해주는 게 그렇게 불만이야?” “에구~ 남편한테 그렇게 정성을 쏟아봐라” “내가 남편한테 못한게 뭐 있어?” “……” “말해 봐~ 말해 보라구~” 순진이는 턱밑에 얼굴을 들이대면서 따졌다. ‘에이구~ 가만이 있을껄~! 괜히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었네!’ “알았어~ 알았다구~ coffee는 마실꺼야? 말꺼야?” “한잔 타주면 고맙구용~” 순진이는 다리를 쭉 뻗어서 내 무릎 위에 올려 놓고 coffee를 마시고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였다! ‘에구~ 아이들을 모두 장가보내고 나면 좀 편해질려나 했더니, 사서 고생을 하네!’ 아이들은 우리집에 오는날이 Shopping day라고 했다. 오랫간만에 집에 와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맛있게 먹고, 집에 갈때는 바리바리 싸서 들려보내니 Shopping day라고 부를만도 했다. “다 마셨어?” “어~ 고마워용~” “당신하고 더 놀아주고싶지만 나도 가서 일해야 돼” “다시 나오지 말고 문닫을 때나 나와” “알았어” 문을 열고 나서는데 “여보~ 여보~~~” 순진이가 숨넘어가는 소리로 불렀다. “왜~?” “비빔밥 재료 다 만들어 놨어. 불고기 볶으고, 달걀 부쳐서 비빔밥해 먹어” “알았어~” 집에 와서 냉장고를 열어 보니, 비빔밥에 넣을 나물들은 반찬통속에 가즈런히 준비해 놓았고 고추장과 양념을 한 불고기가 옆에 있었다. 불고기를 볶을려고 Frying pan을 꺼내서 Oven 위에 놓고 불울 켤려고 하다가 “에이~ 좀 귀찮네! 오늘은 그냥 먹지!” 대접에다 밥을 펴서 나물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서 한 그릇을 해치웠다. 순진이 말대로 달걀을 부치고 불고기를 볶아서 비빔밥을 해 먹었더라면 더 맛있었겠지만 귀찮았다! 아침에 계획했던대로 집안청소, 잔디깍기, 채소밭 김을 매고 세탁소 문닫을 시간에 가서 순진이를 Pick up해서 집에 왔다. “여보, 비빔밥 어땠어?” 순진이가 저녁을 준비할려고 냉장고 문을 열면서 물었다. “어~ 참 맛있더라!” “제대로 해서 먹은거야?” “물론이지~” “그래~?” 순진이가 힐끔 내 얼굴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양념해서 넣어둔 불고기통을 열었다. “내 이럴줄 알았어~!” ‘와~아~ 도사네~ 도사야~” 내 관상에 관한 한 순진이는 도사였다. 내 얼굴을 딱 보는 순간 감을 잡은 것 같았다. “아~니~ 다 준비해 놓은 것도 못 해먹어? 세~상에~!” “…… 비빔밥 맛있게 해 먹었다구~” “안 봐도 비디오다~! 비디오야~!” “……” “불고기는 물론 안 넣었고……” “……” “달걀도 안 넣고, 참기름도 안 넣었지?” “…… 그래도 고추장은 넣었는데……” “에구~ 내가 참자~!” “……” “좀 제대로 해 먹어! 그게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나이 들면 고기와 기름이 몸에 안 좋다잖아” “뭐라구~?” “… 그래서 건강식으로 해 먹은 것뿐이라구…” “그만 둬! 말이나 못하면……” “정말 맛있었다구~ 내가 맛있게 먹었다는데, 왜 자기가 신경질이야!” “그만 둡시다~! 에구~ 내가 오래 살아야지!” “그래~ 당신이 오래 살아야 돼!” “알긴 아세요~~~? 쫀쫀이 영감님~” “이 사람이~ 왜 이래~? 힘들게 일한 사람한테~” “하도 한심해서 그러네요~” “그래서 남편도 있어야 하고 아내도 있어야 하는건가봐!” “전에 Air con 사건 때, 내 사정을 봐주어서 오늘은 이만큼만 한다~” “여보, 우리 정식으로 비빔밥해 먹자” “점심에 비빔밥 먹었는데, 또 비빔밥이야?” “점심에는 약식으로 먹었잖아~ 저녁은 정식으로 먹자” “내가 못 살아~!” 순진이가 달걀을 부친 다음에 불고기를 볶고 있었다. 가만이 뒤로 가서 순진이를 안았다. “이 사람이 왜 이래~?” “여보~ 당신~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돼~!” 순진이가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린 아이 같았고……

기사 등록일: 200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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