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향 이명희 (시인/평론가 , 캘거리)
그때는
독선이 아니면
비행기를 탈 수 없었어요.
엄마, 아버지
팔자 주름과 백발의 눈물 대신
기억 상실증에 걸려주세요
타작을 놓쳤으니
저를 볼모로 잡아 주세요
백야 때문인가요?
시어머니의 그늘이 길기만 합니다.
이곳은 토네이도가 심해요
우리 집을 파괴한 범인은 누구일까요?
몽타주를 만들 거예요
타이어도 갈아야겠어요.
행성에 갇힌 아이들을 찾으러 가야 해요
큰애야, 그만 약을 끊자
엄마보다 캡슐 속이 따뜻해요
둘째야, 울음을 멈추자
누가 손을 잡고 안 놔줘요
막내야, 너는 왜?
시름의 벌집에서 눈물이 쏟아집니다.
자기야, 거미줄을 끊어 줘요
남편이 어머니와 줄다리기만 합니다
아버님의 심판은 공정하지 않아요
하루가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지났어요.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아요.’
처방전을 받고 용기가 생겼어요
소심한 남편과 땅을 밟은 아이들이
새로 산 식탁에서 웃고 있네요
저는 진화하고 있어요.
*시작 노트-홍콩에서 온 써리나의 시집살이와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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