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시작하며

안녕하십니까? 제가 캘거리에서 아이들과 학생들을 지도한지 어언 10년째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 전에 한국에서도 아이들뿐 아니라 대학생, 회사원 등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에게 미술지도를 해왔으니 미술교육 경력이 거의30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캘거리에 정착하여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미술학원을 오픈하였고, 그 동안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과 함께 미술활동을 하며 많은 즐거운 추억을 쌓으면서, 이 곳 캘거리에서 미술교육에 대한 나름의 지평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육 받고 연구한 것들과, 한국에서의 경험, 그리고 이곳 캘거리에서의 경험들을 종합하여 가지게 된 미술교육에 관한 저 나름대로의 전망을 이곳 교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그간 여러분들께 받아온 성원에 대해 보답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주고 지면을 허락해주신 CN드림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우선 이 칼럼에서 앞으로 다루게 될 내용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칼럼의 첫 번째 꼭지는 전인교육이자 놀이로서의 유아 및 아동미술교육입니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미술/디자인 교육의 현황 및 의의를 살펴보고, 그 다음으로는 미술 및 디자인 관련 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캐나다 내 대학교 정보 및 포트폴리오 제작에 관한 정보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취미로 미술을 배우기 원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와 유용한 팁들을 올려드리고자 합니다.

전인교육이자 놀이로서의 유아/아동미술교육(1)
어린이들에게 미술은 놀이이자 전인적 발달을 돕는 훌륭한 통로이며 도구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이 전인적 발달에는 인지발달, 정서발달, 창의력 발달, 사회성 발달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렇기 떄문에 이런 것을 잘 알고 계시는 많은 현명하신 어머님들께서 어린 자녀들에게 그 나이에 맞는 적절한 미술활동을 마련해주고자 노력하고 계시는 것이지요.
저는 두 살 이상 미취학 어린 자녀를 두신 어머니들께는 직접 아이들과 함께 미술놀이를 해줄것을 권합니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어린이 미술활동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미술재료들도 넘쳐나고 있으므로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얼마든지 자녀들과 함께 교육적이고도 즐거운 미술놀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놀이, 실험, 표현으로서의 미술
아이들에게 미술활동은 공부가 아니라 놀이여야 합니다. 이 말은 미술활동을 즐겁게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미술활동을 좋아합니다. 그리기, 색칠하기, 찢기, 붙이기, 주물럭 거려 만들기 등 미술활동을 하면서 많은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합니다.
어린 아이들의 미술활동은 특히 소근육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두뇌발달을 촉진합니다. 또 미술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탐구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지요.
관찰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미술작업으로 표현하는 가운데 재료들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집니다. 아이들이 재료를 적절히 다루는 법을 익히는 과정은 의식하건 안하건 지적인 통찰을 요구합니다. 이 통찰들은 무의식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다른 지식을 습득할 때 튀어나와 그 지식이 체화되도록 강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미술은 언어로 미처 표현하지 못하는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하는데 매우 훌륭한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언어표현이 미숙한 아이들에게 미술활동은 아이들의 표현욕구를 해소할 수 있게 해줌으로서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로 자라나게 해 줍니다.

미술활동 중 엄마의 역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거나 클레이작업을 하거나 종이를 오리고 붙이는 작업을 할 때 엄마의 역할 가운데 중요한 것은 적절한 재료를 마련해주는 것과 안전한 재료사용법을 알려주는 것, 그리고 몇 가지 브레인 스토밍으로 아이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작업을 시작하면 곁에서 간간이 엄마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그림이나 만들기가 엄마의 예상이나 목표를 벗어난다해도 엄마의 기대치에 맞게 즉시 바로 잡으려 하지 말고, 아이의 의도를 계속 따라가면서 지지해 주세요.
예컨대 자녀가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색칠한다면 그것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생각과 감각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전적인 자극을 주세요. 만일 자녀가 순식간에 간단한 그림을 그린 후 다 되었다고 말한다면 그 그림의 의미에 대해 계속 대화하며 더 진행을 시키거나, 아니면 새로운 작업으로 바꾸어 주세요. 어린이의 시간 개념과 어른의 시간 개념은 매우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른에게는 순식간이지만 아이에게는 나름 긴 시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나이가 어릴수록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은 종종 완결된 작품이 아닌 표현과정 자체를 즐깁니다. 미술재료들이 서로 반응하는 과정에 전율하기도 하고, 새로운 실험을 향해 도전하기도 합니다. 이실험과정에서의 다양한 느낌들은 설령 말로는 표현 못한다 할지라도 자녀의 내면에 남아 평생 풍부한 감수성으로 스며들어있게 될 것입니다.

인터넷의 활용과 미술재료의 선택
요즘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미술놀이 자료들이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또 저렴한 미술재료들을 달러 스토어나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미술재료가 다양하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다양한 미술재료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이 시대가 아이들에게 축복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미술재료를 구입하실 때 되도록이면 거의 만들어진 상태의 재료들은 피하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정해진 방법대로 하도록 되어있는 재료들 보다는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단순한 재료들을 택하십시오. 물감이나 크레용, 마커, 스케치북, 색지, 캔버스, 판지, 플레이도우, 폼클레이, 다양한 질감의 천, 수수깡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날마다 발생하는 재활용품들도 잘만 활용하면 좋은 공작 재료가 될 수 있고, 집안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잡동사니들이 훌륭한 콜라지의 재료가 될 수 있음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또 유투브를 참고하실 경우, 미리 보시고 방법을 완전히 습득하신 후 유투브 없이 아이와 자유롭게 놀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유투브를 틀어놓고 어린 자녀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아이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엄마에 대한 신뢰를 조기에 떨어뜨리는 매우 바람직 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엄마와 함께 하는 미술놀이의 가장 큰 장점가운데 하나는 이 활동을 통해 엄마와 아이의 유대감이 커지고 그로 인해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교육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엣지아트 미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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