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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P 선거법 개정안, 선관위 무력화 노리나? - 법안 통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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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연방탈퇴 하겠다” “정말?”

밝게 웃으며 불법 트럭 시위대와 사진 촬영한 스미스 주 수상 -글로벌 뉴스- 
스미스 주 수상의 심통, “연방에서 빠질래”

이번 연방총선은 스미스 주 수상과 앨버타 골수 극우들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했다. 앨버타에서는 37석의 하원 의석이 배정되었는데 보수당이 34석, 자유당 2석, NDP 1석이다. 이쯤 되면 앨버타에서는 말뚝 박아 놔도 보수당 이름이면 당선이 보장된다.
스미스와 극우들이 실망한 이유는 37석을 독차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유당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보수당이 정권 잡았으면 연방탈퇴가 쏙 들어 갔을 텐데 자유당이 다시 정권을 잡자 스미스는 연방탈퇴를 또 들고 나왔다. 앨버타 주권을 지키겠다면서 몇 가지 요구 조건을 내세우며.

연방 탈퇴의 정서적 배경

연방탈퇴가 어제 오늘 불거져 나온 문제는 아니다. 앨버타는 1905년 연방에 가입했는데 지하자원, 토지, 임야의 소유와 통제 권리는 연방정부에 있어 평원 주(앨버타, 사스캐추원, 매니토바)는 불만이 많았다. “우리 땅에서 나오는 걸 왜 우리 마음대로 쓰지 못하나?”
이와는 달리 1867년 연방결성 할 때 단체로 연방에 가입한 온타리오, 퀘벡, 노바 스코시아, 뉴 브런즈빅 자원 통제권은 주 정부에 있었다. 그러니 평원주의 불만은 당연지사.
그때는 연방이 결성된 지 얼마 안되 연방탈퇴라는 극단적 표현보다 자치권 확보, 연방정부의 간섭에 대한 불만이 주종을 이루었다.
또 한가지, 서부에 대한 소외라는 정서가 있다. 선거라는 게 인구비례로 의원 선출을 하니까 퀘벡이나 온타리오 보다 인구가 적은 평원주는 하원 숫자도 적었고 가입도 늦어 연방정치에서 평원 주 출신 의원들은 “카우보이 촌놈들이 뭘 안다고.”라는 소리를 들었다.
1930년에 자원 이전법으로 자원, 토지, 임야의 소유와 통제 권리는 주 정부로 넘어왔으나
자치권 확보, 자원 통제권, 연방정부 간섭 배제, 서부 소외 등은 연방탈퇴의 정서적 밑바탕이 되었다.

그후 1980년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국가 에너지 프로그램(NEP) 시행으로 연방정부가 에너지 가격과 수익을 통제하자 앨버타는 이를 연방정부의 경제침탈로 받아들여 분리주의자들을 자극했다. 이때부터 자유당 지지는 곤두박질 쳐 오늘날에 이르렀고 분리주의자들은 연방탈퇴라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 때 환경규제 강화, 파이프라인 공사 중단(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 노던 게이트 파이프라인)도 화석연료 생산에 목을 매는 앨버타를 실망시켜 연방 탈퇴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만들었다.
앨버타로서는 화석연료 생산을 대신할 산업이 없으니 환경규제는 뒷전일 수밖에 없으나 이번에 스미스가 연방정부에 제시한 요구조건은 환경규제 관련 법안 폐지로서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다.
온실가스, 지구온난화, 생태계 보존, 플라스틱 제품 규제는 환경론자 뿐 아니라 당파적, 지역적 이익을 떠나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전 지구인이 관심을 갖고 이행해야 할 사안이다.

토리 당이 주는 교훈

앨버타UCP나 캐나다 보수당의 할아버지 뻘 되는 영국 토리(Tory)당이 왜 망했는가?
당시 영국 사회는 시대적 변화를 요구했다. 그 당시 상황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에 잘 묘사되어 있다. 산업혁명으로 시민계급이 성장했고 노동계급이 늘어나면서 정치개혁, 사회개혁을 요구하는데 토리 당은 왕권, 교회(성공회), 귀족 중심의 질서유지에 매달렸다.
예를 든다면 토지 귀족과 지주들이 지지기반인 토리는 구시대 중농주의 산물인 곡물법 폐지를 반대했다. 곡물법은 법으로 곡물 가격을 보장해 지주계급에는 유리했으나 산업자본가들은 곡물 가격이 오르면 노동계급의 임금인상 압력이 커지므로 곡물법 폐지에 앞장섰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몽매한 정치세력은 망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원유에 목을 매고 있는 UCP를 보노라면 곡물법 폐지를 막아보려 안간힘을 쓰다 사라져간 토리 당이 생각나고 UCP(United Conservative Party) 가 아니라 Ultra Conservative Party(UCP)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원유의 메카 사우디도 화석연료 다음 시대를 생각하며 신 재생 에너지, 태양광 에너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앨버타와 비슷한 조건의 노르웨이는 화석연료 팔아 벌어드린 돈으로 국부 펀드 조성해 전 세계 기업의 주식투자, 채권 투자,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는데 재생 에너지, 청정 에너지 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평판이 나쁜 기업 즉, 인권 침해 나 환경에 위험을 끼치는 기업, 무기 제조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앨버타도 연방정부에 환경 규제 법안 폐지를 요구하며 연방 탈퇴한다고 떼를 쓸게 아니고 산업 다각화를 통해 화석연료 다음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변화되는 환경에 맞춰 살아야 한다. 정치 경제 군사면에서 미국과는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특히 경제면에서 미국 일변도의 수출에서 벗어나 유럽 아시아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 보수당이나 그 지지자들은 “총리(당 대표)하나 바뀌었지 자유당은 그대로” 라고 말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은 자유당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을 것이다. 카니 총리는 경제를 이해하는 실용주의자이므로 파이프라인 건설도 유연한 사고를 가질 것이다.

스미스 주 수상이 당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극우파들에게 정치적 부채가 있으므로 연방 탈퇴라는 강공책을 쓰고 있으나 뿌리를 찾아보면 연방정부 간섭을 최소화하는 퀘벡 같은 자치권 확보에 있다. 그러나 독립의지가 앨버타보다 훨씬 강한 퀘벡도 연방탈퇴 주민투표를 두 번 했는데 두 번 모두 주민 반대에 부딪쳐 미수에 그쳤다. 특히 1995년 두번째 주민투표는 반대 50.6 % 찬성 49.4%,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로 부결되었다. 그후 독립하겠다는 소리는 쏙 들어갔다.
앨버타 보수의 할아버지 격인 어네스트 매닝(프레스톤 매닝의 아버지로서 앨버타 주 수상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다)이 사회신용당 대표로서 앨버타 주 수상을 지낼 때도 연방정부와 각을 세운 이유가 자원통제권 자치권 확보에 있었으니 스미스 주 수상도 연방정부 머리 맞대고 앉아 연방정부- 주정부의 최상의 조합을 찾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


기사 등록일: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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