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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폭탄관세에 주수상들, 연방 대응 ‘못마땅’ - 트뤼도 총리, 주 수상들과 만나 미 관세 긴급 대책 논의…보복 관세 검토설도
불법이민과 마약밀매, 캐나다는 미미한 수준…트럼프에 제대로 알리지 못해
The Globe and Mail 
(안영민 기자) 캐나다 주수상들은 저스틴 트뤼도 연방 총리에게 국경 안보와 국방비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면서 연방 정부의 대응이 너무 느리고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트뤼도는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7일 각 주수상들을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온타리오 더그 포드 주수상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수개월 동안 트뤼도 정부에 캐나다가 미국의 경제 및 안보 우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라고 압력을 가했다”면서 “하지만 그는 사안의 긴박성에도 불구하고 빨리 움직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날 회의가 국경 안보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캐나다의 굳은 의지를 드러내는, 보다 적극적인 접근 방식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 관세로 캐나다는 경제적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드는 퀘벡 총리 프랑수아 르고, 앨버타 총리 다니엘 스미스, 매니토바 총리 왑 키뉴와 함께 정부에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르고는 미국에서 자신의 주로 들어오는 이주민에 대해 우려했고 스미스는 트뤼도의 석유 및 가스 부문에 대한 미 관세 부과를 걱정하며 연방 정부의 배출량 상한선을 비판했다.

스미스는 “트럼프가 모든 캐나다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앨버타 주정부에 미칠 심각한 경제적 파장이 걱정된다”면서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가 가장 우려하는 사안인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과 마약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회의에 앞서 스미스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뤼도 총리가 트럼프를 상대하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스미스는 트럼프와 트뤼도 사이에 개인적인 적대감이 있으며 이를 과소평가하면 안된다면서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와 미국의 긴장관계를 고려할 때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책회의에서 트뤼도는 그와 그의 팀이 트럼프에 대한 과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의 행정부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주수상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다. 총리는 미국의 위협에 맞서 연방과 주정부들이 단합된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와 도미닉 르블랑 공공 안전부 장관은 국경 보안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르블랑은 법 집행 기관과 지방 경찰에 대한 투자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이나 일정은 제공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 직후 AP통신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캐나다 정부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소식통에 의하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어떤 제품을 겨냥할 지 목록 작성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1기 집권 당시에 미국이 2018년 캐나다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는 이에 대응해 요거트, 버번위스키, 오렌지 주스, 가전 등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과대포장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로 마약과 국경을 언급했지만 데이터에 따르면, 캐나다는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미국에게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를 근절하기 위해 캐나다가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트럼프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것도 주수상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의하면 작년에 캐나다 국경에서 압수한 펜타닐은 19.5kg에 불과한 반면, 멕시코 남서부 국경에서는 무려 9570kg을 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이민자의 경우도 캐나다와 멕시코 간에는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한 해 동안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불법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을 CBP 요원들이 차단한 건수는 약 19만 8천 명으로, 이는 남쪽 국경에서 발생한 210만 건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다만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서의 불법 밀입국 단속은 2년 전의 9만 건에 비하면 최근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포드와 여러 주수상들은 캐나다가 필요하다면 미국과 양자 무역 협정을 협상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로 인해 멕시코를 현재의 3자 지역 협정 구조에서 효과적으로 제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트뤼도는 멕시코의 중국과의 무역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3자 협정을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며 멕시코를 견고한 파트너로 본다고 말했다.

기사 등록일: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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