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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에드먼턴 이야기(1) - 에드먼턴, Treaty 6영역
 
이민 오기 전에는 에드먼턴이라는 도시가, 앨버타라는 주가 지구상에 있는 줄도 몰랐다. 이민 와서 보니 에드먼턴은 앨버타 주도이자 City of Champion라고 불렀다. QE를 따라 올라오다 보면 게이트 웨이 파크 부근에, 16번 하이웨이에서 오다 보면 앤토니 핸다이 순환도로 부근에 챔피언 시티라는 목조 간판이 보인다.
언제부터 에드먼턴이 챔피언 시가 되었을까? 유래는 명확하지 않으나 1980년대 아이스 하키팀 에드먼턴 오일러스가 걸출한 하키 영웅 웨인 그레츠키의 활약으로 스탠리 컵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것이 챔피언 시라는 명성을 얻게 된 동기가 돼있으리라 생각된다.

풋볼(Football)에서도 에드먼턴 엘크스(후에 에드먼턴 에스키모)는 그레이 컵 14회 우승의 관록을 자랑하고 있으니 챔피언 시라고 불러도 망발이 아니다. 10여년 전에 에드먼턴 시의회가 챔피언 시 말고 다른 옵션을 찾아보자고 했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듯 에드먼턴은 물론이고 캐나다 전체가 원래 원주민들 땅이었다. 유럽인들이 캐나다 땅을 밟기 시작해 1876년 원주민 공동체의 집합체인 First nation과 캐나다 정부가 조약을 맺었다. 그 조약을 Treaty 6라고 한다. Treaty6는 앨버타, 사스캐추원 그리고 매니토바 일부에 걸쳐 있는 광활한 지역이다. 그때는 빅토리아 여왕 치세로 대영제국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조약을 맺음으로 원주민들은 토지의 권리를 캐나다 정부에 양도하고 대신 교육, 의료, 생계를 지원받게 되었다.

First nation은 국가로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국가 개념과 매우 다르다. First nation을 어떻게 번역해야 옳을까 고민을 많이 해봤다. 원주민 공동체라고 번역해 봤는데 First nation의 의미를 담지 못하고 있으니 올바른 번역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국가는 영토가 있고 법이 있고 국민 개개인과 계약을 맺은 정부가 있어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주고 국민은 세금을 내고 국민의 의무를 하고 정부는 독립적인 외교와 국방을 수행한다.
원주민들은 부족들끼리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영위하며 자치적으로 살아간다. 부족끼리 공동이익이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그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법적 체제 안에서 동맹을 맺고 부족 대표들끼리 모이는 회의도 있으나 부족의 자치는 지켜진다.

First nation은 역사 시간에 배운 부족 연맹체 비슷한 개념이다. 고구려 5부족이나 신라의 6촌, 이스라엘의 12지파 같은 부족 연맹체라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부족연맹체를 거쳐 중앙집권적 국가로 발전했지만 원주민들은 부족 연맹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으니 우리가 생각하는 nation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런 부족 연맹체가 세계 최강의 대영제국을 상대로 맺은 조약이 동등하고 공정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캐나다가 원주민 영토라는 개념은 양심적인 일부 지식인들은 갖고 있었다. 유럽인들이 원주민들과 거래하면서 생긴 온갖 불공정한 일들에 대해 부채의식도 있었다. 다만 공개적으로 표현을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후 기숙학교의 원주민 문화 말살 정책이 알려지고 진실과 화해위원회가 구성된 2015년부터 이 땅이 원주민 땅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때 집권한 자유당 정부는 원주민들에게 다가서기 시작했다. 그후 각종 공공행사, 운동경기, 학교, 교회에서 Land acknowledgment를 읽으며 시작한다. 에드먼턴 공립학교에서는 수업시작 전에 다음과 같은 Land acknowledgment를 낭독한다.
We acknowledge that we are on Treaty 6 territory, a traditional meeting grounds, gathering place, and travelling route to the Cree, Saulteaux, Blackfoot, Métis, Dene and Nakota Sioux. We acknowledge all the many First Nations, Métis, and Inuit whose footsteps have marked these lands for centuries.
우리는 우리가 Treaty 6 영역에 있으며, (원주민들의)전통적인 만남의 장소, 모임 장소, 크리족, 솔토족, 블랙풋족, 메티스족, 데네족, 나코타족의 여행 경로에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우리는 수세기 동안 이 땅에 발자국을 남긴 수많은 원주민, 메티스족, 이누이트족을 인정한다.
우리는 land acknowledgment를 입으로만 옹알거릴 게 아니고 가슴으로 읽어야 한다.

에드먼턴, 앨버타 주도
에드먼턴이 앨버타 주도가 된 것은 1905년 앨버타가 연방에 합류해 캐나다의 일부가 되면서부터 다. 캘거리도 있는데 왜 에드먼턴이 주도가 되었을까? 앨버타가 주로 승격하기 이전부터 에드먼턴은 주도 역할을 해왔고 지금은 캘거리가 에드먼턴 보다 경제적으로 앞서 있고 인구도 약간 더 많지만 19세기 말 20세기 초에는 캘거리는 농사와 목축이 주 산업인 완전 시골 동네였다. 캘거리는 앨버타에 원유가 나오면서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에드먼턴은 모피 무역의 중심지로 경제적으로 캘거리 보다 우위에 있었고 캘거리에 비해 공업도 발달했다. 지리적으로도 앨버타의 중심에 있고 1891년 에드먼턴-캘거리가 철도로 연결되면서 에드먼턴은 남북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가 되었다.

에드먼턴은 두개의 도시가 하나로 합해졌다. 사스캐추원 강 북쪽으로는 자스퍼 에비뉴를 중심으로 에드먼턴이, 강 남쪽으로는 화이트 에비뉴를 중심으로 스트라스코나 시가 있었다.
강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정착촌을 이루고 거기에서 문명이 생기고 문화가 형성된다. 에드먼턴 역시 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 남쪽으로 정착민들이 자리 잡고 살면서 발전해 나갔다.
허드슨 베이는 모피 교역을 위해 사스캐추원 강 북쪽에 요새를 세웠다.
그 요새를 Fort Edmonton이라고 불렀는데 요새는 몇 차례 이전을 거듭하다 현재의 에드먼턴 강북에 자리 잡았고 자스퍼 에비뉴는 교역와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원주민들은 짐승의 모피를 가져와 유럽의 공산품과 교환했다. 에드먼턴이란 이름은 허드슨 베이의 고위 임원인 죤 에드먼스턴(John Edmonston)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정착민이 늘어나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모피무역이 쇠퇴하면서 요새는 점차 구시대의 산물로 전락하다 1915년 요새는 공식적으로 폐쇄되었다. 그때부터 에드먼턴은 도시 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1974 윌리엄 홀레락 시장은 Fort Edmonton Park를 조성해 Fort Edmonton을 옮겨 서부개척 시대 에드먼턴의 생생한 모습을 후세에 전했다.

화이트 에비뉴 부근을 지금도 올드 스트라스코나라고 해서 강남의 문화, 관광,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스트라스코나 기차역 (지금은 술집으로 변했다)을 비롯해 호텔, 극장, 연극 공연장, 카페, 식당이 100년 이상 된 건물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화이트 에비뉴와 104 스트리트 부근에는 농산물과 가축을 거래하던 마켓 스퀘어(Market Square)가 있었다. 지금도 그 부근에는 토요일 마다 Farmer’s Market이 선다. 한때는 독일 이민자들의 가게도 즐비하였는데 지금은 빵집 하나, 소시지 가게 한군데만 남아 있다.

두 도시는 1912년 2월1일 합병해 앨버타 주도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갔다. 앨버타 대학은 앨버타 주가 된지 3년 후인 1908년 설립되었다. 초대 주 수상 알렉산더 러더포드와 초대 총장 헨리 토리가 대학 탄생의 산파역을 했다. 러더포드 주 수상의 업적을 기려 앨버타 대학에는 러더포드 하우스가 있고, 버니 둔 부근에는 러더포드 초등학교가 있다.
그 초등학교는 러더포드 주 수상이 개인 땅을 학교 부지로 기증했다. 엘러스리 부근, 120 스트리트 일대의 대형 주거지를 러더포드라고 부른다. (계속됩니다)






기사 등록일: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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