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새들의 전쟁 /덕향 이명희 (시인/평론가 , 캘거리)
덕향 이명희
모두
나의 더러운 성질머리에 익숙해져 있을 거야
내가 지르는 음역-대를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이지
나는
덩치 큰 까마귀와 싸우느라 몸통을 늘리고 있어
초대하지 않은 올빼미 때문에 고음을 내기도 해
살쾡이를 대적하기 위해
목에 핏줄을 세우기도 해
저기 청설모는 내가 무서워 설설 기어다니네
일 년간 계약한 집이야, 얼씬도 마
옆집 할머니의 낮잠은 나도 몰라
내 집을 탐내면 발톱을 드러낼 거야
촉각을 세울 거야
악악 소리 지를 거야
종일 떠드는 까치들로
고막이 터지기 직전이다
알 수 없는 세력 싸움
차라리
철새가 낫네!
올 때와
갈 때를 알고 있으니까
*까치의 습성 중 특이한 것은 애써 지은 집에 1년 이상 살지 않는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